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내게 치료의 은혜를 베푸소서!(시 41.1-13)

20201228(묵상)

   

 

 

주여, 내게 치료의 은혜를 베푸소서!

시편 41.1-13

  

    본문 관찰

 

    [구조1] 다윗의 병상일기

    A 하나님의 은혜(1-4): 은혜 - ‘범죄하였사오니

       X 원수의 악담(5-9): 대적 - ‘일어나지 못하리라

    A' 하나님의 은혜(10-13): 은혜 - ‘영원히

 

        [구조2]

        다윗의 기도: 은혜를 베푸소서 고치소서(4)

           살게 하시리니(2a)

           병상에서 붙드시고 병을 고쳐 주시나이다(3)

           일으키사(10)

           영원히 영원까지(12-13)

        원수의 악담: 악담하기를(5)

           거짓을 말하고 악을 쌓았다가(6)

           수군거리고 해하려고(7)

           악한 병이 그에게 들었으니 일어나지 못하리라(8).

           대적하여(9)

  

 

병상일기

 

다윗은 다른 사람들이 죽음에 이르는 병에 걸렸다고 생각할 때다.

그만큼 심각한 병으로 치료 중인 모양이다. 다윗은 이제 끝났다는 악담이 끊어지지 않았다: “그가 어느 때에나 죽고 그의 이름이 언제나 없어질까. 악한 병이 그에게 들었으니 이제 그가 눕고 다시 일어나지 못하리라.”(5,8) 수군거리는 소문이 길어지면 그게 진실로 둔갑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설상가상으로 믿을 친구마저 신발을 갈아 신는다(9).

이런 위기의 극한 순간에 한 나라의 왕이면 최고의 의술을 소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텐데 그는 이쪽으로 시선조차 주지 않는다. 오직 하나님께 나아가 기도하는 것으로 질병 앞에 선다. 외부적 환경은 원수들의 악담하기로 흘러 넘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다(5-9). 이러한 때 다윗은 뭘 기도하고 있는가?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다윗이 약해진 것을 기회 삼아 어떻게든 다윗왕국이 무너지는 것을 원하는 원수들이 은밀하게 움직이고 있다(5-9). 다윗이 신뢰하는 가까운 친구까지 원수들의 편으로 넘어가고 있었다면 설상가상으로 다윗은 친구들의 배신을 통해 힘의 균형마저 깨져나가는 등 더 큰 압박을 느꼈을 것임에 틀림없다(9). 이러한 때에 다윗은 하나님의 은혜에 호소한다(4,10): “은혜를 베푸시고 나를 일으키사 ”(9) 원수들은 다윗에게 악과 거짓으로 대적하지만 다윗은 하나님의 은혜로 이 악담과 수근거림을 감싸 버리듯 은혜의 깃발을 높이 든다(구조1).

감히 누가 다윗왕국을 겨냥하여 그가 일어나지 못하고(8), 그 이름이 없어질 것이라(5) 공공연하게 거짓을 유포하는 것일까? 다윗의 일생을 놓고 보면 아마도 사울왕가의 후예들일 것이다. 아마도 잃어린 정권을 다시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혹은 압살롬의 반역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미 다윗왕국의 영원성을 다윗언약에 담아 말씀하셨다(삼하7.1-17). 그렇다면 원수들의 악담하기는 결국 하나님의 언약까지를 무력하게 만들겠다는 것 아닌가. 하나님까지도 자신들의 힘으로 어찌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것이 원수들의 실체다(5-9).

이러한 상황에서 다윗이 든 깃발이 하나님의 은혜라는 점,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렇다. 자신의 능력과 지혜와 경험과 소유로부터 오는 힘을 의지하지 않기로 했다면, 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직 하나님의 은혜가 문제를 해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면 그를 당할 자 누구겠는가. 더욱 다윗은 이 내적으로 질병과, 외적으로는 원수를 넘어 영원히 영원까지”(12-13) 하나님의 은혜를 구한다면 다윗을 이길 자는 없다. 주께 피하는 자는 주께서 지키시기 때문이다.

   

 

내가 주께 회개하나이다.

 

다윗은 자신의 질병의 원인은 어떤 의미에서 의학적이고 상황적인 것이 아니라 신학적인 것임을 고백한다: “내가 주께 범죄하였사오니 ”(4b) 이것은 천편일률적인 대답이 아니다. 그냥 쉽게 토해버리는 기도 문구가 아니다. 그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하나님께 범죄한 자신에게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몸이 아프면 마음이 약해지고, 그래서 없던 신앙이 생기더니 이런 상황을 피해 보려고 억지춘향처럼 눈물을 짜고 있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다윗의 일생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있다면 최소한 지금의 고백이 쇼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는 진심으로 회개하고 있다.

모든 질병이 회개해야 하는, 즉 죄로부터 온 것이라는, 그래서 병원(의사, 수술)도 필요 없고, 사탄을 대적하고 죄를 회개해야만 치유의 기적을 맛본다는 일부 이단(異端)들의 손을 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만일 그렇다면 모든 병원의 이름은 모두 기도원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럼 다윗이 지금 주께 범죄하였사오니라고 회개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나님 앞에 다윗 자신은 한낮 죄인에 불과한 인생이며 무능하다는, 그래서 지금의 이 상황과 형편을 자신의 능력으로 역전시킬 수 없음을 고백하는 것이다. 하나님께 완전 항복함으로써 하나님만이 이 형편을 원수들의 뜻에 맡기지”(2b) 않고 해결하실 수 있음을 다윗은 간파하고 있는 것이다.

   

 

부스러기 묵상

 

다윗에게 악담하는 자들이 틀렸다는 것은 잘 안다.

하지만 나는 다윗처럼 병들어 있는 자들을 향해 악담하는 자들처럼 언행하는 것으로부터 자유롭다고 할 수 있는가? 거짓과 악으로 수근거리고 악담하기까지는 아닐지라도 8절로부터는 자유롭지 못하다: ‘아이구야, 필연 이번에는 일어나지 못할거야!’ 그렇다고 모든 질병을 보고 다 치료될 것이라고 해야 하는가? 또한 병들어 누워있으면 그들에게 죄의 결과이니 회개하라고 해야 하는가? 쉽지 않은 주제다. 사실 다윗은 이쯤에서 죽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 어찌보면 쉽게 답을 찾아낼 수 있다. 하지만 이 주제가 나에게 적용해야 할 상황이어도 그럴까.

해석이 다 되지 않고, 이해해 내기 어려운 숙제의 연속인 게 인생길이다. 이때 다윗처럼 문제를 읽어내고 적용해가는 것이 모두에게 일어나는 것은 또한 아니다. 때문에 다윗이 자신에게 펼쳐지는 상황을 읽어내고, 이를 풀어가는 방식은 이해는 되지만 그러나 그렇다고 그대로 모두가 다 따르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다윗의 언행은 쉽고 가볍게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 다윗이 취한 답을 아는 것은 가능할지라도 다윗처럼 행하며 풀어가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왜 그런가. 거기에는 하나님을 향한 신뢰와 믿음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다윗과 같은 상황을 모든 사람이 만나지만 다윗처럼 그것을 풀어내고 극복해 내는 것이 아닌 이유이기도 하다.

5학년이 되어, 5호선을 타고 달리다 보니 왜 이렇게 인생기차가 빠른지 모르겠다. 벌써 6호선으로 갈아탈 때가 지척이다. 사실 죽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으나 병들어 오랜 시간 동안을 투병하며 지내는 것은 피할 수 있으면 싶어 기도하게 된다. 그래서 이 기도가 점점 절실해진다: ‘병들어 죽기보다는 복음을 전하다가 죽게 하옵소서!’ 다윗 식으로 하면 원수들에게 조롱꺼리가 되어 죽지 않기를 기도하는 것일 수 있다. 죽음이라는 주제 앞에 서 있는 다윗이 시그널처럼 이야기하는 메시지가 예사롭지가 않다. 피할 수 없는 주제가 서서히 내가 품어야 할 주제가 되어가고 있어서다. 그래서 이 또한 다윗에게서 배운다.

 

 

     

제목 날짜
하나님은 악을 영원히 멸하신다(시 52.1-9). 2021.03.01
하나님, 회개하나이다!(시 51.1-19) 2021.02.26
감사로 예배를 드리는 자(시 50.1-23) 2021.02.25
부의 종말에서 지혜를 들으라!(시 49.1-20) 2021.02.23
시온 찬송시(시 48.1-14) 2021.02.23
하나님을 찬송하라!(시 47.1-9) 2021.02.23
하나님은 나의 피난처시라(시 46.1-11). 2021.02.23
왕의 결혼식 설교(시 45.1-17) 2021.02.22
옛날처럼 이제도 부흥케 하소서!(시 44.1-26) 2020.12.30
‘어찌하여’에도 하나님입니다![2](시 43.1-5) 2020.12.30
‘어찌하여’에도 하나님입니다![1](시 42.1-11) 2020.12.29
주여, 내게 치료의 은혜를 베푸소서!(시 41.1-13) 2020.12.28
주의 품에 안기어 살아간다 할지라도(시 40.1-17) 2020.12.26
작은 소리로 기도할 때 일어나는 일들(시 39.1-13) 2020.10.27
육체의 한계 앞에서(시 38.1-22) 2020.10.27
THANKS TO GOD!(시 37.1-40) 2020.10.23
악인은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시 36.1-12). 2020.10.23
선(善)과 악(惡)이 만나면 일어나는 일들(시 35.1-28) 2020.10.21
하나님이 하셨습니다(시 34.1-22). 2020.10.20
찬송할 이유있습니다(시 33.1-22). 2020.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