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02(묵상)
므비보셋, 사울왕가의 꺼져가는 등불이다.
삼하 9.1-13
본문 관찰
므비보셋을 찾다(1-8).
므비보셋을 선대하다(9-13).
므비보셋: 사울의 손자, 요나단의 아들
사울家는 이미 쇠하였음을 슬쩍 보여주는 것일까.
이로써 이제 승해야 할 다윗家를 비출 준비를 시작한다. 하지만 사울家는 왕권을 주장할 조그마한 기회가 왔다고 생각되면 여전히 다윗을 받아들이지 않는 등 다윗왕가에 위협적이었다(16.1-4,5-8, 19.16-30). 그럼에도 다윗은 요나단과의 언약(삼상18.1-4, 20.1-23,42, 23.15-18)을 따라 그의 아들을 돌보아준다. 뿐만 아니라 언제 터질 줄 모르는 사울 지지 세력들(지파들)의 무리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안전장치도 된다. 이렇듯 다윗왕조는 조금씩 그 견고한 터를 세워가는 중이다.
므비보셋을 찾다(1-8).
“다윗이 이르되 사울의 집에 아직 남은 … 사람에게 은총을 베풀리라.”(1)
“내가 그 사람에게 하나님의 은총을 베풀고자 하노라.”(3a)
“내가 반드시 네 아버지 요나단으로 말미암아 네게 은총을 베풀리라.”(7a)
다윗은 자신을 죽이고, 하나님의 섭리까지를 멈추게 하려던 사울과는 달랐다. 정치공학적인 면에서 보자면 사울왕가의 후예들이 남아있다는 것은 유사시에 새로운 불씨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역사를 읽어보면 왕조가 바뀌면 선왕의 역사가 지워지는 것은 물론이고 남은 왕가의 후예들을 제거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이다.
그런데 다윗은 달랐다. 오히려 사울왕가의 후손을 찾아 그에게 ‘은총’(Hesed; 1,3,7)을 베푼다. 이는 서로 사랑했던 사울의 아들 요나단과의 사이에서 다윗이 맺는 언약에 대한 신의에서 비롯된다. 사울은 다윗 죽이기에 올인했으나 다윗은 사울가 살리기에 전념한다. 목숨만 아니라 사울가의 모든 재산까지 모두 다 므비보셋에게 주었다(7- ). 비록 그는 ‘다리 저는 자’(3b)이지만 아버지 요나단이 다윗에게 심어놓은 은혜의 씨앗을 거두는 자가 된다.
므비보셋을 선대하다(9-13).
“므비보셋은 왕자 중 하나처럼 왕의 상에서 먹으니라.”(11b)
이 모든 것은 다윗이 요나단과 맺은 언약에 기초한다. 다윗은 무너진 사울왕가의 후예 가운데 요나단의 아들 므비보셋을 찾아내고, 그의 눈물과 아픔을 끝낸다. 언약의 당사자 요나단은 죽었으나 다윗은 그와 맺은 언약을 종이에 쓴 것이 아니라 심비에 새겼다. 그리고 므비보셋을 통해 이를 은혜로 흐르게 한다.
다윗이 이처럼 언행할 수 있는 힘은 자신 역시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살아온 인생여정이었음을 생생하게 경험하고 지금 여기까지 왔기 때문이다. 은혜를 받은 자는, 은혜를 아는 자는, 은혜를 누리는 자는 그것이 누구에게서 온 것인가를 잊지 않는다.
부스러기 묵상
“왕이 사울의 시종 시바를 불러 …”(9a)
므비보셋의 종으로 임명되는 사울의 시종 시바를 잠시 살펴본다.
그는 사울가의 종으로 아들 15명과 종 20명을 거느린 자다(왕하9.10). 그리고 사울 사후에 다윗을 통해 요나단의 아들 므비보셋의 종이 되어 그의 가산을 관리한다. 그런데 압살롬의 난 때에 다윗이 망령길에 올랐을 때에 므비보셋을 모함하고 그의 재산을 차지한다(삼하16.1- ). 하지만 다윗이 다시 예루살렘으로 귀환하면서 시바가 므비보셋을 모함한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시바의 공로(다윗왕가에 식물헌납)가 반영되어 사울가의 재산을 므비보셋과 시바가 각각 절반씩 나눠 갖도록 했다(삼하19.2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