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자 다윗1: 살리는 자와 죽이는 자(삼상 21.1-22.23)

20220611-12(묵상)

  

 

 

도망자 다윗1: 살리는 자와 죽이는 자

1 Sam. 21.1-22.23

  

    다윗_ 유랑하기(21.1-27.12)

 

    ▪광야행전

      *(23.15, 26.2)

      *마온(23.25)

      *엔게디(24.1)

      *바란(25.1)

 

 

도망자 다윗

 

이제 사울과 다윗 사이에 일어나는 쫓고 쫓기는 싸움이 시작된다.

아래 [A] - [B] 사이에 해당하는 대목이다. 사울은 이미 왕위 2년에, 그러니까 그의 나이 42세에 하나님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다(13.14). 그리고 50대 중반 어느 무렵에, 아말렉 전쟁에서의 불순종 때문에 <폐위선언>(15.28)을 받기에 이른다. 그런데 왕권을 지키겠다고(18.8), 사울왕조를 이어가겠다고(20.31), 그렇다면 무엇인가? 하나님은 버린다 하시는데 사울은 지키겠다고 하나님을 대적한다. 이미 다윗에게는 기름이 부어졌고, 이에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그가 온 이스라엘(18.7,16,23)은 물론 사울왕가(18.1,3,20,28)로부터까지 사울 뒤를 잇는 이스라엘의 왕으로 드러났음에도 말이다. 이처럼 사울은 완강하게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로 선다. 이것이 사무엘상 18-31장의 밑그림이다.

 

 

사무엘서를 중심으로 한 사울과 다윗연표

 

사울연표                                                                          다윗연표

 

    - 성령이 임하다(10.10)

40 – (13.1)

 

42 – 버림받음(13.14): “그의 마음에 맞는 사람을 구하여

 

50                                                                           1 – 태어남

                                                                                 - 유소년기(78.70-72)

     - 아말렉폐위선언(15.28)

        “여호와께서 오늘 이스라엘 나라를 왕에게서 떼어

           왕보다 나은 왕의 이웃에게 주셨나이다.”

 

67 – 성령이 떠나다(16.14)                                            17 - 첫 번째 기름부음(16.13)

                                                                                                              성령이 임하다(16.13)

                                                                                                              골리앗을 이기다(17.49)

 

    [A]

사울이 죽인 자는 천천이요 다윗은 만만이로다.”(18.7)

사울이 다윗을 더욱더욱 두려워하여 평생에 다윗의 대적이 되니라.”(18.29)

 

       - 다윗죽이기(18-31): [A] - [B]

 

       - “이새의 아들이 땅에 사는 동안은 너와 네 나라가 든든히 서지 못하리라.”(20.21a)

    [B]

 

80 – 아말렉전사(31.6)                                               30 - 두 번째 기름부음(삼하2.4): 유다지파의 왕

 

                                                                            37 - 세 번째 기름부음(삼하5.3): 통일왕국의 왕

 

                                                                                - 전환점밧세바(삼하11.1-27)

 

                                                                                                         70 - 

 

 

도망자 다윗(1): [A] - [B] 사이

 

    놉의 제사장 아히멜렉

           → 블레셋 가드왕 아기스

                 → 아둘람굴

                       → 모압

 

마침내 다윗에게 찾아온 것은 사울의 칼을 피해야 하는 도망자 신분이다. 천하의 다윗이 말이다.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자가 이러다니... 사무엘상 21-22장은 놉의 제사장 아히멜렉의 도움을 받음 블레셋 가드왕 아기스에게 나아감 아둘람굴 공동체 이룸 모압왕에게 의탁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흥미로운 것은 그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다름 아닌 놉 땅에 있는 하나님의 성소였다. 그가 자신을 의탁할 수 있는 피난처는 하나님의 품이었다.

 

놉의 제사장 아히멜렉에게서 가드왕 아기스에게로(21.1-15)

다윗의 피난처는 하나님의 성소다. 그는 가장 먼저 엘리의 증손, 즉 비느하스의 손자이며(14.3), 아히둡의 아들인(22.9) 제사장 아히멜렉에게로 가서 거룩한 떡’(6; 24.5-9; 12.3-8 참조)을 먹고, 사울을 두려워하여 다시 가드왕 아기스에게 피한다(21.10-15; 56.1-13 참조).

하지만 은혜와 생명이 숨쉬는 곳에는 항상 그 샘을 마르게 하는 에돔 사람 도엑 같은 자가 있다(7, 22.9-10). 그는 다윗과 제사장 아히멜렉의 대화를 엿듣는다: “그 날에 사울의 신하 한 사람이 여호와 앞에 머물러 있었는데 그는 도엑이라 이름하는 에돔 사람이요 사울의 목자장이었더라.”(7)

한편 하필이면 골리앗의 고향인 블레셋의 가드로 피신한다(10- ). 가드왕 아기스가 다윗을 알아보았고(11), 실수를 깨닫자마자 다윗은 미치광이 행세를 하며 위기를 모면한다(12-13). 이처럼 다윗에게는 두려움을 가져다 주는 것들의 연속이자 그것의 에워쌈에 포위되어 있다. 하나님이 아니면 세상 그 어디에도 진정한 피난처(안식처)는 없다.

 

아둘람굴에서 모압으로(22.1-5)

가드(블레셋, 17.4 참조)가 안전지대가 아님을 알게 되고 다시 아둘람굴로 도망한다(1). 이때 그 형제와 아비의 온 집”(1, 유다 베들레헴 에브랏, 17.12 참조)은 물론 환난 당한 모든 자와 빚진 모든 자와 마음이 원통한 자가 다 그에게로 모였고”(2a), 그는 400인을 거느리는 자가 된다(2b). 다시 모든 식솔들을 이끌고 모압으로 가지만 하나님은 이번에는 선지자 갓을 붙이셨고, 다윗은 그의 말에 따라 유다 헤렛 수풀로 이동한다(3-5).

 

사울의 놉 제사장 학살사건(22.6-23)

사울은 자신이 속한 베냐민 지파로 하여금 어찌하든지 자신을 도와 다윗을 죽이는 작전이 성공하기를 기대한다(6- ). 하지만 지금껏 아버지를 도우며 지키는 요나단을 역적모의자로 의심하고 있음을 드러낸다(8). 그만큼 고립되어 있고, 아무도 믿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것은 하나님이 다윗을 택하시사 사울 자신을 잇는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우실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까지를 무효화시키려는 패역(悖逆)과 패악(悖惡)이라는 불신앙 때문이다. 이렇듯 사울은 돌아올 수 없는 자로 서서히, 스스로 무너지고 있다.

무엇보다 놉의 제사장 85명과 그의 가족 모두를 을 처형하는 사울의 망령된 언행(17a,18-19)은 하나님으로부터 버림을 당한 왕정이 보여주는 실상이다(8.10-18; 17.14-20 참조). 다윗은 자책하면서도(22b), 살아남은 제사장 아히멜렉의 아들 아비아달을 보호하고 지킨다(23).

 

 

부스러기 묵상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23.4a)

 

그야말로 파란만장(波瀾萬丈)한 도망자 처지다.

생사를 넘나드는 위기의 연속이다. 하지만 사울은 죽이는 자로, 다윗은 살리는 자로 각자에게 주어진 인생행로를 열어간다. 놀라운 것은 하나님이 세우셨고, 한 때 비교적 오랫동안 성령의 임재 안에 있었던 사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폐위선언을 선지자 사무엘을 통해 하나님께로부터 받았던 사울이다. 그런데 이를 행하시는 하나님의 섭리와 일하심을 정면으로 거역하며 인간의 힘과 칼의 능력을 의지해 이를 지키고 유지하려고 몸부림친다. 그는 자신이 언행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몰랐을리 없다. 망가진 인간 사울의 모습이 애처롭기만 하다.

한편 다윗은 이미 선지자 사무엘을 통해 하나님이 그에게 기름부으심을 하셨고, 이에 사울을 잇는 이스라엘의 왕으로 예선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보다 앞서지 않는다. 무엇보다 인간적인 술수와 방법을 동원해 왕의 자리를 탐하지 않는다. 비록 이미 왕으로 예선되었으나 아직 왕이 아닌 자라는 자신의 신분과 위치를 흔들리는 고난의 여정이자 도망자 신세라 하더라도 말이다.

이 차이가 사울과 다윗의 간격이다. 죄인이고 그래서 죄 가운데 무너지는 게 인간이다. 죄를 지어 죄인이기도 하지만 죄인이기에 죄를 범하며 죄 가운데 살아가는 게 인생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하고, 죄 용서와 사죄의 은총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우리의 도리요 태도다. 사울은 지금이라도 멈춰서면 된다. 하나님께 모든 것을 내어드리며 그분의 처분에 자신을 맡기면 된다. 그랬으면 전직(前職) 이스라엘 초대 왕으로서, 베냐민 지파를 대표하는 지도자로서 존경 받으며 인생을 마감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사울은 하나님을 대적하고, 하나님과 싸워서라도 자신의 왕권을 지키고자 어쩌면 하나님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비극이다. 그래서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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