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과 감사의 이중주.二重奏(시 22.1-31)

20020524-25(묵상)

  

 

 

고난과 감사의 이중주(二重奏)

Ps. 22.1-31

  

   본문관찰

 

   [구조1]

   1. 고난송(苦難頌, 1-21):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

     1.1. 고난1(버림받음, 1-10)

       A. 하나님(1-5)

       B. 인 간(6-10)

     1.2. 기 도1(11)

     1.3. 고 난2(12-18)

     1.4. 기 도2(19-21)

   2. 감사송(感謝頌, 22-31): 내가 주를 찬송하리이다!

 

      [구조2]

      A 고난송(버림받음, 1-10) - 신음

         B 기도송1(祈禱頌, 11) - 나를 멀리하지 마옵소서!

      A' 고난송2(12-18) - 사망의 진토

         B' 기도송2(19-21) - 나를 멀리하지 마옵소서!

            C 감사송(22-31) - 찬송

 

         [구조3]

         A 고난송(1-21):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

            X 기도송(11,19-21): “주께서 내게 응락하시고”(21b)

         B 감사송(22-31): 내가 주를 찬송하리이다!

   

 

애가(哀歌) vs 애가(愛歌)

 

   [다윗의 시]

   A 고난송(1-21)

      X 기도송(“주께서 내게 응락하시고”_21b; 11,19-21)

   B 감사송(22-31)

 

고난의 애가(哀歌)와 감사의 애가(愛歌)가 절묘하게 하모니를 이룬다.

놀라운 것은 그 사이에 기도라는 보석이 빛나고 있음이다. 기도는 고난이 가져다 준 절망과 고통을 이기게 했고, 또한 고난을 바라보는 눈을 새롭게 해 주었다. 동시에 기도는 마침내 고난 너머에 있는 감사를 열매 맺게 했고, 감사를 자기 공로로 취하지 않고 주를 찬송하게 만들었다. 시인은 고난과 기도와 감사를 자신의 삶에서 동시에 연주하는 하나의 통로가 된다. 여기에 고난이 자리한다는 게 특별하고 흥미롭다.

이렇듯 고난과 감사의 이중주(二重奏)는 기도라는 주제음악을 따라 지휘자에게’(영장으로 한 노래) 주어지기 위해 멋진 시()가 된다. 한편 시편 22편은 [포로기의 노래](시편 107)의 구조와 유사하다(107.4-9,10-16,17-22,23-32).

   

 

고난송(苦難頌, 1-21):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

 

   A 고 난1(버림받음, 1-10)

      •하나님(1-5) - 고난(1-2), 회상(3-5)

      •인 간(6-10) - 조롱(6-8), 회상(9-10)

   B 기 도1(11)

   A' 고 난2(12-18) - 많은 황소, 바산의 힘센 소들(12)

                                부르짖는 사자(13)

                                사망의 진토 - //마음///(14-15)

                                개들, 악한 무리들(16)

   B' 기 도2(19-21) - , 개의 세력(20)

                                사자 입, 들소 뿔(21)

 

‘bread & butter’버터 바른 빵이듯이 고난 & 기도역시 그리 이해해 낼 수 있다. 참으로 절묘한 시상(詩想)이요, 이를 삶으로 연주해 낸 멋진 인생으로 쓴 살아있는 악보다. 시인은 하나님과 사람으로부터 버림받는 지난날들의 고난이 가져다 준 이중고 속에서 처절하게 몸부림친다(1-10). 긴 고난의 틈바구니(A-A') 속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기도 때문이다. 이렇듯 기도는 한 사람을 살리고, 민족을 살리고, 시대를 살린다. 그래서 기도 없는 한 민족보다 기도하는 한 사람이 더 낮다고 하지 않는가.

 

   “나를 멀리하지 마옵소서

    환난이 가깝고 도울 자 없나이다.”(11)

 

하지만 기도는 쏜살처럼 날아가 버리고(11), 다시 사망의 진토’(15)에 에워싸여 찌그러져 바싹 말라간다(12-15). 어디 그뿐인가. 시인을 고난스럽게 만든 저희’(악한 무리들)는 정작 그것을 히죽거리며 즐기고 있다(16-18). 과연 기도는 허공에 사라져버린, 누군가의 표현처럼 천국의 쓰레기통에서 뒹구는 그런 값싼 것일까.

시인에게서 놀라는 것은 그런 와중(A-B-A')에서도 다시 기도(B')의 두레박을 고난의 우물에 계속해서 던지고 있음이다: “여호와여 나를 멀리 하지 마옵소서!”(19a) 이제 시인은 하나님의 힘이 자신의 영혼을 구원하실 분임을 고백하면서 이제껏 자신을 고난의 우물에 처박아 넣었던 칼(개의 세력, 사자 입, 들소 뿔) 앞에 정면으로 서서 기도한다(19-21). 아니 이미 이것들을 이기었음을 선언한다: “주께서 내게 응답하시고”(주께서 내게 응답하셨나이다!)

마침내 하나님으로부터까지도 버림받은 것 같았던 칠흑같이 어두운 고난의 터널을 하나님을 향한 기도(B-B')로 통과해 왔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시인은 자신의 고난 속에서도 여전히 동일하신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었다. 폭풍우 치는 바다에서는 배 안에 있어도 흔들리는 것은 마찬가지다!”는 말처럼 고난 때문에 흔들리기는 했지만 하나님을 붙들고 그분을 신뢰하는 신앙은 결코 흔들리지 않았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그의 생()은 서서히, 그러나 분명하게 반전되기 시작한다(21b).

   

 

감사송(感謝頌, 22-31): 내가 주를 찬송하리이다!

 

   회중 가운데서(22-25)

   만찬장에서(26)

   이방의 회심(27-29)

   후손, 장차 날 백성(30-31)

 

승자(勝者)만이 할 수 있는 것, 바로 그 세계가 펼쳐진다(22-31). 고난(A-A')의 씨앗 속에 핀 기도(B-B')의 꽃은 마침내 찬양(C)이라는 열매를 온 몸에 든 시인이 되게 했고, 동시에 공동체(형제들, 회중, 여호와를 두려워하는 너희, 야곱의 모든 자손, 이스라엘 모든 자손) 앞에 그를 서 있게 한다(22-25).

시인은 이 승리의 축제에 겸손한 자’(가난한 자들, 26)부터 열방의 모든 족속’(나라, 세상의 모든 권세자들, 27-29)후손’(장차 날 백성, 30-31)까지를 초대한다. 그리고 여호와를 찾는 자들이 마침내 기억하고 돌아오며 예배하”(27)게 될 것이고, 시인은 이들 모두에게 하나님이 이루신 승리의 노래를 들려준다(들려줄 것이다): “주께서 이를 행하셨다!”(31b) 여기에는 고난 가운데서 응답(구원, 21b)하신 하나님의 은총이 장차올 세대에까지 전파되기를 기대하는 시인의 소망이 담겨있다. 정말 아멘 아멘 할렐루야!”.

   

 

부스러기 묵상

 

   [22]    →    [복음서]

     1                27.46, 15.34

     7                27.29,39

     8                27.43

    15               19.28-29

    17               19.33-34

    18               27.35, 15.24, 19.24

 

위 구절들은 모두 고난송(苦難頌, 1-10,12-18) 안에서 노래된다.

놀랍게도 신약(복음서)은 공히 이 구절들을 고난 받는 종’(메시야)이 십자가를 지고 가는 처절한 고난의 삶에서 노래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다(위 표 참조). 비록 다윗 자신은 저의 고난 받는 것을 메시야의 희미한 빛으로 이해하지는 않았을지라도, 신약, 즉 복음서 기자들은, 혹은 예수님은 이를 고난 받는 종의 노래로 끌어당기는 일에 전혀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때문에 메시야 가계(家系, 족보)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 가운데 하나인 다윗이(1.1) 자신의 삶에서 이를 예비하고, 그리스도께서 이를 성취하신 것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2.5-11).

참으로 읽으면 읽을수록, 그리고 시상(詩想)의 행간(行間)을 드려다 보면 볼수록 메시야의 흔적(stigma)들이 어쩜 이렇게도 알알이 박혀 있는지, 과연 1천년 가까이 숙성된 시의 맛이 오묘하기만 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볼 때 승자에게만이 지난 세월들에 밟힌 고난들이 의미 있는 법이다. 나의 삶에서 만들어가는 시어(詩語)들 역시 고난과 찬양을 이렇듯 넓게 품어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시인이 먼저 승리했고, 결정적으로 주님이 이미 다 이루셨고 또 승리하셨기에, 그 뒤를 따르는 우리(‘’) 역시 동일한 멜로디를 따라 내 인생에 그려진 악보를 하나의 시()로 담아 주께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나 역시 기본 멜로디는 받았지 않은가: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16.33b) 그분이 세상 끝날까지 항상 함께 있을 것을 약속하셨기에(28.20b)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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