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회개하나이다!(시 51.1-19)

20210301(묵상)

  

 

 

하나님, 회개하나이다!

Ps. 51.1-19

  

    본문 관찰

 

    회개하는 다윗(1-9)

    구원의 하나님(10-15)

    하나님이 받으시는 제사(16-19)

   

 

밧세바 이후, 나단이 왔을 때

 

사무엘하 11장에서 사건이 시작된다.

그는 왕궁 옥상을 거닐다가 목욕하는 여인을 보게 되고, 그녀가 우리아의 아내인 것을 알고도 더불어 동침한다. 여인은 임신을 하고, 다윗은 요압 장군과 결탁하여 전쟁의 최전선에 우리아를 출전시켜 전사하게 한다. 그 이전에 우리아를 불러내어 집에서 휴가를 지내도록 조치했으나 충신 우리아는 모든 군인들이 전쟁 중인데 자신만 아내와 함께 할 수 없다며 집에 들어가지 않고 전쟁터로 나간다. 이런 와중에 다윗은 완전범죄를 치밀하게 계획하고, 은밀하게 내린 명령대로 일이 일단락되었다.

남편 우리아의 장례를 마치자 다윗은 밧세바를 왕궁에 데려와 아내로 삼는다. 그리고 아들을 낳는다. 하지만 사무엘 기자의 11장의 결론과 12장의 시작이 예사롭지 않다: “다윗이 행한 그 일이 여호와 보시기에 악하였더라. 여호와께서 나단을 다윗에게 보내시니 그가 다윗에게 가서 그에게 이르되 ”(삼하11.27b-12.1a) 이어지는 부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의 비유를 통해 다윗의 전모가 드러난다:

 

    [사무엘하 12]

    “7a 당신이 그 사람이라

     9 어찌하여 여호와의 말씀을 업신겨기고 나 보기에 악을 행하였으냐

        네가 칼로 헷 사람 우리아를 지되 암몬 자손의 칼로 죽이고

        그의 아내를 빼앗아 네 아내로 삼았도다.

   13a 다윗이 나단에게 이르되 내가 여호와께 죄를 범하였노라.”

 

 

회개하는 다윗(1-9)

 

    1 내 죄악을 지워 주소서.

    2 나의 죄악을 말갛게 씻으시며 

       나의 죄를 깨끗이 제하소서.

    3 나는 내 죄과를 아오니 내 죄가 항상 내 앞에 있나이다.

    4 내가 주께만 범죄하여 주의 목전에 악을 행하였사오니

    5 내가 죄악 중에 출생하였음이여

    7 우슬초로 나를 정결하게 하소서.

       나의 죄를 씻어 주소서.

    9 주의 얼굴을 내 죄에서 돌이키시고

       내 모든 죄악을 지워 주소서.

 

다윗의 회개 하나하나가 절박하고 애처롭기만 하다. 그는 약관 10대 후반의 나이에 사울의 뒤를 잇는 이스라엘 왕으로 예선되면서 첫 번째 기름부음을 받는다. 사무엘상 16장은 이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그가 사무엘이 기름을 그에게 부었더니, 이 과정에서 성령의 임재를 경험하는 부분이다: “이 날 이후로 다윗이 여호와의 영에게 크게 감동되니라.”(삼상16.13a) 갑자기 다른 이야기로 잠시 나온 이유는 다윗이 밧세바를 취할 때 역시 그는 여호와의 영이 함께 할 때였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이게 큰 문제일 수는 없다. 죄 없는 아담과 하와도 죄를 범하게 되는데 죄인인 다윗이 죄를 범한 것이어서다. 하지만 이 죄악은 단순히 순간적이고 단회적인 것이 아니었다. 여러 날, 여러 상황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도미노처럼 진행된 죄악들의 연속극이었다는 점, 그래서 더 곤혹스럽다. 선지자 나단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그야말로 다윗이 기대하던 완전범죄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다윗의 죄를 드러내신다.

다윗은 많이 아팠을 것이다. 후회한다고 밧세바 사건이 지워지는 것도 아니고, 죄악 중에 자신이 잉태된 것이나 역시 죄악 가운데 밧세바의 태에 아들이 자라고 있는 것이나 부정할 수 없는 죄의 실상이고 실체여서다. 하지만 다윗은 하나님이 나단을 통해서 자신의 죄를 드러내실 때 솔직하게 인정하고, 회개의 무릎을 꿇는다.

죄를 말하기는 쉽고, 회개를 설명하기는 쉽다. 하지만 죄를 인정하고, 그 죄악을 씻어내기 위해 회개의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윗언약이 영원하리라는 약속이 뿌리째 흔들리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하나님이 믿고 맡긴 다윗의 소명이라는 달란트를 다윗이 죄악 안으로 떨어뜨려 버림으로써 다윗은 졸지에 한 달란트 맡은 종처럼 되어버릴 위기에 처했다. 분명 이는 인생 최대의 위기다. 어찌할까.

그래서 다윗의 회개는 절묘하고 복되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달리 없어서다. 하나님 앞에서 할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그러니 침상이 썩도록 기도의 눈물병에 회개를 담아 하나님께 올려드릴 수 밖에... 돌아보면 10대 후반의 나이에 왕으로 예선되고, 그후로도 파란만장한 세월을 30세에 두 번째 기름부음을 받을 때까지 지내야 했던 다윗이다. 그러고도 다시 76개월이 지나서야 명실공히 온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워진다. 그렇게 달려온 인생이었고, 이제 50대 중년에 접어들어 친히 전쟁터에 출전하지 않아도 될 그런 태평성대에 만난 복병이다. 위기는 이처럼 평안할 때 찾아온다.

   

 

구원의 하나님(10-15)

하나님이 받으시는 제사(16-19)

 

다윗은 하나님이 용서하셔야 자신의 마음이 깨끗해지고, 영이 새롭게 된다는 것을 고백한다(10). 무엇보다 다윗을 두려워하게 하고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이 일로 말미암는 하나님과의 분리(단절):

 

    “나를 주 앞에서 쫓아내지 마시며

      주의 성령을 내게서 거두지 마소서.

      주의 구원의 즐거움을 내개 회복시켜 주시고

      자원하는 심령을 주사 나를 붙드소서.”(11-12)

 

다윗은 처절하게 회복을 갈망한다. 다시 하나님을 찬양하는 예배자로 회복되기를 간구한다(13-15). 그는 제사(예배, 율법)가 죄를 없애는 것이라면 셀 수 없를만큼 그리하였을 것이라 고백한다. 죄악은 하나님이 용서하셔야 할 부분임을 안 것이다. 그는 용서를 이루기 위한 제사가 아니라 용서를 받은 자로서의 예배자를 열망한다. 제사를 용서의 수단이나 회복의 방법론으로 보지 않은 것이다. 그는 종교라는 형식에 담아 이 고통과 절망을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그럼 무엇인가. 용서와 회복과 구원은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것임을 죄악 중에도 놓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는 용서와 예배의 핵심을 정확하게 읽어내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 이 고백을 온전한 제사로 올려드리는 것 아니겠는가:

 

    “하나님께서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하지 아니하시리이다.”(17)

 

용서를 받기 위해 드리는 제사가 아니라 용서는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은혜요 선물인 것을 아는 자의 고백이다. 그러기 때문에 하나님이 주시는 용서와 은혜를 온 몸과 마음에 품고 그 모습으로 하나님을 예배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율법의 시대를 사는 다위이지만 이미 은혜의 맛과 깊이와 넓이를 알고 믿는 자로 살아가는 다윗을 만난다.

   

 

부스러기 묵상

 

다윗의 생애는 이 밧세바 사건을 전후로 나뉜다.

이 일이 있기 전까지 상승곡선(전성기)을 긋다가 이때로부터 하강곡선(쇠퇴기)을 맞는다. 그만큼 다윗에게 있어 이 사건은 치명적이었다. 하나님은 사랑이셔서 죄를 용서하시지만, 그러나 동시에 공의로우신 하나님은 그 죄의 값을 치르는 것은 없이하지 않으신다.

하나님이 우리의 죄악을 이처럼 드러내실 때 우리 역시 다윗처럼 그 값을 치러야 하고, 그 세월 동안 그 고통의 대가를 또한 지불해야 한다. 아프고, 눈물나는 후회와 고통이 수반되는... 사실 다윗은 드러난 죄인이고, 우리는 드러나지 않는 죄인일 뿐이다. 하지만 그 죄가 은밀하다면 그 죄의 값을 지불하는 것도 은밀하게 진행될 수 있다. 심는 대로 거두는 법이어서다. 다윗의 회개 앞에 다시금 하나님을 경외할 수 밖에 없음을 절감한다.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과 긍휼히 여기심 밖에 다른 소망이 없는 게 우리네 인생이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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