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울이 죽은 후, 다윗은 애가(哀歌)를 부른다(삼하 1.1-27).

20220917-18(묵상)

  

  

 

사울이 죽은 후, 다윗은 애가(哀歌)를 부른다.

삼하. 1.1-27

 

 

    구 조

 

    기()_다윗 왕되기(1.1-5.10)

    승()_다윗 잘하기(5.11-10.19)

    전()_다윗 못하기(11.1-18.33)

    결()_다윗 왕접기(19.1-왕상2.11)

 

 

사울 추도식

 

사울왕국이 문을 닫고 드디어 다윗왕국의 문이 활짝 열린다.

그 사이에 사울의 전사(부고)가 자리한다. 다윗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것은 사울이 죽은 후’(1a)라는 절묘한 기회의 순간이 사무엘하를 연다. 하지만 사울이 전사한 소식을 전해들은 다윗의 모습은 매우 이례적이게도 슬픔과 탄식에 따른 애가(‘활의 노래’, 17-27)를 부르는 단조풍(短調風)이다.

한편 사울이 죽었다고 해서 곧바로, 즉 자동적으로 왕권이 다윗에게로 넘어오는 것은 아니다. 아직 넘어야 하고, 또 해결해야 하는 숙제들이 남아있다. 이것이 510절까지 흐르는 하나의 긴장이다. 과연 이 문제를 다윗은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무엇보다 이 일은 하나님, 선지자, 베냐민 지파(사울왕가), 이스라엘 백성들, 그리고 다윗 자신에게서 각각 그 전말이 드러나게 된다. 동시에 사무엘하 기자는 이 주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다윗의 슬픔(1-16)

 

    “전쟁 중에 사울과 그의 아들 요나단도 죽었나이다.”(4b)

    “이에 다윗이 저녁 때까지 슬퍼하여 울며 금식하니라.”(11-12)

 

그냥 일반적이자 상식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그 누구보다 사울의 죽음을 다윗은 기뻐하고 좋아하고 즐거워해야 한다. 다윗에게 상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으니, 아말렉 병사 역시 다윗의 최대 정적(政敵)인 사울을 내가 죽이고’(10)라고 사울은 전투 중에 중상을 입고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삼상31.1-6 참조).- 거짓된 사울의 전사 소식을 다윗에게 전한다. 하지만 모두의 예측이 빗나간다(11-12). 그리고 아말렉 병사는 처형된다. 왜인가. 다윗의 고백이자 시각이다: “네가 어찌하여 손을 들어 여호와의 기름 부음 받은 자 죽이기를 두려워하지 아니하였느냐.”(14)

칭찬과 포상에 따른 출세와 관직을 예상할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다윗은 달랐다. 그는 왕이 되는 것이 목표이거나 목적인 야망의 사람인가. 아니다. 다윗에게 사울은 여호와의 기름 부음 받은 자’(14,16)였다. 그랬기에 그는 앞서 여러 번에 걸친 사울 죽이기 기회를 사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생각해 보라. 사울이 여호와의 기름 부음 받은 자’(14,16)로서 왕이였다면 그를 사람이 죽이고 왕좌에서 끌어내렸다면 어떤 이야기가 되는 것인가. 그럼 사람이 하나님이 세우신 왕을 그 권좌에서 끌어내리고, 그런 다음 역시 사람에 의해 왕이 되는 것이 다윗이 아닌가. 그러면 여호와의 기름 부음 받은 자’(14,16)를 사람이 무너뜨리고, 그 자리에 사람에 의해 올려진 자가 왕이 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게 다윗인가.

 

 

다윗의 애가(17-27): 활의 노래

 

    [활의 노래]

    이스라엘아 너의 영광이 산 위에서 죽임을 당하였도다(19a)

       오호라 두 용사가 엎드러졌도다(19b)

          블레셋 딸들의 기쁨(20)

             두 용사 애도(21-23)

          이스라엘 딸들의 슬픔(24)

       오호라 두 용사가 전쟁 중에 엎드러졌도다(25a)

    요나단이 너의 산 위에서 죽임을 당하였도다(25b)

 

여호와의 기름 부음 받은 자’(14,16)의 죽음에 대한 다윗의 마음이다: “다윗이 이 슬픈 노래로 ”(17a) 이렇게 해서 활의 노래라 명명된 애가(哀歌)가 사울 장례식과 추도식의 의미를 알린다. 어떻든 사울은 이스라엘의 대적 블레셋을 물리치기 위해 목숨을 건 전쟁을 이끌었고, 그러다가 장렬하게 전사한 충신 중의 충신이지 않은가: “이스라엘아 네 영광이 산 위에서 죽임을 당하였도다.”(19a)

 

 

부스러기 묵상

 

아말렉 사람(13, 삼상15)을 주목해 본다.

사울은 아멜렉대첩에서 승리하지만 하나님으로부터는 버림을 받았다. 그런데 그 아말렉이 이번에는 다시 다윗을 시험(유혹)한다. 다윗은 사울의 죽음에 아무런 책임이 없는 자로 여기까지 왔는데 그가 죽은 이후에 곧바로 다시 아말렉이라는 이 위험 앞에 서 있다. 사울은 아말렉 막대기에 넘어졌는데 다윗은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해결해 갈까? 이것이 사무엘하 1장에 흐르는 긴장이다.

만일 다윗이 정치공학적 입장에서 사울의 죽음을 이해하고 풀어가고자 했다면 아멜렉이라는 사탄의 전략에 그만 걸려들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윗은 왕이 되는 것이 목적인 사람으로 살아오지 않았다.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하나님의 명령과 뜻하심을 이루어 드리며 순종하는 자로 살아가는 것이 그의 중심이었다. 그랬기에 사울의 전사(戰死)에 따른 장례식을 슬퍼하고 눈물 흘리며 애가(哀歌)를 지어 부르고, 온 이스라엘과 함께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이로써 다윗 역시 여호와의 기름 부음 받은 자로 사울을 잇는 왕이 될 수 있는 흔들 수 없는 기초를 놓는다. 그렇다. 다윗은 그 자신 역시 사람의 움직임으로 만들어진 왕이 되기를 거부하고 있다.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나라의 왕은 그래야만 한다. 세우시는 자도, 폐하시는 자도 오직 하나님 한 분이시기 때문이다. 비록 사울의 통치 40년이 불행하고 악한 역사의 연속이었지만 다름 아닌 여호와의 기름 부음 받은 자’(14,16)로서 통일왕국을 이끌었던 초대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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