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그마(stigma)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할 때
이제는 하나씩 얻을 것을 기다린다
초라해진 여름 이후
시든 꽃을 버리듯이
자꾸만 도지는 현실을 버리고만 싶다
가난은 이야기 꺼리가 아니다
누군가 “부끄러운 게 아니라 단지 조금 불편할 뿐”이라 했다
그건 현실
이걸 모르고 그 속에서 살아왔다
내일 때문에 오늘을 타협하지 말자
오늘 때문에 내일을 버릴 순 없다
오늘과 내일은 하나
문제는
그 속에 있는 나
그러나,
“이 후로는 누구든지 나를 괴롭게 말라
내가 내 몸에 ‘가난’의 흔적stigma을 가졌노라.”
갈라디아서 6장 17절 말씀을 이처럼 묵상하다
1984.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