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 사역의 특징들(고후 6.1-10)

20201003(묵상)

   

 

 

바울 사역의 특징들

2 Cor. 6.1-10

  

본문 관찰

 

하나님의 은혜를 헛되이 받지 말라

지금은 은혜 받을 만한 때요 구원의 날이로다

이 직분이 비방을 받지 않게 하려고

무엇이든지 아무에게도 거리끼지 않게 하고

오직 모든 일에 하나님의 일꾼으로 자천하여

   

 

사역간증

 

바울의 생생한 사역간증’(4-10)이 눈물겹다.

그의 사역 현장에는 사역코드’(1-3)의 열매(흔적)들이 알알이 박혀있다. 그런 자세와 마음으로 복음을 뿌렸기에 그처럼 사역할 수 있었고, 동시에 그처럼 사역했기에 고린도교회로 하여금 또한 자신과 동일한 마음과 자세를 따라 복음의 씨앗을 심어가기를 기대한 것이다. 바울의 오직 한길, 오직 예수, 오직 복음이 고린도교회라는 사역의 결과(열매)로 나타났다. 그리고 그는 지금 이를 사역간증에 담아 다시금 모든 고난과 낙심의 요소를 이기고 새로운 교회로의 회복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것이 은혜를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 화목이라는 그림에 담아낸 바울의 메시지다.

   

 

사역코드(1-3)

 

외모로 자랑하는 자들’(5.12b) -더 올라가면 어떤 사람’(3.1a)에서 만난다.- 때문에 잃어버렸고, 또 놓쳐버린 (고린도)교회의 핵심이 있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1b). 따라서 자신을 위하여’(5.15) 살고, 사람은 물론 주님을 육체대로’(5.16) 알 때도 그렇고, 새로운 존재로의 거듭남의 은혜를 잃어 버리게 될 때(5.17) 하나님과의 화목이 깨지고, 그 결과 하나님의 은혜는 싸늘하게 식어버리게 된다.

때문에 바울은 늘 이 은혜의 풍성함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몸부림쳤다. 은혜는 한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영적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연료와 같은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도라는 영광스러운 직분과 더불어 복음의 영광 안에 있다 할지라도, 또한 새언약의 일꾼으로 부르심을 입었다고 할지라도 그것 자체가 동역(자가발전)이 되어 주께서 맡기신 사명을 완수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한편 이 은혜는 과거를 먹고 자라거나, 유지되거나, 풍성해지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은혜의 시계는 늘 지금이다. 5장을 성취해야 할 때는 지금이다: “보라 지금은 은혜 받을 만한 때요 보라 지금은 구원의 날이로다.”(2b) 바울은 이 진리를 퍼올림에 있어(49.8) 고린도교회로 하여금 과거에 매여 있지 않기를 기대하고 있다. 어떤 모습으로 있는지 간에 다시금 하나님의 은혜의 장()으로 나아오기만 한다면 바로 그 지금은 과거와 다른 은혜로 채워질 수 있음을, 바로 이것이 자신의 이제까지의 사역을 설명하는 하나의 코드(code)임을 분명히 한다.

돌이켜 보면, 이런 베이스(base)와 그게 따른 사역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피와 땀을 흘렸겠는가: “우리가 이 직분이 비방을 받지 않게 하려고 무엇에든지 아무에게도 거리끼지 않게 하고”(3) 바울은 영광스런 복음과 그에 따른 교회다움을 위해 자신이 어떻게 되는 것을 기꺼이 희생하며 지금까지 달려왔다. 그는 하나님의 은혜가 헛되이 되지 않도록 살았고, 또한 자신에게 맡겨진 직분(화목케 하는 직책, 그리스도의 대신, 5.18,20)이 비방을 받지 않게 했던 것이다. 바울의 사역코드가 눈물겨운 것은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사역의 파노라마(4-10)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4.11-12)

 

바울 사역의 증거들이자 특징들이다(1-3 4-10). 그는 바로 지금하나님의 은혜를 헛되이 받지 않기 위해(1-2), 영광의 직분이 훼방을 받지 않게 하려고(3), 이처럼 사는 것을 통해 주님과 교회가 영광을 얻을 수 있다면 기꺼이 고난의 모든 짐을 지고 가는 것, 이것이 바울 사역행전의 가장 큰 특징이다. 교회를 사랑하는 일에 자신의 생명을 산제물로 드린 것이다.

놀라운 것은 바울에게 있어 고난은 그것대로 자신이 하나님의 일꾼이라는 정체성을 지키게 하는 메시지와 흔적들이었으며(4-5), 또한 그런 와중에서 탁월한 영성의 파도를 타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거룩한 생활에 승리하고 있었다는 점이다(6-7). 이런 바울에게서 놀라는 것도 놀라는 것이지만 따라갈 수 없는 영적 거장임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이것이 양 극단(4-5 6-7)의 사역현장에서도 일체의 비결을 배우며 살 수 있었던 힘이었다(8-10).

고난과 고통의 여정에서 만난 단조풍(短調風, 4-5, A)의 멜로디였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아름다운 삶을 일구어내는 도약판으로 삼아 급기야 주님을 닮은 삶의 멜로디로 바꾸는 장조풍(長調風, 6-7, B)의 삶을 살 수 있었던 바울, 이렇듯 전혀 다른 색깔의 두 날개를 통해서도 영광과 아름다운 이름으로 유명한 자요 죽임을 당하지 아니하고 항상 기뻐하고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8-10)라는 찬란한 삶으로 복음을 연주해 낼 수 있었던 것, 이것이 바울다움의 특징이다.

   

 

부스러기 묵상

 

하나님의 은혜 안에 있는 사람은 복음대로 산다.

이것이 바울의 사역과 그것에 대한 간증의 뿌리다. 비록 그의 어제가 고난으로 점철되어 있었을지라도 그는 지금을 은혜와 구원으로 노래해 낼 줄 아는 탁월한 복음의 연주자였다. 고난마저도 그의 오늘에서는 복음짜리로 사는 것으로 그려갈 수 있는, 또 그럴 줄 아는 사역자였음이 큰 그림으로 다가온다.

고난이라는 파도(4-5)를 아름다운 사역으로 열어갈 수 있었던 바울처럼, 먼저는 이를 위해 고난을 이해하고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부터 교정해야겠다. 고난마저도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는 풍성한 지금’(2)일 수 있도록 만들어내는 바울이 몹시 부럽다. 자신의 영적(靈的) 기초를 이처럼 든든하게 세워가고, 그것을 사역이라는 열매로 맺게 할 수 있는 바울의 사역을 배워야겠다.

언젠가 우리도 바울처럼 사역간증을 할 수 있을까. 언젠가가 아니다. 바울처럼이라면 지금이런 사역의 노래를 부를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많이 양보해서 바울과 비슷한 색깔이라도 낼 수 있어야 되지 않을까. 신앙으로 사는 삶의 가난함이 부끄러울 뿐이다. 삶이든 사역이든 언제나 두 사이에 끼어서 살아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바울처럼 산다는 것은 말처럼 그리 쉽지만은 않다. 더더욱 고난’(4-5)으로 더불어 사는 것은 .

우리의 실패와 무능력을 변호하는 어리석음의 도구로 밖에 쓰이질 못하는 고난이라면 바울을 닮기에는 아직 까마득하다. 이런 수준이라면 고난 안에 들어 있는 은혜의 빛을 바라볼 수 있는 무슨 여지가 있겠으며(1), 고난과 함께 뒤범벅이던 오늘의 섭리를 깨달을 수 있겠으며(2), 하나님이 맡기신 직책을 통해 주의 뜻을 이루어드림이 있겠는가(3). 그렇다면 고난에 대한 바른 이해와 통찰이 바울처럼 자리매김 되지 않으면 결코 바울다운 사역간증은 어림없지 않을까.

나의 사역코드를 곰곰이 생각해 본다. 정말 하나님의 은혜를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지(1), 고난이라는 파도가 일어나는 지금이지만 그럼에도 그 안에서 바울 사역의 특징들을 일구어내고 있는지(2), 나의 못남과 추함 때문에 하나님의 거룩한 직책이 손가락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3), 이런저런 생각이 묵상을 흔들어 깨운다. 바울처럼 고난이라는 역풍 속에서도 아름다운 사역을 가득 안고 이를 주께 드릴 수 있는 사역코드를 꿈꾼다.

 

  

제목 날짜
바울을 보라!(골 1.24-29) 2021.12.23
바울을 디자인(Design)한다(갈 4.12-20). 2021.09.02
바울복음의 비밀(엡 3.1-13) 2022.09.05
바울복음은 14년이나 한결같다(갈 2.1-10). 2021.08.31
바울 사역의 특징들(고후 6.1-10) 2020.09.29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고전 10.23-11.1) 2020.06.16
만유의 주, 그리스도를 보라!(골 1.13-23) 2021.12.23
독신(獨身) 클리닉(고전 7.25-40) 2020.06.12
데살로니가후서 맥잡기 2022.08.17
데살로니가전서 맥잡기 2022.08.17
누가 아브라함의 참 후손인가!(갈 4.21-31) 2021.09.06
남자와 여자의 영적인 질서(고전 11.2-16) 2020.06.17
그리스도인, 새사람으로 살라!(골 3.1-17) 2021.12.27
그리스도인, 사회생활을 살라!(골 3.18-4.6) 2021.12.27
그리스도의 향기.香氣(고후 2.12-17) 2020.09.28
그리스도의 재림(살전 4.13-5.11) 2022.08.23
그리스도의 법으로 살라!(갈 6.1-10) 2021.09.08
그때는 종이었으나 이제는 아들이다(갈 4.1-11). 2021.09.01
구원은 믿음으로 얻는다(갈 2.11-21). 2021.08.31
구원신앙.救援信仰(엡 2.1-10) 2022.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