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Poem)

오늘

오 늘

     

 

어떤 그림을 그렸을까?

오늘이라는 시간의 묶음 안을

보여 줄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를

 

그분이 인도해 주는 대로

하나하나 완성해 가면 될 뿐

옆에 신경 쓸 하등의 이유가 없다

 

그분을 위해 살고 있지만

타인他人에게 비추일 뿐

이웃을 위해 사는 것으로 증명될 뿐

문제는 아니다

 

삶이란 말씀을 그려가는 하나의 전투다

하나의 갈등이다

      

 

1984. 9.12.

 

 

  • 1984년이라... ㅎ 쓴 날짜를 보면 그 시기의 마음소리가 복기되듯 들린다. 1984년 1학기를 마치고, 그러니까 총신大 2-1학기를 마치고 휴학을 했다. 여러 이유에서다. 경제적으로도, 건강으로도, 공부를 따라가기도 어려웠다. 당시 난 그랬다. 휴학계를 내고 정문을 나오는데 눈물이 났다: '다시 선지동산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하나님의 부르심에는 확신과 믿음이 있었지만 나를 둘러싼 현실은 녹녹하지 않았다. 어린 20대 초반의 나이에 이를 극복하기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1985년 2학기에 복학하기까지 그 1년(84.7 - 85.8)... 그 안에 참 많은 이야기가 들어오리라고는 난 미처 몰랐다. 퍼즐이 잘 되지 않아서... 다만 어머니의 소천이 그 중간에 자리하는데 아마 휴학 중이었기에 그나마 어머니의 병상을 지켰을 것 같다. 어떻든 당시 난 그 섭리의 소리를 잘 듣지 못했다.
    돌아보면 하나님의 종으로 지어져가는 시간표는 참 시리고 아팠다. 이 시는 신음소리 중에 토해 낸 그 흔적 중 하나다.
제목 날짜
추상(秋想) (1) 2020.08.10
내 마음에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1) 2020.06.16
나도 나를 모를 때가 있다 (1) 2020.07.10
숨바꼭질 (1) 2020.07.17
아들의 고백 (1) 2020.07.03
동그라미(1) (1) 2021.02.10
진리가 나를 괴롭힐 때 (1) 2020.06.27
나는 나 (1) 2020.06.27
어머니(2) (1) 2020.06.11
영(靈) vs 육(肉) (1) 2020.06.10
시(詩), 나를 제물로 드리다. (1) 2020.05.27
가끔 생각한다 (1) 2020.07.10
어머니(1) (1) 2020.06.10
귀향(歸鄕) (1) 2020.06.09
새벽 속으로 (1) 2021.02.10
오늘 (1) 2020.06.09
스티그마(stigma) (1) 2020.06.09
사랑하고 싶다. (1) 2021.02.10
내일찾기 (1) 2021.02.10
가․난․이․고․프․다 (1) 2021.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