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봄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무너지는 게 싫어
겨우네 꽁꽁 얼려 놓아야 했던 것들이
일시에 녹아 버릴까 봐 겁이 납니다
언제까지나 감추어 있기를 바라는
나약한 마음을 내려놓습니다
변화 앞에 드러내는 것도 필요하리라 믿어집니다
얼어붙은 대지大地 위에 봄이 오듯
내 마음의 창에 스며듬을 바라는
문을 열어 봅니다
하나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다면
그 하나는
모든 것을 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설령 그러지 못할지라도
모든 걸 감수할 수 있기까지
그 하나를 사랑해야 되지 않을까
내 마음에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1985. 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