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의 한계 앞에서(시 38.1-22)

20201030(묵상)

  

 

 

육체의 한계 앞에서

Ps. 38.1-22

  

   본문 구조

 

   고통(1-15): 육체의 가시

      이유(1-4)

      육체의 가시(5-14)

   기도(15-22): 상처 있는 자의 영성

   

 

주 나의 구원이시여

 

다윗은 심한 질병(‘육체의 가시’)에 걸려있고, 그래서 투병 중이다.

이런 가운데서 특별히 그가 이 문제를 접근(묵상)해 가는 방법과 방향이 눈에 띈다. 육체의 중병에서 자신의 내면을 돌아본다는 것은 누구나에게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다윗의 자전적 고백에 의하면 죄는 육체의 질병을 가져왔고, 이 질병은 공동체로부터 분리되는 아픔으로 이어진 것은 물론이고, 결국 대적들에게 빌미(올무)를 제공하게 되기까지 일파만파로 확장되었다.

하지만 핵심은 그 다음이다. 그는 이 와중에도 하나님께 기도의 무릎을 꿇는다. 믿느냐 불신이냐와 상관없이 우리는 쉽게 이 정답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 평범하고 누구나 다 아는 방식이 다윗이 온 몸과 마음으로 끙끙거리는 문제의 해답이다. 이렇듯 상처 있은 자의 기도가 빛난다. 다윗은 고통과 그것으로부터의 절망을 하나님께서 치유하신다는 것을 믿었다. 비록 죄는 질병이라는 고난을 낳았지만 기도는 그 고통을 해결하고 있는 은혜요 선물인 셈이다.

 

 

고통(1-15): 육체의 가시

 

   ▪이유(1-4): vs 다윗

   ∙주의 분노(진노) 책망 징계 화살

   ∙나의 죄 머리 감당할 수 없나이다.

      → 결과(5-14): 다윗, 육체의 가시

          ❶a 자신(5-10)

          ❷a - 사랑하는 자, 친구들, 친척들(11)

          ❷b 대적들(생명을 찾는 자, 해하려는 자, 12)

          ❶b 자신(13-14)

 

혹시 많은 전쟁에서 일어난 이런저런 부상에 따른 상처가 치료되지 않아서일까(5). 그는 지금 허리에 열기가 내 살에 성한 곳이 없”(7)는 아픔 때문에 종일토록 슬픔 중에’(6) 피곤하여 탄식하며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다(9). 늘 그렇듯 육체의 질병은 누구에게나 마음이 불안하여 신음하”(8)게 한다. 이런 극한의 투병일기(‘육체의 가시록’)-다윗도 예외가 아니다.- 이렇게 이러진다(10): “내 심장이 뛰고 내 기력이 쇠하여 눈의 빛도 나를 떠났나이다.” 천하의 다윗이 평범한 인생들처럼 신음하며 절규한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어른들의 경험담처럼 다윗은 지금 공동체(사랑하는 자, 친구들, 친척들, 11)로부터 점차 분리되는 아픔이 가중되고 있음을 직감한다. 이뿐 아니다. 설상가상으로 대적들이 다윗을 사냥하기 위해 움직인다(12): “내 생명을 찾는 자가 올무를 놓고 나를 해하려는 자가 괴악한 일을 말하여 종일토록 음모를 꾸미오나가히 사면초가 상태다. 위로 하나님이 분노하고 계시고, 다윗은 죄와 육체의 가시로 고통 중에 중환자실에 격리 치료 중이고, 공동체와 대적은 다윗은 이제 끝났다. 다윗 시대는 막을 내릴 것이다.”라고 다윗을 흔들며 끌어내리는 이런 전방위적인 위기 상황이 그것이다.

하지만 다윗이 누구인가. 이런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닐지라고 그는 무너지지 않는다. 먼저는 자신을 공격하고 무너뜨리려는 자들에게 일희일비하지 않고 침묵한다(13-14). 그리고 오직 여호와여 내가 주를 바랐사오니”(15a)로 시작되는 하나님을 향한 기도의 무릎을 꿇는다. 다윗은 절망의 끝에 자신 홀로 서 있지 않는다. 그는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바로 그 끝에 하나님을 향한 기도를 가져다 놓는다. 땅이 만들어 놓은 고통과 절망과 탄식 중에도 하늘 길이 있음을 믿은 것이다. 그럼 그렇지, 다윗 아닌가.

   

 

기도(15-22): 상처 있는 자의 영성

 

   “내가 말하기를 두렵건대 그들이 나 때문에 기뻐하며

    내가 실족할 때에 나를 향하여 스스로 교만할까 하였나이다.”(16)

 

다윗은 이 모든 육체의 가시를 품고 하나님 앞으로 나아간다(15): 여호와여 내가 주를 바랐사오니 그는 자신의 죄를 슬퍼하는데 그 이유가 특별하다(18 16). 다윗은 죄로 말미암아 그것이 가져다 준 자신의 고통보다도, 이와 같은 다윗의 실족(형편) 때문에 대적들이 기뻐하는 일이 일어날까 라는 노파심에서다. 놀랍지 않은가. 그는 대적들, 그러니까 악으로 선을 대신하는 자들’(12,20)이 왜 자신을 대적하는가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서다: “‘내가 선을 따른다는 것 때문에 ”(20)

이처럼 선이 패배하는, 그래서 자신들이 다윗을 이기고 승리한 것처럼 기뻐하는 것을 견딜 수 없어 한다. 그러니까 자신 때문에 하나님의 이름(영광)이 모독을 당하는 것을 염려하고 아파한다. 이는 감히 피조물이 조물주를 염려하는 게 말이 되느냐 라고 항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다윗의 마음 중심은 하나님이 하시는 일에 거침돌(방해물, 장애물)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충성스런 자의 아름다운 마음이다.

보통의 경우 몸이 아프면 마음이 약해진다. 또한 마음이 약해지면 믿음이 약해진다. 이것은 영적인 공식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은 믿음이 연약해지지 않도록 영혼을 돌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믿음이라는 영적인 면을 강화한다면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일에 실패하지 않게 되고, 그러면 몸까지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몸과 마음과 믿음은 이렇듯 분리되어 있지 않고 상호 유기적이다.

   

 

부스러기 묵상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그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

    만일 우리가 범죄하지 아니하였다 하면

    하나님을 거짓말하는 이로 만드는 것이니

    또한 그의 말씀이 우리 속에 있지 아니하니라.”(요일1.9-10)

 

모든 질병이 죄의 결과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다윗의 경우에서도 동일하게 놀라는 것은 비록 우리의 고통이 죄로 말미암는다 할지라도 성경은 사죄의 은총이 죄를 고백하는 회개와 기도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따라서 고통이 밀려올 때, 육체의 가지가 삶을 송두리째 흔들며 괴롭힐 때, 하나님은 물론 악한 자들이 전방위적인 공격으로 우리를 실패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밀어 넣을 때, 다윗은 우리에게 소망의 항구를 분명하고 간결하게 보여준다. 그것은 무엇인가: ‘하나님을 찾고 구하고 두드리고 기도하라!’ 이처럼 기도는 하늘의 문을 여는 열쇠다. 기도는 고통 중에 있는 하나님의 사람에게 은혜와 하늘의 길을 있다는 것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실제로 그 문을 열어준다.

다윗은 하나님이 도우셔서 죄로부터(3-4), 오랜 질병으로부터(5-10), 대적들로부터(12,19-20)의 구원을 얻게 되기를 기도한다. 하나님께로부터, 기도를 통해서 구원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노래하는 다윗이다. 이처럼 다윗의 이야기를 말하기는 쉽고, 모범답안을 알았으니 참 쉬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성경을 안다고 그것이 삶이 되거나 곧바로 능력인 것은 아닌 것처럼 믿음과 행함을 따라 다윗과 같은 상황을 역전시키며 살아간다는 것은 말처럼 그리 녹녹하지 않다.

삶이 어렵고 또 몸마저 상하고 병들었을 때 그때에도 변함없이 하나님을 신뢰하고 기도의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말처럼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늘 넘어지고 흔들리는 삶을 살아가는 것을 누구보다 자신이 더 잘 알기에 그렇다. 다윗이라도 쉬웠을까. 아니었을 것이다. 다윗이라도 처음부터 이처럼 한 번에 다 되었을까.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때문에 우리도 지금 서있는 자리에서 시작하면 된다. 다윗이 멀어 보이지만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 했으니 두벅두벅 기도하며 주를 신뢰함으로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서야 할 그곳에 이르러 있지 싶다.

돌아보면 그것이 질병이든, 시험과 시련이든, 고통과 실패든 이런 것들을 통해서도 하나님은 우리를 하나님과 더 친밀하게 만드신다. 이것이 하나님이 이루어 가시는 섭리다. 하나님은 긍정적이고 박수 받을 만 한 것들을 통해서만 당신의 일을 이루어 가시는 것 같지 않다. 이처럼 다 무너진 황무지와 같은 밑바닥에서도 장미꽃을 피우시는 분이시다.

삶의 언덕에서 미끄러지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그렇다면 인생에서 만나는 질병이나 고난이나 대적들이 문제가 아니라 그것에 그만 넘어져서 무너지느냐, 아니면 시험과 생사를 오가는 길목 앞에서 이를 이겨내느냐, 그것도 하나님을 의지하고 기도함으로써 주께서 이기게 하시는 것을 맛보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가장 중요하지 싶다. 그러니 먼저 내놓은 다윗의 길을 따라가 보자. 주께서 먼저 이처럼 보여주시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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