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난 총신대학교 기독교교육과를 다니다가 2-1학기를 마치고 휴학 중이었다(1984.9 - 1985.8). 가정은 가난했고, 몸은 아팠고, 머리는 공부를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이었고, 그러니 열등감에 눌려 있었다. 하지만 한번도 이런 나를 꺼내어 보인 적이 없다. 그러니 오히려 나는 문제 없는데 이 시대가 나를 흔들리게 한다고 소리치며 어떻게는 휘청거리고 무너지는 나를 붙들고 있었다. 참 질긴 이중성이 아닌가.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는 나! 그렇다고 뭐 하나 하려고 하는 것조차 없는 나! 그런 나를 이처럼 바라볼 수 밖에 없는 나... 우습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