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기관지, 그러니까 호흡기가 어렸을 때부터 좋지 않았다. 다른 것은 그런대로 괜찮았는데 몸 만큼은 늘 자신이 없었던 시절이 아직도 내 안, 기억창고에 남아있다. 그래서 초등학교 때는 방학에 입원한 적이 많았고, 4학년으로 올라가야 할 때는 1년을 통째로 쉬었던... 그러다가 4학년이 되자 어찌된 일인지 공부가 되었다. 딱히 집에서 공부를 더 한 것도 아닌데 시험을 보면 결과가 말을 했다. 아마 그때부터 내가 조금씩 살아나지 않았나 싶다. 그렇지만 몸은 늘 허약하고, 감기를 끼고 살고... 그렇다고 약을 먹을 정도는 아닌 듯 한데 종종 늦게까지 책을 보거나 공부를 하면 몸에 신호가 느껴지곤 했다. 그럴 때의 절망감은 늘 나를 괴롭히곤 했고... 사실 딱히 뭐라 말 할 수는 없는 것이어서 속으로 혼자 끙끙거리는 것으로 달래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밤이면 이런저런 생각을 글자에 담아내는 노트를 꺼내 내 병든 육체와 믿음 없어 흔들리는 영혼을 품고 흐느끼곤 했었다. 아마 하나님은 나를 이 연약함에 담아 훈련하고 계셨던 것 같다. 내 몸 하나 어찌할 수 없는 무능한 자의 눈물을 주님은 당신의 사랑과 은혜의 병에 담아내고 계셨다. 아픔과 연약함은 드러나고, 하나님의 사랑은 그 속으로 더 들어가 안 보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