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Poem)

동그라미(1)

동그라미(1)

 

 

희망과 꿈이 여기 모였어요

가난한 뜰에 꽃씨를 뿌리듯이

사랑으로 다시 태어나는

동그라미였어라

 

동그란 두 눈 사이에

보일 듯이 스며 있는

외로움의 날개를 동그란 희망으로

부둥켜 안고 싶어요

 

삶을 연습하는 눈동자

비로소 너를 나의 가슴에 심을 수 있는

작은 동그라미였으면, 하여

우리의 시작은

동그랄 거여요

 

내일이 있다는 노래를 부를 때 마다

가슴 뭉클 흘러 오르내리던

초라하디 초라한 사랑을

가난한 뜰에 옮겨 심고 싶어요

 

동그라미 꽃씨

눈동자 나무

익어 가는 사랑의 열매를

다시금 가난한 뜰에 꽃씨를 뿌리듯이

함께 손을 잡는다며, 또 다시

여기에 모여 있어요

함께 갈래요

 

 

1988.11.30.

 

   

  • 내 20-30대는 동그라미선교회(DMF)와 함께다. 공식적으로는 1985년 7월부터 1999년까지다. 전임사역자로 교회 사역이 집중되면서 함께 하지 못함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고, 곧 담임목회가 열리면 다시 집중하기로 하고... 하지만 이 사역은 누구보다 가정적으로 이 환경 가까이에 있었으나 존경하는 넷째 매형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오래도록 묵묵히 기다려 주었다. 물론 주로 서울에서 공부 중이고, 방학에만 가끔 내려가는 시절이었으니 그럴 수도 있었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내 삶과 마음과 비전까지 품기에는 여러 해가 더 필요했던 것 같다.
    지금도 난 시설연장아동(만 18세가 되어 육아원을 퇴소하는 아동)들과 그렇게 나이들어가는 그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고 기도한다. 어쩌면 조금이라도 힘이 남아있을 때 은퇴할 수 있다면, 거기엔 나를 다시 이곳으로 몰아가시려는 하나님의 어떤 뜻하심이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럴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어떻게든 다시 이를 잇고, 또 하나의 열매를 기대하시는 부르심을 받은 것일테니까. 서서히 60대 후반과 그 이후의 소명이라면 소명을 생각한다. 하나님 아버지의 부르심에 가까이 갈수록 다시 불태울 그런 사명이 그립다. 최종_ 2022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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