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방황에 종지부를 찍고 싶다.
긴 방황에 종지부를 찍고 싶다
그리우면 그리운 대로
사랑하면서
비록 아프게 다가오는 파도라 치더라도
내가 서야 할 영토領土를 버리지 아니하리라
나를 던져야 할 때를 찾아
홀로이고 픈 욕망을 떨쳐 보냄은
그 분의 은총으로 채워짐을 연습하는
저 높이 날으는 하늘이겠지
쉬이임 없이 대면하는
실패연습에서
비로소 다시 태어나는 생명生命
이미 엉망이 되어버렸다고
속단하기엔
흘려야 할 댓가가 남아 있어야 한다
한 톨의 씨앗일랑 건져낼 수 없다 치자
그래 그게 무슨 소용인가?
어떤 육아시설의 원장 선생님이란 분은
자신이 죽거들랑
시체를 팔아 ‘고아들을 사랑해 달라’는
신문광고를 유언遺言으로 남기셨다는데
아! 나의 방황은 끝나지 않는구나
아니야,
그거는 방황이라 이름하는 고독은 아닐게야
으음 … …
죽음으로 끝이 아닌 부활일거야
그 분이 보여 주시는 희망이라면 나의 던져짐이 다하는 순간까지
사랑이라 이름하는
긴 방황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희망이 있을 게야
나를 던져야 할 그 곳을 찾아
비로소
긴 방황에 종지부를 찍고 싶다
긴 사랑에 종지부를 찍고 싶다
1989. 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