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Preaching)

보이는 위기, 보이지 않는 섭리

설교자
김충만 목사
설교일자
2023-11-26
성경본문
사도행전 12.1-25

1226주일 12.1-25

보이는 위기보이지 않는 섭리

 

베드로가 투옥된 것이 벌써 세 번째다(4.3, 5.19). 계속되는 고난이고 핍박이다지금까지는 유대 종교 지도자들에 의해서였지만 이번에는 세상 정치 권력자인 헤롯 아그립바 1(AD 37-44)에 의해서다.

 

 

헤롯 아그립바 1(AD 37-44): 죽이고 옥에 가두기까지그러나 하나님의 심판

 

그는 철저한 인본주의자(人本主義者)유대의 분봉왕으로 재위하면서 기독교를 박해함으로써 유대인의 환심을 사고이를 통해 좀 더 수월하게 정치를 하겠다는 계산에 따라 행보하는 사람이다그는 전혀 하나님을 안중에 두지 않는다야고보를 죽이는 것도 모자라서 베드로까지 옥에 가둔다(2-3). 그것은 유대인들이 이 일을 기뻐하는 것을”(3a) 보았기 때문이다사람을 기쁘게 하는 일이라면그리고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사람이다이로 보건데 야고보 사도가 죽는 것을 기뻐하는 유대인이나(2-3), 그것을 보고서 더 악한 일을 계획하는 헤롯이나 다 같은 사람들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천사를 통해서 헤롯의 계획을 꺾으신다(6-17). 이를 알 턱이 없는 헤롯의 무리들에게 소동이 일어난 것은 당연하다(18). 하지만 힘이 있을 때 자기 마음대로 사용하는 것이렇게 사는 것은 헤롯의 자유인지는 몰라도 그 대가는 반드시 지불해야만 한다하나님은 그의 죄를 더 이상 방치하지 않으신다그의 사악한 처세는 자신의 미움을 사는 두로와 시돈 사람들이지만 자기의 연설을 듣고서 이것은 신의 소리요 사람의 소리가 아니라!”(22)는 공치사에서 절정에 이른다그 결과 그는 주의 천사가 치니 곧 썩어 들어가는 몸을 먹는 벌레에 먹혀 죽고 만다자신이 신()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혀서 하나님의 것을 도적질한 결과였다(23a).

 

 

위기를 기도로 품다.

 

야고보 사도가 죽고베드로 사도는 옥에 갇혔다이때 교회는 어떠한가: “교회는 그를 위하여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하더라.”(5). 이럴 때 나 같으면 과연 무엇을 하고 있을까아니 무엇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할까사도들에게는 불평이나 원망도두려움과 좌절도땅에서 구하는 해법찾기도 없다헤롯과 정치를 욕하고 비난과 비판을 앞세우지도 않는다그럼 무엇인가오직 기도하고 있을 뿐이다이것저것 다 해 보고 마지막으로 기도라도 해 보자가 아니다이들은 처음부터 오직 기도만 하고 있을 뿐이다많은 것을 할 수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로서의 기도가 아니다오직 기도만이 있을 뿐이다.

땅에서는 기도하고 있고(5), 하늘에서는 주의 사자가 일하기 시작한다(6-10). 놀라운 것은 베드로의 모습이다그는 깊은 잠을 자고 있다(6b). 그것도 천사가 그의 옆구리를 쳐 깨워야 할 정도로 말이다(7a). 교회는 기도하고 있고 하나님은 일하신다그러자 베드로를 매고 있던 쇠사슬이 벗어지고(7b) 모든 파수꾼을 지나 성문까지 저절로 열리고이에 베드로는 여러 사람이 모여 자신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마리아의 집에 당도하게 된다(8-12). 그때까지 교회는 기도하고 있는 중이다베드로 자신도 환상으로 생각하고 있고(9b), 마리아의 집에 모인 교회도 역시 마리아의 집 앞에 서 있는 자를 베드로의 천사쯤으로 생각했다그러다가 그를 영접하고서야 베드로가 주께서 인도하심을 따라 자신들 앞에 와 있음을 깨닫게 된다(13-17).

흔히들 어떤 일을 만나면 기도만 하는 것으로 되느냐!”는 소리를 듣는다기도도 해야 하지만 뭔가 우선해서 해야 할 일이 있다는그것을 지금 하지 않고서 뭘 어쩌겠다는 것이냐는 일면 일리가 있는 충고들을 들을 때가 많다일면 맞는 얘기라고 생각한다기도도 하고사람이 해야 할 것도 해야 한다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베드로의 모습에서 뭔가 전혀 새로운 통찰을 발견하게 된다동역자이자 같은 사도인 야고보의 죽음을 목도하고서 감옥에 갇힌 베드로였다그렇다면 자신 역시 어찌될 지 알 수 없는 절망스러운 밤이었다그런데 천사가 옆구리를 쳐서 깨울 만큼 그는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7).

무엇이 감옥의 베드로로 하여금 이처럼 잠을 자는 평안함으로 인도했을까정작 기도하고 있어야 할 사람은 잠을 자고 있고죽을지도 모른 위기 앞에 흩어졌어야 할 사람들은 모여 기도하고 있다베드로는 기도할 마음이 없어서 잠이나 자고 있는 것이 아니다그는 감옥에서도 이처럼 평안할 수 있었다자포자기(自暴自棄), 혹은 자기 목숨이 아깝지 않아서가 아니다모든 것을 주님께 다 맡긴 사람의 영적 자유함이 아니었겠는가이처럼 주님께 모든 것을 다 맡긴 사람은 겁날 게 없다사실 산다는 것이 뭐 무슨 욕심이나 자기 계획 같은 것으로 되는 것인가어차피 하나님의 섭리와 일하심을 따라 살아가는 자로 부르심을 받은 이상 뭐 겁날 게 있고걱정할 게 있고조급할 게 있고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이러쿵저러쿵 할 게 있겠는가.

 

문제는 기도를 낳지만 기도는 그 문제를 해결한다.” 참 좋아하고 고백이다어찌보면 이러한 혼돈과 혼란의 와중에서 교회는 와해되거나 지리멸렬(支離滅裂)하다는 진술이 더 어울려 보인다하지만 교회는 이런 풍랑과 고난 앞에서도 말씀은 힘있게 전파되고 믿는 자들도 많아지고 있음을 누가는 놓치지 않는다(24). 그리고 바나바와 사울도 예루살렘교회를 구제하는 일을 잘 마치고 무사히 안디옥으로 돌아왔다(25). 한편에서는 소용돌이가 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사도행전의 역사가 도도하게 흐르고 있다아무도 흔들 수 없는 복음행전이라는 찬란한 역사는 세상 한 복판에서 중단됨 없는 현재진행형이다.

사도행전 12장은 사실상 [베드로행전]이 마무리되는 부분이다서서히 [바울행전]으로 교차되는 대목에 서서 베드로의 복음에 대한 열정과 순례자적인 신앙을 묵상해 본다. 12장에는 결국 이 세상에서의 생()을 마감하는 두 사람이 있다야고보 사도와 헤롯왕이다고생과 눈물을 따라 살다가 결국 순교의 제단에 드려진 야고보가 있다반면 로마의 임명을 받아 한 시대를 풍미하며 왕으로서 살다가 급사(急死)한 헤롯이 있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와 저 세상에서 이 두 사람은 완벽하게 교차할 것이다한 사람은 당장은 최고로 성공한 것 같고또 한 사람은 보기에 따라서는 지지리 복()도 없이 고생만 하다가 죽은 것 같다하지만 정말 그런가그러나 그렇지 않다찰나인 이 세상을 위해 저 영원한 세계를 포기하는 것만큼 더 어리석고 바보스러운 게 또 있을까새하늘과 새땅에 펼쳐질 영광스러움을 위해 풀의 꽃과 같은 육신을 깃털처럼 가벼운 것으로 여길 수 있는 것이것이 사도들의 행전에서 붙드는 값진 인생보고서다헤롯은 죽음으로 영원히 끝이지만 야고보는 죽음으로 영원을 시작한다이를 위해 지금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묵상론(04) – 묵상의 장애물(1)

김충만 목사
20240303
창세기 3.1-13

묵상론(03) – 느헤미야의 묵상

김충만 목사
20240225
느헤미야 5.1-13

묵상론(02) – 묵상이란 무엇인가?

김충만 목사
20240218
에베소서 4.13-16

묵상론(01) – 묵상(QT)이란 무엇인가?

김충만 목사
20240211
여호수아 1.8-9

율법은 정죄하고, 복음은 품고

김충만 목사
20240204
사도행전 15.12-21

은혜 안에 있는 해답

김충만 목사
20240128
사도행전 15.1-11

주께 드리는 1차 선교보고서

김충만 목사
20240121
사도행전 14.19-28

지금은 누가복음의 선교처럼

김충만 목사
20240114
누가복음 8.1-3

고난과 영광, 그 사이에서

김충만 목사
20240107
사도행전 14.1-18

믿음의 명문가문(名門家門)

김충만 목사
20231231
창세기 50.22-26

창세기에 심고, 출애굽기에서 거둔다.

김충만 목사
20231231
창세기 50.22-26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 사랑!

김충만 목사
20231225
로마서 5.12-21

말씀대로 이루어질 것을 믿습니다!

김충만 목사
20231224
누가복음 1.26-56

복음, 그 부르심에 응답하라!

김충만 목사
20231217
누가복음 1.1-25

예수 그리스도가 복음이다.

김충만 목사
20231210
사도행전 13.13-43

제1차 선교행전 스타트

김충만 목사
20231203
사도행전 13.1-12

보이는 위기, 보이지 않는 섭리

김충만 목사
20231126
사도행전 12.1-25

울 때가 있으면, 웃을 때도 있다.

김충만 목사
20231119
시편 126.1-6, 누가복음 8.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