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Poem)

어머니(2)

어머니(2)

 

 

육체의 몸부림으로 시간 속에 던져져 있었다

어머님의 흰옷으로 구별한 시간

꿈이 아니구나

구태여 현실이기를 온 몸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육체는 옹기그릇처럼 쓰여지다

비로소 나로 돌아왔다

나는 나를 보고 있다

 

지쳐 버린 영혼의 샘에

불을 놓기에는

세상이 감당치 못해 주었다

병풍屛風 뒤에

고이 잠든 어머님!

이 세상에서 마지막이 아니기를

그렇게도 원했었다

 

육의 장막이 무너지면

다시 세워질 장막집이 보이어야 될 텐데

흙으로 세워진 들

모진 세파에 시달린

육십60을 지켜줄까

 

하늘과 하나 되는 거룩한 의식이었다

 

 

1985. 1.28.

 

 

  • 모친 임인례 권사!(1922.11. 5일생)
    1985년 1월 28일은 모친 장례식 날이다. 11월 말에 쓰러지셨고, 1월 25일에 하늘나라로 가셨으니까 두 달 정도 누워 계셨다. 4평 정도 되어 보이는 방에 홀로... 해 드릴 게 없었다. 할 수 있는 일도 없었고...
    어머니는 기도하는 분이셨다. 참 깊게 하나님을 사랑하셨다. 1980년 여름, 하나님께서 나를 목회자로 부르신다는 얘기를 드렸을 때 모친은 계돈을 부으셨다. 그런데 1983년 총신大 입학 전에 고향교회(화순중부교회) 건축이 시작되었고, 그걸 다 드리셨다. 그러면서 내게 하신 말씀이 "아들 입학금으로 준비한 것인데 아무래도 이걸 교회건축 헌금으로 드려야겠다. 너는 하나님이 알아서 하시지 않겠냐. 그리 알거라."라고 하셨다. 어머니의 생각과 믿음이 맞고 올았다. 실은 좀 서운하고 너무 하시는 것 아닌가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새벽에 이따금 깨어보면 어머니는 벌써 자리에 없으셨다. 새벽기도회에 가신 것이다. 정말 가끔은 방에 무릎 꿇고 기도하실 때도 있었다. 잠결에 자는 척 이불 속에서 그 기도를 들었던 적도 있는데... 나라와 교회를 위해 기도하시고, 마지막에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셨다. 돌이켜 보면 그 기도가 내게는 엄마를 알 수 있는 통로였고, 그분의 영적 권위에 대한 순종을 잇게 하는 징검다리였다. 그 기도의 눈물이 흐르는 곳으로 지금 우리 형제들이 인생이 흘러가는 것을 믿는다.
    양무리교회 목사위임식(6.20/토)을 갖는다. 요즘 어머니 생각이 참 많다.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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