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1)
생生은 한 가운데서
되돌아설 수도 없는 일
두렵다
내게는 방법이 없다
휘청거리는 하루의 삶이 괴롭기만 하다
기약할 수 없는 내일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
이렇게도 무능해야만 하는가?
신神은 침묵의 소리만을
소망의 여운은 멀어 보이기만 하다
아버지의 뜻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부조리의 신앙信仰
생은 절망과 희망을 걸어 다니는 나그네
육肉의 장막은 벗어 던져야만 한다
어느 때엔가는
가엽스신 어머니를 뵙기가 민망하다
그다지도 복이 없으신 분
당신의 침묵은 이처럼 배고파야 합니까?
우리에게는 길이 없습니다
우리를 구원하소서!
조선대학교 부속병원 619호
1984.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