시(Poem)

동그라미(2)

동그라미(2)

 

 

사랑이 고픈 사람을 아십니까

사랑 잃은 가난한 이웃이 있습니다

 

세상에 외치고 싶습니다

 

사랑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언어는 바닥이 난 듯 합니다

삶은 언어 속에 있지 않았습니다

쓰고 싶은 말들, 써야한다고 믿었던 말들도 많았습니다

언제부턴가 이것이 얼마나 아픔인가를 느껴갑니다

언어를 버리고 삶을 옮겨 심고 싶습니다

 

사랑을 나누고 싶습니다

말을 심어 사랑을 거둘거라는 환상을 버립니다

사랑을 심어 사랑을 거두는 신앙이고 싶습니다

눈동자는 가난한 마음들의 희망입니다

사랑이란 이름에서 열매로 거듭남을 믿습니다

오늘도 사랑이라 이름하는 가난한 뜰을 일구고 싶습니다

 

 

1989. 9. 7.

 

  

  • 나는 왜 가끔씩 시를 쓰고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왜 그랬지? 언젠가 표지가 빛바랜 노트를 앞에서부터 넘겨보면서 알았다. 내가 꽤 오려 전부터 그래왔음을... 좀 우습기도 하고, 조금은 간질거리기도 하고, 또한 부끄럽기도 하고, 또는 멋적기도 하고... 지금(2022)으로부터 손을 꼽아보면 30년도 넘은 시 아닌가. 그런데 그 속에 나 있다. 내가 그 시절 무엇 때문에 이걸 붙들고 밤을 뒤척였는지 희미하게 나마 알 것 같다. 이를 어머니는 심었고, 막내매형은 물을 주었고, 하나님은 자라게 하셨다. 은혜로 밖에 설명될 수 없는 나의 20대 후반이 이 시 속에 숨쉬고 있다. 감사하고 놀라는 것은 그 호흡이 지금까지 꺼지지 않고 내 안에 살아있다는 점이다. 다시 이 불씨를 다시 불타오르게 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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