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대로 이루어지이다!(눅 1.26-56)

20210102(묵상)

  

 

 

말씀대로 이루어지이다!

Luke. 1.26-56

  

    본문 관찰

 

    듀엣(Deut)1: 천사 vs 마리아(26-38)

       천사의 수태고지(26-33)

       마리아의 응답(34-38)

    듀엣(Deut)2: 엘리사벳 vs 마리아(39-56)

       엘리사벳의 노래(39-45)

       마리아의 노래(46-56)

   

 

더블 듀엣(Deut)

 

천사 가브리엘이 이번에는 마리아에게 하나님의 아들을 수태고지한다(26-33).

다윗언약을 영원히할 지극히 높은신 이의 아들 예수의 탄생이 처녀 마리아에게 있으리라는 천사의 전언(傳言)을 듣고(26-33), 이에 마리아가 응답한다: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38b) 친족 엘리사벳의 요한 임신에 대한 소식을 듣고 그를 찾아가 문안하면서 다시 엘리사벳과 마리아 사이에 축복과 찬양이 오가며 메시야의 오심이 서서히 가시권 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39-56).

   

 

듀엣(Deut)1: 천사 가브리엘 vs 마리아(26-38)

 

    천사(26-28) - 은혜

    마리아(29) - “생각하매

    천사(30-33) - 은혜

    마리아(34) - “어찌 이 일이 있으리이까?”

    천사(35-37) - 성령

    마리아(38) -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은 천사의 방문이 소개된다(26). 천사는 갈릴리 나사렛에 사는 마리아에게 들어간다. 이는 단순한 아니다. ‘하나님의 보내심에 의한 것이기에 그렇다. 그렇다면 그의 사명은 명백하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전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다.

가브리엘 천사와 마리아가 서로 연속되는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이 천사는 필시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난 듯하다. 천사 가브리엘은 연속적으로 세례 요한(36)과 메시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수태고지(30-33,35)를 통해 알린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에 앞서 요한의 출생과 사명이 예고되었다는 것은 이 두 사람이 불가분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천사는 하나님이 보낸 사명을 다하고, 그 과정에서 마리아는 이 만남을 통해 말씀대로이루어지기를 구하는 것으로 응답한다(38). 짧은 만남은 마침내 다윗언약(32-33; 사무엘하 7장 참조)이 영원한 열매를 맺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의 과정과 결과가 아니겠는가.

가브리엘은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은 천사다. 하나님은 천사를 통해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나심, 그리고 그가 할 일을 세상에 알리신다. 놀랍다. 이렇게 하늘과 땅이 만난다: “은혜를 받은 자여 평안할지어다 주께서 너와 함께 하시도다. 네가 하나님께 은혜를 입었느니라.”(28,30)

마리아는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자다: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38) 천사가 전한 메시지를 듣고 첫 번째 보인 반응은 그가 전한 것이 어쩌함인가 생각하”(29)는 것이었다. 가정해 보라. 어느 날 갑자가 누군가가 찾아와서 나의 사명과 함께 이렇게 말한다고 해 보자: “은혜를 받은 자여 평안할지어다 주께서 너와 함께 하시도다.”

 

    “때가 차매 하나님이 그 아들을 보내사

     여자에게서 나게 하시고”(4.4a)

 

마침내 구약이 그렇게도 예언하고 예고하던 일이 성취될 때가 되었다. 하나님은 이 일을 한 여자에게 찾아오심으로 드러내신다. 그 여자가 바로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다. 이 은혜를 입기까지 마리아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바 없다. 우리는 그녀가 어떤 여자인지 알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성경이 그녀에 대해 말하는 것은 극히 제한적이며, 현재 그녀는 다윗의 자손 요셉이라 하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27)라는 정보가 어쩌면 전부이기에 그렇다. 때문에 은혜를 받은 자’(28).

   

 

듀엣(Deut)2: 엘리사벳 vs 마리아(39-56)

 

이 역시 마리아가 사실대로인 정혼한 상태에서 잉태를 했다. 율법에 의하면 이제 그녀는 간음녀에 해당되는 벌을 받을 수도 있다(8.7). 여기서 마리아는 이해할 수 없는 태도를 취한다. 이것이 천사의 예고와 마리아의 수납 사이를 좀 더 생각하게 한다. 어떤 일이 일어났기에 처녀가 잉태했음에도 받아들이는 것일까. 마리아가 요셉이나 마을 사람들에게 무죄를 인정받을 그 어떠한 증거도 없다. 하지만 마리아는 천사를 통해 전달받은 하나님의 통보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변명하거나, 하나님께 반항하지 않는다. 이 부분이 마리아의 믿음이 서는 자리다.

 

찬송을 듣다(39-45).

천사의 수태고지를 마리아는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38)는 믿음의 고백으로 응답한다. 그리고 천사가 알려준 엘리사벳을 만나러 곧 급히 유대 한 동네에 이른다(39). 여기서 마리아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마리아가 천사를 만난 이후 엘리사벳과는 어떤 식으로든 사전 연락이나 만남이 없었다. 지금 마리아의 엘리사벳 방문은 전혀 예고된 만남이 아니다. 그럼에도 성령의 충만함을 입어”(41b) 엘리사벳이 토해 내는 찬양은 앞서 마리아가 천사를 통해 들은 바 복된 소식과 자연스럽게 짝을 이루는 게 아닌가. 앞서 마리아에게 임한 성령의 은혜와 지금 엘리사벳에게 임한 성령의 일하심의 완벽한 일치, 이것은 마리아로 하여금 자신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련의 사건을 어떻게 읽고 또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를 깨닫게 하기에 충분하다.

 

찬송을 하다(46-56).

메시야를 잉태하는 축복의 통로로 쓰이는 것을 자랑하지 않는다. 오히려 영광의 통로가 되어지는 것이 가져다 준 고난, 그 십자가를 오히려 피하지 않고 기꺼이 지고 갈 각오를 한다. 주님이 나보다 더 크고 위대한 분이심을 믿고 확신한다면 그 사람은 무엇이든 주를 위해 아낌없이 드릴 수 있다. 마리아는 지금 자신의 온 몸을 다 드려 그리스도의 육체로 오심이라는 거룩한 통로로 헌신한다. 이것이 고난 너머에 있는 영광을 동시에 보는 자의 거룩한 결단이다. 생명을 건, 그야말로 자신의 생애를 다 건 거룩한 승부수다. 이것이 마리아의 찬양에 들어있는 그녀의 영성이다.

한편 마리아의 찬양을 묵상해 보면 천사의 수태고지가 있기까지 그녀가 살아왔을 삶이 어떠했을까를 넉넉하게 짐작케 한다. 이 정도의 구약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54-55), 천사의 방문을 전혀 혼돈스러움이나 무지함 없이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그와의 교제를 이어가고 있는 점, 천사의 통보를 받은 이후에 보여주는 언행까지, 이를 다 종합해 보면 마리아의 모습이 결코 평범치 않아 보인다.

   

 

부스러기 묵상

 

    “나는 이제 너희를 위하여 받는 괴로움을 기뻐하고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그의 몸된 교회를 위하여

     내 육체에 채우노라.”(1.24)

 

하나님께서 은혜(축복)를 주실 때는 늘 고난을 함께 주신다.

그래서 고난의 신비스런 비밀을 알고 믿는 것이 고난을 기쁨으로 받게 만드는 신앙의 기초다. 따라서 아직도 고난이 지긋지긋하다고만 생각하는 쪽이라면 마리아의 언행을 이해할 수 없다. 그러니 믿을 수도 없다. 동시에 그러기에 따를 수도 없다. 받아들일 수 없는 고난의 자리에서 하나님을 섭리를 기대하는 기대와 하나님을 향한 감사가 없다면 아직껏 신앙이 무엇인지 모르는 자이다.

종종 하나님 앞에서 영광스러운 것은 인간에게는 지극히 수치(고통)스러운 것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두 사이에서 하나님은 인간의 순종을 요구하신다. 이것이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신앙이 서는 자리다. 마리아의 찬양은 그 속에 비천한’(48,52) 자신이지만 영광과 고난이 같이 숨쉬는 소명을 무거운 마음으로 받아들겠다는 결단을 포함한다.

마리아는 자신을 신뢰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이루실 언약에 대한 믿음을 고백한다. 엘리사벳이 잉태한 요한이 자라고 있다는 것이 마리아에게도 또한 천사가 전한 소식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징표인 셈이다. 아마도 이 두 여인은 각자의 소명 앞에, 그리고 서로에게서 진행되는 하나님의 일이 이루어지고 있음 앞에서 서로를 돌아보며 하나님의 기쁨을 충만케 했으리라. 때로 우리 역시 너에게서 이루어지고 응답되어지는 하나님의 말씀에 힘을 얻어 나에게 진행되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더 신뢰하는 쪽으로 걸어갈 힘을 얻곤 한다.

무엇보다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38)로 고백하며 말씀이 나를, 내가 말씀을 인하여 하나님의 응답이 되게 하는 것을 알고 깨닫고 그래서 성취해 간다는 것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축복이다. 이 복된 씨앗이 태중에서 자라고 있다. 복음은 이렇게 우리에게로 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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