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되는 미완(未完)의 이야기(사 4.2-6)

20200714(묵상)

  

 

 

다시 시작되는 미완(未完)의 이야기

Isa. 4.2-6

  

   본문 관찰

 

   그날에 여호와의 싹이

   그 땅의 소산은 이스라엘의 피난한 자를 위하여

   남아 있는 자, 머물러 있는 자, 생존한 자

   거룩하다

   시온의 딸들의 더러움을 씻기시며

   예루살렘의 피를 그 중에서 청결하게 하실 때가 됨이라

   여호와께서 그 모든 영광 위에 덮개를 두시며

   피하는 피하여 숨는 곳이 되리라

   

 

그 날이 오면

 

   ‘그 날에 일곱 여자가’(1a)

      ↔

   ‘그 날에 여호와의 싹이’(2a)

 

유다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 예고(1.1-4.1)가 융단폭격처럼 퍼부었다.

죄에 대한 하나님의 마음이 어떠함을 충분히 느끼고도 남는 분량이고 파고다. 징계가 없으면 사생자(私生子, 12.8)라지만 이 시퍼런 하나님의 심판의 칼 앞에 감히 누가 살아있음을 보장하겠는가 싶어 아찔하다. 하지만 이 진노의 법정 밖의 뜰에서는 주께서 돋게 하신 이 자랄 것이라 예고된다(2a). 바로 그 날에의 소망의 계절이 임박하고 있다. 하나님은 가장 강한(진노) 모습 속에 가장 따뜻한(사랑) 기운을 품고 계신 분이시다. 언제나처럼 진노는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이사야에게서 동일한 하나님을 만난다.

   

 

심판의 뒷문은 회복이다.

 

   “그 날에 여호와의 이 아름답고 영화로울 것이요

    그 땅의 소산영화로울 것이며”(2)

 

죄악의 고난이라는 언덕에서 저 멀리 보이는 영광의 정상을 바라본다. 이것은 꿈이지만 하나님이 비로소 심판 이후에 대한 청사진을 공개하심으로써 그 날에의 꿈은 현실로 임하게 될 것이다. 심판은 마침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그리고 그 끝을 예고한다. 소산은 아름답고 영화로운 유다의 미래를 그리는 언어들이다. 하나님은 이처럼 새롭게 시작하시기를 원하신다. 새 싹은 언제나 희망이며 이로서 역사는 반전됨을 알리는, 그리하여 마침내 유다의 뜰에도 꽃이 피고 소산(열매)을 맺는 기쁨과 즐거움과 축복의 내일이 밝아오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마침내 남은 자’(3)가 이사야서 전면에 등장한다. 이들은 거룩하다!”고 일컬어질 것이다. 놀랍다. 거룩이라는 열매를 향한 새 싹이 유다의 뜰에서 자랄 것을 생각하니 내 마음도 기쁘다. 그러면 그렇지 하나님은 징계만으로 끝낼 분이 아니시다. 징계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자녀로 하여금 진짜배기의 모습으로 자라게 만들려는, 그리하여 아름답고 영화로운미래를 선물로 주려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임을 알 것 같다. 사실 이러한 은혜는 때가 되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스스로의 능력이나 조건으로 거룩이라는 열매를 맺을 씨앗을 잉태치 못한다. 그래서 4절이다.

 

   “그리고 주께서 딸 시온의 부정을 씻어 주시고,

    심판의 영과 불의 영을 보내셔서,

    예루살렘의 피를 말끔히 닦아주실 것이다.”(표준새번역)

 

거룩은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씻어 주셔야만 가능하다. 그러므로 심판의 메시지를 종지하는 새 싹은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이다. 이사야는 메시야의 출현을 이처럼 앙망하면서 마침내 하나님의 임재라는 함께하심이 가능하기 위해 죄의 짐을 해결하고, 깨끗하게 씻으시는 구속사의 새 날의 싹을 이렇듯 찬란하게 띄운다: “그 날이 오면, 주께서 돋게 하신 싹이 .”(2a)

인간은 스스로의 힘이나 노력으로, 도덕이나 윤리로, 바르고 깨끗하고 양심대로 사는 것으로부터 거룩을 만들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죄를 지어서 죄인이기도 하지만 죄인이기에 죄를 지으며 살아가는 것이 존재론적인 인간이다. 그래서 하나님이 하셔야만 하고, 이를 메시야의 십자가의 죽으심을 통해 이루실 것을 마침내 희미한 계시로서 들려주시는 것이다.

   

 

부스러기 묵상

 

   “여호와께서 거하시는 그 모든 영광 위에 덮개를 두시며

    피하는 피하여 숨는 곳이 되리라.”(5-6)

 

시온은 죄의 애굽(1.1-4.1)을 지나 약속의 땅을 향해 가는 광야의 노정에 비유된다.

그렇다. 영원한 새 하늘과 새 땅(66.7-21)을 향해 힘찬 행군을 하는 남은 자의 행렬, 이 행렬은 새 싹과 소산으로 계속해서 확장되어 셀 수 없는 하나님의 백성으로 천국 곡간을 가득 채울 것이다. 그날까지 하나님은 영광 가운데 임재하사(5), 또한 모든 위험으로부터 피하는 피신처가 되실 것이다(6). 하나님은 마치 암탉이 제 새끼를 품에 품듯 당신의 거룩한 백성들을 넓은 사랑의 품에 품으시고 광야를 지난 젖과 꿀을 흐르는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실 것이다. 얼마나 놀라운 약속인가.

오늘이 어제와 달라 보이지 않을 때, 오늘 속에서 내일의 희망을 그릴 수 없을 때, 멀어만 보이는 신앙 연습에 좀 지칠 때, 영적인 기갈과 목마름으로 탄식할 때, 내 안에 있는 천국이 자꾸만 일그러질 때, 종종 엘리야 선지자처럼 로뎀나무 아래 앉아 포기하며 탄식할 때, 내 영혼의 깊이가 바닥이 보일 때, 자꾸만 도지는 영적 싸움의 파도가 넘실거릴 때, 잔잔하던 내 영혼의 창에 비바람이 휘몰아 칠 때, 하나님 안에 있으면서도 때로 외로움에 눈물 흘릴 때, 나의 못남이 나를 비웃으며 공격해 올 때, 반복적인 무너짐 때문에 곤고할 때, 내 안에서 거룩과 죄가 싸워 거룩이 그만 맥없이 무너질 때, ! 나도 별 수 없는 죄인이구나 싶을 때, 그리고 조그마한 죄가 갑자기 너무 커 보이면서 내 영혼 깊은 곳이 쓰리고 아플 때 그 때는 견딜 수 없을 만큼 힘들고 외로운 시간들이다.

나에게도 하나님이 침묵하실 때가 종종 있다. 모든 게 무겁고 지칠 때가 있다. 하나님이 나의 죄를 드러내실 때, 그리고 그것을 추궁하실 때, 더욱 그 죄의 값을 지불하라 하실 때, 그러시면서 하나님의 얼굴이 심각하신 모습이실 때, 그 따뜻하고 다정하시며 자애로우신 모습을 뒤로하시고서 나를 향해 정색하시며 고삐를 조여오실 때가 그럴 때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아무 희망의 이름이 없는 것 같고, 마른 나무토막 같은 몸뚱이와 바싹 말라버린 영혼에게서도 새 싹을 피우시는 하나님이심을 인하여 다시 가슴이 뛴다. 허물과 죄로 죽은 내 영혼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구속, 곧 죄사함의 은혜로 말미암아 다시 소생케 하신 하나님을 찬양한다.

내 안에도 하나님의 싹이 자라는 한 내 영혼 또한 주님의 정원이 아닌가. 주님이 과원지기가 되셔서 새 싹이 자라 꽃을 피우고 마침내 열매(‘소산’)를 맺게 하실 것이라는 사실 앞에 다시금 희망으로 죄의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다. 나를 남은 자되게 하신 하나님을 찬양한다. 주의 기대하심대로 살아드리는 거룩한 부르심을 내 영혼에 채우며 저 먼 미래의 신천신지(新天新地, 4 66)를 내 안에 있는 천국에 끌어 당겨서 새 싹으로 옮겨 심어본다.

하나님께서는 4절이 동시에 가능하시다(심판...청결). 흔적만 겨우’(조금, 1.8,9) 남은 포도원([심판], 3.8,13)더러움을 씻으시며 예루살렘의 피를 그 중에서 청결하게 하실”(4b) 하나님을 바라본다. 창세기 3장에서 타락한 아담을 찾아오실 때도 그러셨다. 창조 타락 심판을, 창조 타락 구속으로 역전시키시는 하나님, 그분은 아담의 죄에 대하여 심판하시지만 동시에 [원시복음]으로(15), 가죽옷으로(21), 죄인으로 생명나무의 실과를 먹고 영생하지 않도록 에덴으로부터 저들을 에덴케 하시는 것으로 끝까지 저들을 품으셨다(22-24). 이 마음이 내 안에도 싹이 나고 자라 나와 가정과 교회 안에 열매 맺게 되기를 갈망한다. 아직 희망은 있다. 다 주님 때문이다. 다 사랑하심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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