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처럼 이제도 부흥케 하소서!(시 44.1-26)

20201231(묵상)

  

 

 

옛날처럼 이제도 부흥케 하소서!

Ps. 44.1-26

  

    본문 관찰

 

    옛날에 주께서(1-9): ‘우리 귀로 들었나이다.’

    그러나 이제는(10-22): ‘우리가 주를 잊지 아니하며

    우리를 구원하소서!(23-26): ‘우리를 영원히 버리지 마소서.’

   

 

일어나 우리를 도우소서!

 

지금 고라 자손의 형편은 그러나 이제는’(9-22)이다.

패전으로 말미암아 욕을 당하게’(9a) 된 상태다. 문제는 이 패전의 이유가 지금껏 자신들이 들어왔던 이야기, 즉 하나님께서 조상들에 행하신때처럼이 아니었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당혹스러워하고, 절망을 토로한다. 하나님은 동일하시나 이스라엘은 옛날에’(1)의 승리와 달리 이제는’(9)의 패전 앞에 있다. 이때 고라 자손의 고백이 하늘을 향해 올려진다. 비록 전쟁에서 패했을지라도 진심어린 고백을 기도에 담아 주께 올려드린다(17-22). 그리고서 소망을 고백한다(23-26).

   

 

옛날에 주께서(1-9)

 

    “주께서 우리 조상들에 행하신 일을 우리 귀로 들었나이다.”(1)

    “우리가 주를 의지하여 내 활을 의지하지 아니할 것이라.”(5-6a)

 

고라 자손은 패전(9)의 첫 단추를 무엇으로 시작하는가. 거기서 그만 더 참담하게 무너지는가. 아니다. 그들은 폐허의 땅에서 선조들로부터 귀로 들었던 하나님께서 옛날에 행하신 일을 기억의 창에 올려놓는다. 마치 소를 잃었지만 외양간을 고치는 격이다. 애굽을 통한 구원과 약속의 땅 가나안 정복을 통해 번성하게 하신 이 모든 일이 주께서 주의 손으로 오직 주의 오른손으로 하셨으니”(2-3)라고, 그러니까 지나온 이스라엘의 옛날에안에 들어있는 모든 역사는 우리 조상들의 실력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는 통렬한 고백이다.

그렇다면 고라 자손이 노래하는 승리의 찬가라는 멜로디에 올려진 이 패전가(敗戰歌)는 무슨 의미일까. 이제 우리도 조상들과 같이 주를 의지하여 우리 대적을 누르고 내 활을 의지하지 아니할”(5-6a) 것이라는 고백을 드리고자 함 아니겠는가. 그렇다. 이 패전으로 끝이 난 게 아니라 이를 다시 승리로 되돌리게 하실 하나님을 바라본 것이다. 그래서 성도의 실패는 실패가 아니다.

패전의 아픔과 고통 속에 있는 고라 자손의 영적 안전감을 보라. 이는 하나님을 향한 전적인 신뢰에 기반한다. 비록 자신들은 실패했으나 하나님은 실패한 것이 아니라는 통찰, 자신들은 넘어져 고통스럽지만 다시 영적 무게중심을 잡고서 일어나면 그 뒤를 승리로 잇게 하실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이것이 고라 자손이 읽어내고 있는 실패, 즉 패전의 실상이다.

   

 

그러나 이제는(10-22)

우리를 구원하소서!(23-26)

 

    “주께서 우리를 버려 이 모든 일이 임하였으나”(9-17a)

        →

             “우리가 주를 잊지 아니하며 주의 언약을 어기지 아니하였나이다.”(17b)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현재의 상태는 그러나 이제는 주께서 우리를 버려 욕을 당하게 하시고”(9)라는 패전에 따른 절망의 상태다. 더 놀랍고 경이롭기까지 한 것은 그 다음이다. “그러나 이제는 주께서”(9a)임하였으나 우리가 주께”(17a)로 패전의 출구를 찾아가는 고라 자손의 영적 통찰력 때문이다. 가히 눈부시다. 그들은 과거의 영광에만 취해있지 않았다(1-3). 또한 패전의 자리에 눌러 앉아 헤어나지 못하는 자멸(自滅)로 향하지도 않았다. 비록 실패하고 패전의 아픔과 절망 속에 처해 있지만 그러나 하나님 앞에 서 있는 모습은 잃지 않는다. 이것이 다시 미래로 나아가는 영적 동력이다.

시인이 읽어내고 있듯이 비록 패전이라는 결과 앞에, 그래서 사망의 그늘’(19)에 덮여있지만 고라 자손의 신앙고백은 흔들림이 없다: “우리의 마음은 위축되지 아니하고 우리 걸음도 주의 길을 떠나지 아니하였으나”(18) 누구든 실패하고 넘어질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읽어내고, 그 속에 든 진정한 가치와 의미까지를 찾아내는 것, 무엇보다 그것을 긍정의 메시지로 치환해 낼 수 있는 것은 모두에게 허락되어 있는 열매는 아니다.

하나님은 다 아신다!(20-21) 어쩌면 승리의 때에 하나님께 영광과 감사를 올려드리는 것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나 이처럼 패전의 저 낭떠러지에서 다시 이어질 승리를 소망하며 하나님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쉬운 게 아니다.

   

 

부스러기 묵상

 

    “우리를 영원히 버리지 마소서 일어나 우리를 도우소서.”(23-26a)

    “주의 인자하심으로 말미암아 우리를 구원하소서.”(26b)

 

고라 자손은 더 거침없이 하나님 앞으로 나아간다.

이 급박한 때에도 이런 여유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주여 깨소서. 어찌하여 주무시나이까. 일어나시고 우리를 영원히 버리지 마소서.”(23) 하나님을 아버지로 섬기며 따르는 자녀가 아니고서야 이 어찌 가능한 고백이겠는가. 그렇다. 전쟁에서 패한 것은 그것이고, 그럼에도 하나님과 고라 자손 사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이다. 또한 실제로 그렇다(20-21).

이제 하나님은 선조 이스라엘 조상들에게 옛날에 행하신 일, 그러니까 과거의 승리만으로 화려하고 영광스러운 분이 아니시다. 고라 자손이 호소하는 기도와 신앙이 자리하는 것은 이 부분이다. 하나님은 지금도 살아 역사하시는 분이시다. 하나님의 인자하심’(26)은 패전으로 끝이 아니라 이 황무지에서 다시 승리의 노래를 시작하시는 분이시다. 이것이 고라 자손의 노래가 우리의 노래가 되고 간증이 되는 이유다. 비록 지금이 그러나 이제는 주께서’(9a) 일지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왜 그런가. ‘그러나 우리가 주를’(17)로 주 앞에 나아가고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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