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Poem)

가․난․이․고․프․다

 

 

지친 영혼과

휘청거리는 육체에

가난한 마음에 꽃씨를 뿌리듯이

그저 그렇게 살 순 없을까?

 

가난한 촌부村夫의 아들로 태어나

한 많은 이 땅을 휘청거리지만

부스러져 가더라도

희망의 흐느낌을 붙잡고 싶어

오늘도

이 한 목숨 모질게 부둥켜 안고

저 미치게 푸른 하늘을

훠얼월 훠얼월 나르고 싶다

 

이 땅과 더불어 살아가기엔

너무 불러버린 배

 

오늘도 그저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가난한 뜨락에

희망의 꽃씨를 뿌리듯이

그저 그렇게

살아있고 싶다

 

 

1988. 6. 7.

 

 

  • 그 시절 나는 동그라미선교회(DMF)에 마음을 담고 있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막내 매형의 영향이었다. 고등학생이던 1980년으로 기억하는데 그때부터 매주 주말에 자원봉사자들이 육아시설 자애원을 찾아와 아이들과 놀아주고, 생일파티를 하고, 예배를 드리고, 그러기를 여러 해, 지금 이 메모 쪽지를 활자에 옮기던 때까지 쉼없이 저들 '가난한 뜰'에 뿌리고 있었다. 아마 이때 쯤부터 조금씩 내 마음의 문이 열리는 중이었던 것 같다. 회원으로 참여하고, 신학생이었으니 전도사라 불러주어서 성경공부 인도도 하고 설교도 하면서... 처음엔 잘 몰랐으나 이것은 하나님의 부르심이었고, 내 20대 이후의 삶의 방향과 사역의 색깔을 알려주시고 이끌어 주시는 그분의 은총이었다.
    내 시간표의 한 징검다리인 80년대와 90년대를 돌아볼 때마다 이를 다시 잇고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자책감에 부끄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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