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Poem)

가끔 생각한다

가끔 생각한다

 

 

내 마음에 눈이 내렸습니다

답답하고 굳어져감을 휘몰아치는 훈훈한 눈으로 왔습니다

혹 후회하는 가치를 잡고 있지는 않는지 두렵게 합니다

 

당신 앞에 설 날이 오고 있습니다

섰을 때 후회스럽지만은 않게 해 주십시오

무엇을 이루지 못했어도

가난해도

눈물을 흘려도 좋습니다

, 지난 날들이 후회스러워 눈물을 요구하지나 않을까 걱정입니다

희망으로 오신 당신을 후회로 끝내고 싶지 않습니다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진리를 가르쳐 주십시오

당신 앞에 서게 해 주십시오

 

 

1985.11.25.

 

 

  • 앞 7월과 지금 11월 사이에... 총신大 2-2학기 복학이, 그래 선지동산으로 돌아갔다. 이 무렵에 대한 기억이 이상하리만큼 내 마음창고에 잘 잡히지 않는다. 아무리 그러더라도 이 시기는 누나들의 도움으로 공부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은 분명히 하자. 벌써 천국에 간 둘째누나는 월요일 아침 학교(기숙사)로 가는 동생에게 매주 O만원의 용돈을 준비해 주었다. 가끔 지금은 없어진 명동의 미도파백화점으로 불러내 계절마다 옷을 사 주었고, 내게는 보너스였지만 O만원이 아닐 수 밖에 없을 때는 O만원 수표를 주면서 알듯 모를 듯 웃음을 함께 주곤 했다. 난 누나의 사랑만 받았으니...
    복학하고 보니 지금까지 내게 스승이신 김희자 교수님이 미국 유학을 하고 학과 교수로 임용이 되어 가르치고 계셨다. 김교수님을 만난 것은 내가 총신에서 생존을 넘어 공부의 맛을 알게 된 하나님의 축복이었다. 그렇게 어렵기만 하던 공부가 되었으니까... 그 덕에 졸업 때까지 등록금은 장학금으로 대신했다. 교수님은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어하셨고, 늘 격려와 긍정으로 힘이 되어 주셨다. 내가 영어만 조금 되었어도 밀어주시고 추천해 주신 유학도 이루어졌을 것이다. 한편 성경과 신학은 박영선 목사님을 통해 조금씩 열려갔다. 이 두 분으로 인해 오늘의 내가 조금씩 준비되어가고 있었다.
    이 시가 여전히 희미한 것은 대상이 하나님인지, 모친인지, 누군가를 마음에 담고 있는 것으로 인한 것인지 진짜 잘 모르겠다. 그래서 인가, 다행이다 싶다... ㅎ 하지만 이러다 보니 이 시에 대한 오늘의 호흡을 밀어낼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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