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大 4학년 마지막 학기를 시작한 가을이다. 모두가 그렇듯 이맘 때면 졸업 후 진로를 놓고 고민하는 그런 때다. 존경하는 교수님은 총신대학원에 올라와서 기독교교육을 전공하는 게 어떻겠느냐 하시고, 나는 내심 그래도 목회자의 길로 들어서는 총신신학대학원에 진학하는 게 바른 순서 같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이 참 많았던 그 시절... 모든 것이 불확실성으로 출렁이는 때였지만 그러나 이미 정해졌다고 생각하며 걸어온 소명의 길까지도 또한 조금은 주저하고 마뭇가리던 순간들이었지 싶은 기억이 난다. 아마 뭐 하나 잘 할 수 있는 게 없어 보이는 열등감이랄까, 그게 늘 내 생각과 걸음을 주저하게 했던 것 같다. 그래, 그렇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가을을 탄 그런 몸부림이었을 것이고... 앞의 메모와는 1년이라는 시간이 들어있다. 왜지? 긴 공백의 이유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쩌면 아마도 편안했고, 무엇보다 공부에 조금은 집중하던 때였던 것 같다. 성적은 생각 이상으로 좋았고, 그래서 학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즈음 주일학교 교육전도사로 사역도 하고 있던 때라 생활도, 자신감도 그럭저럭 되고 채워지는 때였다. 하지만 그런 겉과는 달리 내 내면은 늘 소리없이 요동치는 시절... 많이 아파하고, 절망하고, 휘청거리지만 그러지 않은 듯 어떻게든 나를 붙들어야 했던 눈물의 시절이었다. 이처럼 내 20대의 시간표는 또 하나의 광야였지 싶다. 하나님의 광야... 최종_ 2022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