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주신 것을 누리는 것이 아름답다(전 5.8-20).

  20221207(Eccl. 5.8-20)

  

 

 

하나님이 주신 것을 누리는 것이 아름답다.

  

 

    본문 관찰

 

    빈민을 학대하는 것을 이상히 여기지 말라(8-9).

    재물도 헛되도다(10-17).

    하나님이 주신 것을 누리는 것이 아름답다(18-20).

 

 

하나님의 선물

 

             헛된 수고(A)     사람의 본문(B)

    본 문  1.2-2.23           2.24-3.5

             3.16-4.16          5.1-7

             5.8-17               5.18-20

 

계속해서 두 종류의 사람이 교차하면서 등장한다.

이들은 헛된 수고를 하는 사람(1.2-2.23, 3.16- )과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의 본분을 다하는 사람(2.24-3.15, 5.18-20)이다. 솔로몬은 이 두 그림을 동시에 보여주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어떤 사람으로 인생의 경주를 해야 할 것인가를 도전한다.

 

 

빈민을 학대하는 것을 이상히 여기지 말라(8-9).

 

계속되는 헛된 수고(A)의 혼미스러움, 그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기에 놀랄 만 한 것이 아니다. 여전히 세상에는 빈민을 학대하는 것과 공의를 박멸(撲滅)하는 일이 무수하게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게 다 사람의 본분(B)을 떠난 죄인이기에 헛된 수고를 하며 사는 것이다. 이런 모습이 반복되어 나타나는 것을 보면서 그것만큼 사람의 본분을 떠나있음을 자각하게 된다. 이게 다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지는 것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노력하여 만들어가는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삶의 방식이다.

사람들은 왜 높아지면 다른 사람들을 학대하고, 정의를 무시하고, 감시하면서 살아갈까. 그럴수록 자신의 인생 자체가 얼마나 헛된지를 모르니까 그럴거다. 자기 중심적인 사람, 자기가 표준이 되어 살아가는 사람, 그는 자신이 기준이기 때문에 이처럼 언행(言行)하며 산다. 사람이 사람의 이름으로 사람을 학대하며 사는 것, 이것 하나만으로 그는 헛된 수고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얼마나 헛된지 모르겠다.

 

 

재물도 헛되도다(10-17).

 

()이나 소득(수입)이 인생의 궁극적인 만족이 되지 못함을 나 역시 믿는다. 이것이 많아지면 그것을 유지하고 관리하고 더 풍성하게 하기 위해 이런저런 염려와 걱정이 많아지고, 또 그만큼 그것과 비례해서 잠을 자지 못한다(12): “부자는 배부름으로 자지 못하느니라.”(12b) 잠을 너무나 편안하게 잘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한 일이구나 싶다.

한편 재물이 오히려 그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기보다는 자기에게 해() 되도록 하며(13),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 이것이 헛된 수고의 모습 아닌가. 동시에 지키기 위한 내 노력과 상관없이 그 재물이 재난을 인하여 하루 아침에 다 날아가 버린다(14a). 이렇듯 인생은 공수래 공수거(空手來空手去, 14b-15).

 

    “우리는 어두움과 슬픔과 번민과 분노와 질병 가운데서

      평생을 살아갈 수 밖에 없다.”(17)

 

이렇게 왔다 가는 것이 인생이다(16a). 그런데 이것을 더 얻고, 누리고, 쌓기 위해 헛된 수고를 계속하지만 그러나 백해무익(百害無益, 16b)이다. 특별히 17절은 사람의 본분(2.26, 3.14b, 5.7b, 7.18, 8.12, 12.13)을 떠난 인생이 얼마나 헛된 것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재물이 인생에게 제공하는 것들이 어두움, 슬픔, 번민, 분노, 질병과 같은 것들이라는 것,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것들과 함께 평생을 살아간다는 점이 재물에 대해서 뭔가 더 깊게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이런 재물을 붙들고 있는 것만큼 이렇게 살 수 밖에 없다는 점, 그런데 사람들은 왜 재물을 얻으려는 헛된 수고만 할까 싶다.

 

 

하나님이 주신 것을 누리는 것이 아름답다(18-20).

 

    “나는 하나님이 주신 짧은 일생을 사는 동안 먹고 마시며

      자기 일에 만족을 느끼는 것이 제일 좋은 일이며

      이것이 인간의 운명임을 알았다.

      만일 하나님이 어떤 사람에게 부와 재물을 주셔서

      그것을 누리게 하시며

      복을 받아 자기가 수고한 것을 즐길 수 있게 하시면

      그것은 하나님의 선물이다.

      하나님이 그의 마음에 기쁨을 채워 주셨으므로

      그는 인생이 짧다는 것을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현대인의성경)

 

재물은 얻는 것보다 그 이후가 더 중요하다. 2.24-26, 3.12-14절과 유사한 전도서의 핵심이 다시 반복된다. 의식주(衣食住)에 만족하며 사는 것도 하나님이 주셔야만 가능하다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를 다시 묵상하게 된다. 재물 얻는 능()을 주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며(8.18), 그리고 그것을 즐기고 누릴 수 있는 것도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이다. 재물을 모으는 사람 따로, 그것을 쓰는 사람이 따로 일 수 있는데 그걸 주시고, 누리고, 즐길 수 있게 하신다는 것 또한 하나님의 은혜임을 잊지 않고 싶다.

청지기 신앙을 생각한다. 모든 것이 주께로부터 왔다는 것을 알고 믿는 것,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내 것이라는 소유욕을 버리고 잠시 주님께서 맡겨주신 것이라는 생각, 그래서 그것만큼 소유로부터 자유할 수 있고, 재물에 그만 영적 중심을 잃어버리고 헛된 수고를 하는 그런 어리석음(10-17)을 범하지 않게 된다 싶다. 이처럼 영혼이 잘됨같이 범사가 잘되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이고, 또 이를 알고 살아가는 것이 복이 아닌가 싶다(요삼1.2). 사람의 본분을 아는 일에 건강하지 못하면 헛된 수고나 하는 실패한 인생으로 끝난다는 솔로몬의 설교에 정말 아멘이다.

 

 

부스러기 묵상

 

    “하나님이 주신 바”(18a), 오직 거기에 희망이 있다.

 

사람의 본분은 주어지는 것이지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 않고 사람이 자기의 수고와 힘과 노력에 의해서 인생의 희망을 이루겠다고 하는 것, 그것은 헛된 수고이며, 거기에는 희망이 없다. 사람은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지는 것으로 산다(2.24-26, 3.13). 인생은 땅의 소산을 통해 인간이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솔로몬은 헛된 수고의 예증들을 통해서 다시 18-20절의 은총 앞에서 살아가기를 초청한다. 이것만이 천하에 범사(凡事)가 기한이 있고 모든 목적이 이룰 때가 있나니”(2.1) 안에 살아가는 자들이 사람의 본분을 다하며 살아가는 길이다.

인간의 헛된 수고가 깊고 어두울수록 하나님께서 주시는 사람의 본분이라는 보석이 곳곳에서 빛난다. 어차피 세상에는 이 두 부류의 사람이 공존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무수한 실패와 좌절 앞에 휘청거리지만 그럼에도 헛된 수고를 끝까지 붙들고 있다. 하나님 안에서도 이러한 일(1-7)이 반복된다는 점이 놀랍다.

이제 내가 할 일은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하나님과 사람 앞에 인간의 본분을 다하는 것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하나님이 주신 사람의 본분을 준행하며 살아가는 행복이 내 안에 있고, 그것이 복된 열매로 나타나고 있음이 오직 감사할 따름이다.

하나님은 나로 하여금 헛된 수고의 절망이 아닌 사람의 본분을 다하면서 낙()을 누리는 자로 살아가기를 기대하신다. 감사한 일이다.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에 재물과 부요가 포함된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19a). 하나님 안에서는 이것 역시 즐거워하도록 선물을 주셨다(19b). 똑같이 부하게 살아도 헛된 수고(10-17) 편에 있는 사람이 있고, 하나님의 선물(18-20) 편에 있는 사람이 있다.

내게 주신 은혜의 분깃들과 그것이 만들어내는 부스러기들이 하나님을 드러내는 도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 거기까지 쓰임 받을 수 있는 인생의 본분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 이게 내 영혼을 살찌우는 주님 주시는 것들임을, 그것만큼 행복하다. 날마다 솔로몬을 통해서 하나님이 주시는 것을 만나는 기쁨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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