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와 여자의 영적인 질서(고전 11.2-16)

20200617(묵상)

 

 

 

남자와 여자의 영적인 질서

1 Cor. 11.2-16

 

   본문 관찰

 

   남자의 머리는 그리스도요 여자의 머리는 남자요

   그리스도의 머리는 하나님이시라

   그러나 주 안에는 남자 없이 여자만 있지 않고 여자 없이 남자만 있지 아니하니라

   여자가 머리를 가리지 않고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이 마땅하냐

   논쟁하려는 생각을 가진 자가 있을지라도

   우리에게나 하나님의 모든 교회에는 이런 관례가 없느니라

   

 

교회의 영적 질서

 

고린도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 가운데 하나가 공예배의 무질서였다.

이 문제의 해법으로 바울이 제시하고 있는 구체적인 지침은 여자들은 머리에 수건을 쓰고 예배를 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고린도교회 여자 성도들 가운데 일부가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오해한 모양이다. 그런 나머지 예배를 드릴 때 머리의 써야 할 수건을 벗어버린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 문제는 당시 헬라(그리스) 문화적 배경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당시 여자가 공중 석상에서 벗은 머리를 가지고 다니는 것은 도덕적으로 해이해진 그런 여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징표였다. 바울이 이렇게 명하고 있는 배경에는 당시 고린도가 가장 방종한 도시 가운데 하나였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시 이방 신전의 매춘부들은 머리를 짧게 했으며 머리에 아무 것도 쓰지 않은 채 다녔다. 그래서 머리 스타일(hair style)과 태도는 자신의 신분이 무엇인가를 공표하는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었다. 따라서 당시 신전의 매춘부들을 제외한 모든 여자들은 머리를 길게 길러야 했고, 공중 모임에서는 머리를 덮는 수건을 써야 했다.

이것은 여자들의 순결과 순종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문제는 고린도 여성도들이 주어진 자유보다 더 많은 자유를 누리고 싶어했다는데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영적 은사는 넘쳤으나 영적 은혜(순결)는 결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은사는 은혜의 지배권 안에 있을 때 빛난다. 교회가 은혜롭고 평화 가운데 서기 위해서는(15.33) 반드시 어떤 질서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바울은 이 질서에는 서열(序列)의 개념도 들어있다고 말한다. 그러면 이 문제와 관련하여 교회가 유지해야 할 하나님의 질서의 3대 원리들을 살펴보자.

 

[1] 복종의 원리(3-7)

 

창조의 원리를 말하는데, 여기서 바울은 머리됨’(Headship)의 영적 질서를 말한다. 하나님은 그리스도의 머리이시고, 그리스도는 남자의 머리이고, 남자는 여자의 머리이다. 바울은 여기서 하나의 원리를 제시한다. 남자는 하나님의 형상과 영광이니 그 머리에 마땅히 쓰지 않지만(7), 만약 머리에 무엇을 쓰고 기도하면 그 머리를 욕되게 하는 것이다(4). 반대로 여자는 머리에 쓴 것을 벗고 기도하면 그 머리를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5).

당시 교회 여성들은 공동체의 모임과 사교적인 만찬(와인파티)을 혼돈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교회의 거룩성(공공성)이 드러나지 않게 된 것이다. 때문에 가정교회 여성들이 머리에 결혼한 여성임을 표하는 베일을 씀으로서 지금 모임이 사적이 아닌 공적임을, 거룩한 종교적 시간임을 깨우치고자 했던 것이다.

바울은 이 문제를 풀어감에 있어 성자와 성부는 동등하신 분이시다(2.6)는 원리에 주목한다. 그러나 구속사를 위해서 성자는 성부에게 복종하셨다. 동일한 원리가 남자와 여자 사이에 발견된다. 그것은 남자와 여자가 동등하지만(3.28) 여자는 남자에게 복속되어 있다(5.21-33). 이것이 머리됨의 원리이다.

그런 의미에서 남자는 하나님의 영광이고 여자는 남자의 영광이다(7). 질서에 있어서 그렇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원리가 현실 세계에서는 과녁을 빗나간 느낌을 받는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고, 주님은 교회의 머리이시다. 여기까지는 좋은데 비유컨대 사람들이 목의 역할을 하고자 하는 것 같다. 목이 몸과 머리를 연결하듯 모든 것을 통제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자임하는 것 같다. 이것이 주님과 교회를 기형적인 모습으로 변질하게 만드는 주범이 되어 버렸다. 모든 것이 목이 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다 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이것은 성경이 가르치는 원리를 떠난 것이다.

여자는 남자의 영광을, 남자는 하나님의 영광을 이루는 것이 영적 질서이다.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다. 여기서부터 남녀와 교회의 모든 질서가 나온다. 반면에 남자가 여자의 영광을, 여자는 하나님의 영광을 이루는 것을 교회의 질서로 제시하지 않는다. 이것은 세속 질서이다.

바울은 여기서 믿음이 있다면 이 영적 질서에 순종하는 것이 바른 신앙이라고 말한다. 믿음으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많은데 순종으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적다. 그러나 주님은 우리를 순종으로 부르셨다. 따라서 주님의 교회가 바른 질서 안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이려면 순종하는 공동체로 회복되어야 한다. 고린도교회의 희망은 여기에 있다.

 

[2] 남여의 상호의존성의 원리(8-12)

 

먼저 창조되고 나중에 창조된 것이 남녀의 우열(愚劣)을 의미하지 않는다. 남자와 여자는 그리스도 안에서 전적으로 평등하다. 존재론적으로 차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사이에는 아름다운 구별이 있으며, 따라서 우리는 서로의 다른 점을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남자와 여자는 하나다(3.28). 복종의 원리는 상호의존성의 원리와 배치되지 않는다.

 

[3] 일반적인 원리(13-16)

 

긴 머리는 여자의 영광이다. 일반적으로 본성상 남자는 짧은 머리, 여자는 긴 머리를 한다. 이는 유대인이나 헬라인(그리스인)이나 로마 사람들 모두가 이 일반적인 원리를 따랐다. 바울은 여자가 가려야 하는 이유를 교회의 질서 안에서 영적 원리로 제시하면서 당시 로마의 일반적 관례와 풍습과 저촉되지 않는, 그러나 그것 역시 성경의 원리와 대립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하나의 원리를 밝힌다.

기독교가 사회의 일반적(보편적)인 상식과 사회적 합의와 충돌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그것이 하나님의 뜻과 대립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이미 전제한다. 이런 맥락에서 당시 남녀의 머리가 길고 짧음에 대한 사회의 통념에 반하는 일은 하나님의 교회가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일일 수 있었다. 대의(하나님의 교회)를 위해 소의(머리의 길고 짧음)를 버릴 수 있는 것, 이것은 세상에 있으나 세상에 속하지 않는 교회의 본질을 든든하게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힌트다.

 

 

부스러기 묵상

 

교회는 영적 질서가 생명이다.

하나님은 질서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하나님의 일하심은 그 질서를 통해서 되어진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의 깊음 위에 있을 때 섭리의 질서로 우주만물을 창조하셨다. 창조 후 지금까지 이 창조 질서의 섭리는 유효하다. 결국 하나님의 질서에 반기를 들고 도전했던 무수한 인생들의 결과는 파멸이었다.

하나님은 교회의 영적 질서가 일반적인 원리는 물론 복종과 상호 의존성의 원리에 따라 유지되기를 기대하신다. 그래서 남녀의 역할과 사명을 이렇게 밝혀 놓으신 것이다. 이 하나님의 질서는 세상이 지켜주지 않는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 지켜 나아가야 할 사명이다. 교회는 하나님이 세우셨고 그분의 의도하심에 순종해야 한다. 남녀의 질서 역시 이 원리에 의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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