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향本鄕 가는 길목
내 사랑의 작은 공간을 찾아
흩어지는 아지랑이처럼
그건 방향 없는 긴 몸부림이다
나에 대한 그리움 때문일까?
꼭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나는 늘 떠돈다
저 이름 없는 황톳길을 따라
고향故鄕으로, 본향으로
그리하여 이제는 정착定着하고 싶다
한 알의 소망을
가난하게 뿌리고 싶다
아!
나의 종말이 온 걸까
아지랑이처럼 한 모퉁이의 소식을 건네주는 것으로
나의 사랑은 바닥이 난 걸까
다시금 일어 설 수 없을 것 같은
긴 한숨을 깊어오는 숨으로 대신하노라
그렇다
내가 꽃씨를 뿌리는 게 아니라
소망인 나를 뿌려줄 사랑과 뜰을 찾아야 한다
사랑의 작은 뜰을 찾아
고향으로, 본향本鄕으로 가파오는 숨을 몰아 쉰다
1989. 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