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07(양무리교회)
산상수훈(山上垂訓)① - 팔 복
Matt. 5.1-16
본문 관찰
서 론(1-2) - 무리
팔 복(3-10) - 그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누가 복 있는 ‘그들’인가(3-6).
사람과의 관계에서 누가 복 있는 ‘그들’인가(7-10).
복 있는 이유(11-12) - 너희
천국 백성의 정체(13-16) - 소금과 빛
복 있는 사람들
A 허다한 무리(3중사역으로 부르심, 4.23-5.1): 긍정적
X 산상수훈(5-7장)① - 팔복
예수님의 3중사역(4.23-25)을 통해 소문이 퍼지자 ‘수많은 무리’가 모여들었다.
하지만 이 무리들은 단순히 군중에 불과한 사람들이다. 때문에 주님은 무리를 가르치실 필요를 느끼셨다(1-2). 이것이 [산상수훈](5-7장)이다. 놓칠 수 없는 것은 가르침의 대상이 무리 → 그들(3인칭, 3-10) → 너희(2인칭, 11- )로 바뀌고 있다. 이는 주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말씀을 듣고 있는 모든 사람이, 그러니까 시작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지금 예수님께 나아왔다고 해서 그것이 다 복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말해 준다.
이렇듯 ‘수많은 무리’(1; 4.25) 가운데 복 있는 사람은 ‘그들’로 제한되고(3-10), 다시 그들 가운데 주님과의 관계에서 ‘너희’가 복이 있는 이유를(11-12), 그리고 그 복 가운데 있다면 너희(‘나’)는 빛과 소금으로서의 제자의 역할을 다 해야 한다(13-16).
그리스도의 3중사역을 통해 기적을 맛본 무리들이라 할지라도 그것으로 복이 있는 자는 아니다. 그들은 팔복을 따라 살아가야 할 자로 부르심을 받은 자들이다(A). 기적의 수혜를 받았다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동시에 산상수훈의 말씀을 ‘듣고 행하는 자’로 받은 바 말씀(은혜)에 반응하며 살지라도 그들은 “비와 바람과 창수”가 나는 일이 불어 닥치게 된다(B).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이 가난한 자’를 시작으로,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는 자’로 살아가야 할 자로 부르심을 받았다. 과연 무엇이 진정한 복(福)인가.
팔 복(3-10) - 그들
복 있는 이유(11-12) - 너희
시작된 하나님의 나라 앞에 서 있는 수많은 무리 가운데서 과연 누가 복이 있다는 말인가. 먼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복 있는 ‘그들’이 누구인가를 말씀하신다(3-6).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에서 누가 복 있는 ‘그들’인가가 그 뒤를 따른다(7-10). 즉, 주님의 눈에는 이미 무리 가운데서 복 있는 ‘그들’이 있음을 아셨다. 그래서 지금 산상수훈(山上垂訓)을 받는 사람들 중에 주님이 복 있다 하신 그 사람이야말로 ‘그들공동체’이며, 그는 하늘의 복을 이미 받았고, 또한 받을 것을 약속 받고 있다.
주님은 지금 이 시간에도 당신 앞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가운데서 복 받을 ‘그들’을 구별해 내신다. 그 기준은 내가 만들 수 없으며 주님으로부터 주어진다. 때문에 그 거울에 비추어 보면 내가 복 받은 ‘그들’됨의 은총을 받았는가를 금세 알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팔복(八福)은 복잡한 이론이 아니다. 혹은 복을 받기 위한 어떤 조건도 아니다. 때문에 그 기준 안으로 자신을 집어넣으면 그 복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 나머지 이를 위해 땀흘려야 되는 노력과 공로가 요구되는 그런 것 역시 아니다.
내가 지금 주님을 만나, 그 말씀을 듣고서, 그래서 주님과의 관계 속에서 내가 심령이 가난한 사람이라면 천국(天國)은 내 것이라 이런 얘기가 된다(3). 또한 주님 앞에 나를 비춰볼 때 애통하는 자라면 위로는 주님으로부터 온다 하신다(4). 하나님 앞에서 온유하다는 것은 하나님의 나라를 기업으로 얻을 것이며(5), 또한 주님 앞에 서기만 하면 의에 주리고 영적 목마름을 느끼는 자는 주님의 채워주심을 맛보게 될 것을 말씀하신다(6). 주께서는 심령이 가난한(3), 애통하는(4), 온유한(5), 의에 주리고 목마름으로(6) 복 있는 ‘그들’을 향한 계획 있음을 말씀하신다. 나는 지금 이처럼 사는 ‘그들’인가, 아니면 아직 ‘무리’인가.
또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복 있는 ‘그들’은 긍휼(자비)의 사람(7), 마음이 청결한 사람(8), 화평케 하는 사람(9),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는 사람이다(10). 지금 주님의 말씀을 듣는 사람들 가운데 이미 이런 삶을 사는 ‘그들’이 있음을, 그렇다면 그들은 로마의 압제와 고통 속에서도 하나님의 법을 따라 이웃사랑을 실천하며 사는 자들이다. 세속에 물들지 않고 자신을 지키며, 신앙을 지키며,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사람, 그가 바로 주님이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이며(7), 하나님을 볼 것이며(8), 하나님의 아들이라 불릴 것이며(9), 천국이 그들의 것이 될 것이다(10).
이렇듯 주님 앞에서 말씀을 듣고 있다 할지라도 모두가 다 복 있는 ‘그들’은 아니다. 오직 팔복(八福)을 따라 사는 사람만이 복 있는 ‘그들공동체’에게 약속된 말씀이 이루어지는 것을 누릴 것이다. 하지만 팔복(八福)은 나의 열심과 공로를 조건으로 만들어지는 결과가 아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누가 더 땀을 흘리며 애쓰고 노력하느냐, 누가 더 자기를 그럴 듯한 행위로 포장하느냐가 복 있는 사람을 결정하는 것이 된다. 그러므로 팔복(八福)은 윤리적인 목표가 아니라 주님의 은총을 입은 자라면 이미 그렇게 살고 있을 것이며, 따라서 그 열매로 그가 ‘그들’인지 아니면 ‘무리’인지가 그대로 알려진다.
이처럼 사는 ‘그들’이 이어지는 ‘너희’다. 복은 아무나 받는 게 아니고, 예수님 때문에 모욕과 박해와 온갖 비방을 받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의 몫이며, 그는 이미 이런 것을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자로 살아가는 자다(11-12a). 고통과 고난은 축복의 또 다른 이름임을 아는 사람, 그가 바로 복을 받은 자다. 이것은 이미 선지자들의 삶에서 증명이 끝난 일이다(12b).
천국 백성
의 정체(13-16) - 소금과 빛
팔복(八福)을 그 어떤 형편과 처지 속에서도 꽃피우며 사는 사람, 그는 이미 ‘너희공동체’에게 약속한 모든 복이 있고 또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역할을 맡은 자이며, 그의 삶은 무엇으로 나타나야 하는가. 주목할 것은 이미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는 점이다. ‘소금이 되어라, 빛이 되어야 한다’가 아니다. 이미 세상의 소금이요 빛이기에 팔복(八福)을 무력화시키려는 그 어떤 핍박도 주님 때문에 이겨내며 살도록 부르심을 받았다.
그래서 더 이상 세상이 부패하지 않도록, 세상이 더 이상 어두움 가운데 방황하지 않도록 “빛으로 소금으로” 이 세상 사람에게 맛을 내고 또 비추어서,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여라!”(16) 하신다. 바로 그 너희가 팔복(八福)을 따라 사는 제자의 삶이다. 주님은 이 구별된 삶을 가리켜서 착한 행실이라 하신다. 이것이야말로 ‘너희’만의 특권이요 소명이다. 비록 ‘핍박’(11-12)이 올지라고 제자로서의 구별됨만이 천국 백성으로서의 영향력이다. 이것이 삶으로 드러난 하나님의 영광이다(16b).
부스러기 묵상
나는 팔복(八福)이라는 소금이요 빛이다.
황송하게도 주님은 제자로서 나를 거기까지 목표하신다. 그렇다면 소금이자 빛으로써 세상을 썩지 않도록, 세상이 영적으로 어둡지 않도록 복 있는 자로서의 정체성(identity)을 지키며 살아야 한다. 지금 이처럼 ‘너희공동체’로 부르신 자를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천국이 그려지고 있고, 하나님의 나라가 보여지고 있다. 주께서 나에게도 이 진리를 친히 “입을 열어 가르쳐”(2) 주시니 황송하기 그지없다.
생각해 보면 내 심령은 뭔가 이질적인 것이 아직도 혼합되어 있기에 배고픔을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혹 가난하다 싶다가도 내 욕망과 세상의 것들을 허겁지겁 취하다가 그만 헛된 부요를 따라 사는 나를 보며 놀랄 때가 어디 한 두 번인가. 결국은 세상의 가치관과 우선순위를 거부하고 신율(神律)을 따라 세상을 거꾸로 살아가는 것, 이것이 복 있는 사람 아닌가. 신분은 ‘무리’를 지나 이미 ‘저희’에서 ‘너희’에로 부르심을 받은 은총을 누리고 있으나 수준은 아직도 초보운전이라면 문제의 핵심은 바로 나에게 있다 하지 않을 수 없다.
팔복(八福)이라는 소금과 빛에 비추어진 나의 모습은 여전히 초라하고 볼품 없다. 그래, 이게 나다. 별 수 없는 죄인 아닌가. 하지만 주님은 이걸 다 아시면서 나를 산상수훈(山上垂訓)을 들을 수 있는 자로 부르시고, ‘너희’라 하실 때마다 나와 눈을 맞추어 가시면서 언젠가 이를 이룰 수 있으리라 격려하신다. 이걸 느낄 수 있음이 아직 희망이다. 나를 부르셨으니, 그리고 나에게 말씀하시니, 또한 나를 ‘너희공동체’에 넣어 주시니 감사할 뿐이다. 이 은혜를 보답하며 사는 인생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