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Poem)

스티그마(stigma)

스티그마(stigma)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할 때

이제는 하나씩 얻을 것을 기다린다

초라해진 여름 이후

시든 꽃을 버리듯이

자꾸만 도지는 현실을 버리고만 싶다

 

가난은 이야기 꺼리가 아니다

누군가 부끄러운 게 아니라 단지 조금 불편할 뿐이라 했다

그건 현실

이걸 모르고 그 속에서 살아왔다

 

내일 때문에 오늘을 타협하지 말자

오늘 때문에 내일을 버릴 순 없다

오늘과 내일은 하나

 

문제는

그 속에 있는 나

그러나,

이 후로는 누구든지 나를 괴롭게 말라

내가 내 몸에 가난의 흔적stigma을 가졌노라.”

갈라디아서 617절 말씀을 이처럼 묵상하다

 

 

1984.11.10.

 

 

  • 셋째누나가 경영하는 여성복(조이너스) 만드는 회사에서 원단을 나르거나, 원단에 뭘 붙이는 일 등을 해 보라고 누나가 불렀다. 하지만 며칠 후 집으로 내려가라고... 아마 한심했을 것이다. 일은 못하지, 태도나 모습은 그리 배우려고 하는 자세도 아니지, 몸은 약하지, 다른 직원들 눈치도 있지... ㅎ 교회에서나 뭘 할 수 있었지 나머지는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는 참 미심쩍은 나, 그게 내 20대의 부끄럽고 한심스러운 모습이다. 물론 꼭 그래서는 아니겠지만 난 성경으로 도피해 있었는 것 아닌가 싶다. 지금 읽어보면 영혼 없는 메아리 같기는 하지만... 참 내가 그랬구나 싶다. 쓴 웃음 밖에.
    당시 난 진짜 방향을 잃었다. 마치 교차로에서 길을 잃은 것처럼... 지금 같으면 뭐라도 할 것 같은데 그때 난 잔뜩 움츠러든 상태로 지냈다.
    이렇게 집에 내려와 있을 때, 얼마 후 크나큰 사건이 터진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시(詩)가 그걸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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