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본분만이 은혜의 희망이다(전 12.1-14).

  20221218(Eccl. 12.1-14)

  

 

 

사람의 본분만이 은혜의 희망이다.

  

 

    본문 관찰

 

    창조자를 기억하라(1-7).

    모든 것이 헛되도다(8).

    이것이 사람의 본분이니라(9-14).

 

 

아직 희망은 남아 있다.

 

젊은이에 대한 충고가 계속된다(11:9-12:7).

마침내 헛되도다에서 헛되도다까지의 전도자의 노래(1.2 12.8)가 마무리될 때가 되었다. 역시 청년의 때에서 하나님께로 돌아가기 전에까지 이 헛되도다의 노래(1 7)는 지루할 정도로 반복된다. 하지만 희망의 출구는 진정 보이지 않는다는 말인가. 이렇듯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기 전에 너의 창조자를 기억하라!”(1b) 권고한다. 그리고 이 비극의 노래를 끝내기 위한 초읽기에 들어간다.

 

 

창조자를 기억하라(1-8)

 

    “육체가 원래 왔던 흙으로 돌아가고,

      숨이 그것을 주신 하나님께로 돌아가기 전에,

      네 창조주를 기억하라.”(7, 표준새번역)

 

지금은 창조자를 기억할 때다(1-2). 아무 낙이 없다고 할 곤고한 날이 점차 임박하고 있다(3- ). 그날에는 수족(手足)이 떨리고, 등이 굽고, 치아가 빠지고, 시력이 약해질 것이다(3). 바깥 출입이 줄어들고, 신경이 예민해져서 새벽에 일찍 깰 것이고, 음성이 약해질 것이다(4).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바깥 거동이 겁나고, 머리는 백발이 되고, 조그마한 것도 짐이 되고, 정욕도 사라지고, 마침내 영원한 집으로 돌아가고 길거리에는 조곡(弔哭)이 들릴 것이다(5). 이제 더 이상 생명의 물을 길어 올릴 수 없다(6). 그러므로 아직 기력이 있는 젊음의 때에 의 창조주를 기억하라 권면한다(1,7).

솔로몬은 인생의 헛됨’(1-6)을 조목조목 얘기한 후에 그 사이사이로 마치 빵을 부풀게 하는 누룩처럼 헛됨 너머에 있는 하나님의 세상을 소개하는 일에 지혜를 세웠다(7-12).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의 종국은 헛되도다’(8)로 끝날 수 있음을 다시금 경고한다. 청년기(11:9-12:1)와 노년기(12.2-7)는 단지 나이만의 차이는 아니다. 아무리 청년기가 아름답고 복된다 할지라도 그 속에 가장 중요한 무엇이 없으면 인생은 이렇듯 황혼의 초라함으로 마무리된다는 뜻이다.

이것을 다시 돌이킬 수 있는 길은 없다. 인생의 종점은 아무 예고도 없이 그냥 홀연히 도래하는 것이 아니다. 젊음의 때를 어떻게, 누구와 더불어 보내느냐가 그의 미래를 결정한다. 아무도 황혼의 뜨락에서 헛되도다의 노래를 부르기를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노래는 심은대로 거두는 성경의 법칙이며, 조그마한 예외도 인정하지 않는다.

 

 

사람의 본분(9-14)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 명령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사람의 본분이니라.”(13)

 

전도자는 인생이 한 겨울의 베짱이처럼 되지 않기 위해 잠언(箴言)을 가르치고, 찾아내고, 연구하고, 정리하였다고 술회한다(9-10). 하지만 이것은 사사로운 땅의 소산이 아니라 이 모든 것은 한 목자에게서 받은 것이다(11). 그러니까 진리되신 주님으로부터 받은 영감의 책이라는 뜻이다.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 깨닫고 아는 것은 책읽기와 공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12).

영욕(榮辱)의 세월을 살아온 솔로몬 아닌가. 결국 인생의 많은 페이지가 헛된 이야기들로 채워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 속에 하나님이 없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사람의 본분을 다하는 인생으로서의 기본을 잃어버리고 살았기 때문이다. 솔로몬은 지금 그것을 일면 후회하고 있고, 또 다른 면으로는 이제라도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 따라 할 수 있는 지혜를 받았음을 겸손하게 인정하고 있는 것 같다.

인생의 행복은 헛됨을 추구하는 것에서 발견되지 않는다. 오직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분의 명령을 지키며 사는 것 밖에는 인생의 희망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비록 지금 젊음을 만끽하고 있을지라도 말이다. 할 수만 있다면 그것을 노년기가 아닌 청년기에 깨닫게 되기를 간곡하게 부탁하고 있다.

아직 부를 수 있는 희망의 노래는 남아 있다. 모든 것에는 다 가 있다. 지금은 인생의 헛됨을 따라 썩어 없어질 찰나적인 것을 위해 휘청거릴 때가 아니다. 하나님께 인생 초점을 맞추지 않으면 인생은 스스로의 힘이나 노력에 의해 사람의 본분을 깨닫거나 발견하지 못한다. 헛됨이라는 하나님 밖에서 참이라는 하나님의 자리를 감히 누가 얻을 수 있다는 말인가.

 

 

부스러기 묵상

 

    “전도자가 가로되 헛되고 헛되도다 모든 것이 헛되도다.”(8)

    “하나님은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간에 심판하시리라.”(14)

 

헛되도다의 인생의 종점은 하나님의 심판이다.

이 세상이라는 무대에서 어떻게 사느냐는 그 사람의 선택이지만 저 세상이라는 영원한 본향에서 어떻게 사느냐는 하나님의 선택이요 그분의 결정이다. 이것을 성경은 심판이라 말한다. 인간은 죽음으로 다가 아니다. 죽음은 또 다른 삶의 시작에 불과하다. 그런데 헛된 인생의 노래를 부르며 산 자가 어찌 이 진리의 세계를 알고 깨닫고 믿을 수 있으랴. 그러니 하나님 없이 헛된 인생을 자기 마음대로 살아 버릴 수 밖에.

아무도 인생을 연습해 보고서 다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지우개로 지우면서 편집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인생은 AS가 불가능하며, 후진기어가 없다. 심판은 이미 그가 살아버린 기록표를 따라 진행된다.

이처럼 사람의 본분과 헛되도다의 인생은 철저하게 공존한다. 어찌 보면 후자가 더 성공적인 것 같고, 화려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화병에 담긴 꺾인 꽃처럼, 메뚜기 한 철처럼 그것은 지극히 유한하며 일시적이다. 결국 헛되도다는 도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이미 불가(不可) 사인을 보면서도 인생은 불나방처럼 불 속으로 뛰어든다.

인간이 복되다 생각하고 즐긴들 그것을 하나님이 헛되다 하시면 그것은 헛것이다. 기준과 판정은 하나님의 몫이다. 이것을 인간이 어느 날부턴가 하나님으로부터 빼앗아 왔고, 그래서 하나님 없이 인생의 의미와 가치와 행복과 본분을 누리고 준행하며 살 수 있다고 착각해 버렸다. 이것이 아담으로부터 내려온 죄(). 죄는 이처럼 하나님 없이도 인생의 본분을 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알아야 할 것은 그것의 종점은 하나님의 심판일 뿐이다는 점이다. 다른 선택은 없다. 다른 비상구는 없다. 헛됨이라는 입구를 따라 인생을 살아온 자는 반드시 심판이라는 출구를 따라 하나님 앞에 서게 된다. 다른 길은 없다. 다른 진리가 있다고 가르치는 것은 다 거짓이며 다른 복음이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 외에 다른 복음은 없다(1:8-9). 인생의 본분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발견되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진리되신 주님과 그말씀’(성경)을 통해서 헛됨과 사람의 본분을 알고, 깨닫고, 구분하고, 분별하고, 그래서 진리의 주님을 따라 사람의 본분을 준행(遵行)하는 자로 하나님 앞에 서는 것이다.

나의 부를 노래는 하나님만이 희망이다는 진리를 따라 사람의 본분을 다 하는 것뿐이다. 오직 한 길, 오직 이 길만이 천국(天國)에 이르는 길이요, 영벌(永罰)의 심판대를 은혜로 통과할 수 있는 길이다. 십자가를 따라 오늘도 이 길을 묵묵히 달려간다. 아직 땀이 흐를 수 있는 젊음이 있음이 행복으로 가는 길을 조금은 든든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땀이 주님처럼 핏방울같이 되게 하는 것(22:44), 나에게는 그것이 아직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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