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의 계시교향곡(시 19.1-14)

20200521(묵상)

   

 

 

다윗의 계시교향곡

Ps. 19.1-14

  

   본문관찰

 

   [다윗의 계시교향곡

   제1악장_자연찬가(1-6) -

      [1] 자연(하늘과 궁창, 날과 밤, 온 땅과 세계)(1-2,4a)

      [2] 소리(3-4a)

      [3] (4b-6)

   제2악장_율법찬가(7-11) - 아도나이

      [1] 율법증거(7)

      [2] 교훈계명(8)

      [3] 경외규례(9)

   제3악장_기도송(12-14) - 아도나이

      [1] 숨은 허물들(12)

      [2] 고범죄(13)

      [3] 내 입의 말과 마음의 묵상(14)

   

 

자연과 율법과 다윗의 시()

 

다윗은 세 채널을 통해 하나님을 찬양한다.

하나는 자연(하늘과 궁창, 낮과 밤, )을 통해서(1-6), 다른 하나는 율법(증거, 교훈, 계명, 경외하는 도, 규례)을 통해서(7-11),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도를 통해서다(12-14). 한 시편 안에 큰 세 주제가 있고, 그리고 주제가 변환(전환, 변주, 7,12)될 때에는 다시 좀 더 다른 멜로디(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계시의 시각에서 볼 때 일반계시(1-6)와 특별계시(7-14)로 구분된다. 일반계시는 하나님의 창조의 사실을 말하고, 그것의 목적과 뜻은 특별계시를 통해서 말하여진다. 이를 통해 시인은 인간이 창조주가 계심을, 동시에 구속주가 계심을 알게 한다. 이것은 말씀(율법, 토라)을 통해 나아간다.

   

 

1악장_자연찬가(1-6)

   [1] 자연(하늘과 궁창, 날과 밤, 온 땅과 세계)(1-2,4a)

   [2] 소리(3-4a)

   [3] (4b-6)

 

만물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찬송하도록 지음을 받았다. 마침내 피조물들이 조물주를 찬송하는 목적이 이끄는 대로 움직인다. 하늘과 궁창은 하나님의 영광과 그가 하신 일을 선포하고 또 나타내고(알린다, 119.89 참조), ()과 밤은 하나님의 창조하심을 서로에게 말하고 또 이 일을 이루신 하나님을 온누리(4a)에 전하여 알게 한다[1].

언어도 없고 말씀도 없으며 들리는 소리도 없으나, 그의 소리가 ”[2] 마치 침묵의 소리처럼 자연[1] 안에 가득 퍼져나가게 한다. 앞서 하늘과 궁창, 날과 밤이 변화무쌍(變化無雙)한 멜로디로 하나님을 찬양했다면[1], 이번에는 마치 소리가 멈춰버리기라도 한 듯 침묵이 흐르고, 창조된 세상 그 자체가 멜로디가 되어 하나님을 찬양한다[2].

침묵의 찬양에 이어 해(태양)가 하늘이라는 장막에서(4b), 그리고 하늘 이 끝에서 저 끝까지하나님이 창조하신 온누리를 다 비추는 것을 찬양에 담아 하나님께 드린다[3]. 감히 그 어떤 피조물이 창조주 하나님 찬양하기를 피하여 숨을 수 있단 말인가(6b).

참으로 놀라운 광경이자 경쾌한 멜로디다. 하늘과 궁창(창공), ()과 밤, 그리고 그들이 발하는 침묵의 소리, (태양)가 모두 다함께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천지창조의 하모니가 자신을 만드신 조물주를 기쁨으로 찬양하고 있다. 한편 자연은 무질서한 혼돈(chaos)의 소리가 아니라 조화와 균형을 따라 자연스럽고 살아있는 찬양의 호흡을 품어낸다.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때로 침묵의 소리를 통해 자기를 창조한 분 앞에 신랑과 장사처럼 자신의 기상을 뽐낸다.

   

 

2악장_율법찬가(7-11)

   [1] 율법증거(7)

   [2] 교훈계명(8)

   [3] 경외규례(9)

 

계속해서 다윗은 율법이라는 창()을 통해 하나님을 찬양한다. 여호와의 율법은 금 곧 많은 순금보다 더 사모할 것이며 꿀과 송이꿀보다 더 달도다.”(10, 119.127,103 참조)는 기본 악상(樂想)을 따라 정교하고 균형 잡힌 탄탄한 멜로디(7-9)에 맞춰 여호와를 찬양하는 노래를 부른다[1-3]. 율법의 동의어들(속성들: 증거, 교훈, 계명, 경외, 규례)이 변주곡처럼 다른 음표(색깔, 리듬)를 따라 표현되지만 시인이 연주하고자 하는 율법의 속성들이라는 주제는 동일하다.

 

   [율법의 속성들]*

   7 율법은 완전하다, 영혼을 돌아오게(소성케) 하며

      증거는 확실하다, 단순한 자를 지혜롭게 하며.

   8 교훈들은 옳다(정직하다), 마음을 기쁘게 하며

      계명은 순수(순결)하다, 눈들을 밝게 하며.

   9 두려움은 깨끗(정결)하다, 영구히 서며

      심판(법규)들은 진리이다, 그것들은 함께 의롭다.

 

여러모로 제2악장(7-11)은 동일한 주제 안에서 변주(變奏)된다. 특별히 자연(1-6)과 율법(7-10)이라는 두 주제에서 주의 종’(11), 즉 다윗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무대에 등장한다는 점에서 과연 [계시교향곡]이 어떻게 흘러 갈 것인가를 주목하게 한다. 다윗은 자연과 율법이 주께 드리는 찬양에 주의를 기울이다가, 급기야 자신 역시 이 찬양처럼 되어지기를 소망하는 자리로 나아간다(11).

 

 

3악장_기도송(12-14)

   [1] 숨은 허물들(12)

   [2] 고범죄(13)

   [3] 내 입의 말과 마음의 묵상(14)

 

다시금 주제가 자연스럽게 이동하고 있다. 이는 율법을 통해서 여호와를 찬송하던 다윗이 -바로 앞서 찬양했듯이- 자연마저 하나님께 숨을 수 없다고 하면(“피할 자가 없도다.”_6b), 더더욱 여호와의 율법 앞에 어찌 자신을 숨길 수 있을까를 외면할 수 없었다. 자연과 율법이 그러했듯이 이제 자신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자로 서기 위해서는 자신이 먼저 숨는 것들’(12)로부터 벗어나게 되기를 간구할 수 밖에 없다는 강렬한 무엇을 느낀다. 이것을 지금 다윗은 기도송(祈禱頌, 12-14)에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 기도는 율법의 기능(역할)’이라고 볼 때 앞(율법의 속성들, 7-9)과 긴밀하게 연결되고 있으며, 이렇게 볼 때 2악장에서 3악장으로 넘어가는 것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다. 율법 앞에 선 다윗 자신의 초라함과 벌거벗음, 율법의 선()으로부터 이탈한 자신의 연약함과 무능함을 다윗은 그것을 그대로 여호와 앞으로 가지고 나아간다. 그는 자신을 율법의 멜로디에 맞춰 지휘(영장으로 한 노래)하는 셈이다.

 

   [율법의 기능들]*

   12 실수들! 누가 이해하겠습니까?

       숨겨진 것들로부터 나를 깨끗케 하소서.

   13 또한 당신의 종을 교만들로부터 지켜주소서!

       그것들이 나를 지배하지 않게 하소서

       그러면 내가 완전해지고 내가 많은 반역(범죄)에서 자유로워질 것이다.

   14 나의 입술의 말들과 나의 마음의 묵상이 당신 앞에서 기쁨이 되게 하소서

       오 아도나이여 나의 반석, 나의 구원자시여.

 

아름다운 하모니가 갑자기 단조풍으로 바뀌는 듯하다. 하지만 인간이 하나님께 낼 수 있는 가장 정직한 소리가 바로 이 소리가 아닐까. 이것이 기도가 되어 하늘을 향한다. 시인은 자연(천지창조)과 율법이 하나님께 열납(기쁨)된 찬양이 되었듯이 자기 자신 역시 하나님께 드려지는 찬양으로 열납(기쁨)되기를 기도송에 담아 주님께 드린다.

   

 

부스러기 묵상

 

   [119.89]*

   “여호와여 주의 말씀이 영원히 하늘에 굳게 섰사오며.”

   “영원히, 오 여호와여 주의 말씀은 하늘에 놓여 있나이다.”(이상 *는 김영욱 私譯)

 

온 하늘에 걸려있는 말씀이 율법을 타고 다윗을 지나고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하나님을 향해 찬양이 되고 있다. 그는 자연으로부터, 그리고 율법으로부터 하나님의 창조와 다스림의 신비를 읽어내는 자로 서 있다. 이것이 율법의 은총에 접촉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영광이다.

 

   A 기뻐하는(5): 창조자

      B 숨은(6)

         C 율법(7-11): ‘토라 찬양시

      B' 숨은(12)

   A' 열납(기쁨)되기를(14): 구속자

 

자연(1악장_일반계시/창조)이 하나님을 기뻐하며 찬양하는 것으로부터 아무 것도 숨기지 못하듯이, 율법(2악장_특별계시/타락) 역시 숨겨진 것들(허물과 실수)로부터 깨끗하게 함으로써(3악장_구속자/구속) 그 율법에 접촉된 자를 기쁨으로 하나님 앞에 세우게 한다. 이것이 온 피조물이 조물주 앞에 서 있어야 하는 모습이다.

아마도 다윗은 첫 번 기름부음을 받아 이스라엘 왕으로 예선되었던 10대 후반까지 양을 치는 목동의 자리에서 자연을 통해 자신을 계시하시는 하나님을 늘 뵈었을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수금을 타면서 하나님을 찬양하였고, 조금씩 율법에 눈을 떴을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곡조 삼아 하나님을 찬양할 때 하나님의 임재와 능력을 맛보았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무릎 꿇어 하나님께 기도하며 깊은 교제 안으로 들어갔을 것이다.

이처럼 문무(文武)를 겸하여 준비하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세워지는 다윗을 보라.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서 자라가는 사람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비록 베들레헴 시골 변방에서 아버지 이새의 양을 치는 무명의 목동이지만 그는 율법에도 능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준비되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목동의 지팡이만이 아닌 때때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예배하는 수금이 들려졌고, 이처럼 하나님을 노래하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율법에 대한 이해와 지식에서 자라는 치열한 영육의 소생을 향한 몸부림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 하나님이 쓰시는 사람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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