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에게 길을 찾다(삼상 1.1-18).

20220508(묵상)

  

 

 

한나에게 길을 찾다.

1 Sam. 1.1-18

  

    본문 관찰

 

    아들이 있으나 사사시대와 아무 상관이 없다(1-5).

    한나는 사사시대에 아들을 하나님께 드리기로 서원한다(10-18).

  

 

한나의 기도(1)

 

한나의 기도와 사무엘의 등장은 사사시대를 무대로 한다.

그 가운데서도 엘리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가 여호와의 제사장으로”(3b) 실로에, 그러니까 하나님의 전에서 제사를 집례하던 때였다. 역사는 당시의 폐역을 사무엘상은 212-36절에서 상세하게 소개한다. ‘여호와의 전이 있고, 제사가 있고, 제사장이 있다. 하지만 사사시대의 영적 어두움은 날로 깊어만 간다. 바로 이러한 때에 한나가 기도를 시작하여 아들을 낳는다. 놀랍다. 그녀의 기도와 응답은 사사시대라는 이 어두움의 시대를 이처럼 기도하며, 어떻게 기도하며, 무엇을 기도하며 살아야 하는가를 담담하게 밝힌다.

 

 

사사시대

 

사무엘상의 배경이 사사시대임을 알린다(3b). 그리고 이어 2장에서는 이 시대의 영적 형편을 알린다(2:11-36). 바로 이러한 때에 엘가나(엘장로)와 한나(한권사)가 역사의 무대에 등장한다. 엘가나는 예배를 드리는 사람으로(3a,21), 한나는 기도의 사람(10- )으로 말이다. 이런 어두움의 시대에도 한나와 같은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것은 축복이다. 하나님은 언제나 이런 사람을 통해서 일하신다.

 

 

한나의 영성

 

한나는 지금 1장에서 아들이 없어 약 오르니까, 자꾸 불임(不姙)이라고 놀림 받으니까, 요거 하나 딱 빠지니까(없으니까) 기도를 동원해서 보란 듯이 아들을 낳고, 2장에 와서야 비로소 그녀의 믿음의 세계를 여는 그런 기도를 드릴 수 있는 사람으로, 그러니까 아들을 낳은 이후에서야 영성과 믿음의 사람으로 바뀌었을까?

한나는 지금 자신이 살아가는 사사시대를 어떻게 읽어내고 있었을까를 살펴보자. 몇 가지 질문을 해 보자: 그녀가 지금 아들을 구하는 것은 단지 브닌나(브집사)의 시비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였다고 봐야할까요? 그럼, 그런 육신적인 욕심을 따라 구한 아들이 사무엘이라는 말인데, 그의 출생은 이처럼 부모의 파워게임의 부산물 밖에 되지 않을까? 1장에서 한나는 징징거리는 기도를 하고, 그리하여 이게 해결되니까 한나가 보란 듯이 아들을 성전에 드리고, 그러고 나서 2장에서야 비로소 기고만장해 하는 기도를 드리고 있는 것인가? 출생이야 어떻든, 이제 드렸으니 이 아들을 기도처럼 쓰시라고 애걸복걸(哀乞伏乞) 하고 있는 게, 1장을 지나 2장에서 서 있는 한나란 말인가?

한나의 영성은 이미 사사시대를 보는 영적인 눈을 가진 사람으로 기도를 시작한다. 그녀의 부르짖음과 통곡은 1장의 기도를 가득 채운다. 이는 단지 무자(無子)함을 면하기 위한 개인적이고, 자기 자신만의 행복과 복을 원하는 그런 기도의 사람이거나, 영성의 사람이 아님을 깨닫는다. 그녀는 이미 무너진 엘리와 그 아들들, 그리고 브닌나의 아들들에게서 결코 기대할 수 없는 영적인 텅빔을 보았다.

한 사람의 영성은 기도의 질을 결정한다. 그녀의 건강한 영성은 바른 기도를 낳고 있다. 이것이 사무엘상 초두에 등장하는 한나와 사무엘의 그림이다. 지금 사사시대는, 그야말로 모두가 다 자기 소견에 옳은대로 살아가고 있다. 심지어 엘리와 그의 아들인 제사장들마저도 말이다(2:11- ). 그러나 오직 한 사람, 한나, 그녀만은 무너져가는 이스라엘, 흥망성쇠(興亡盛衰)를 반복하면서도 깨닫지 못하고 점점 타락과 심판의 길목으로 빠져가는 이스라엘, 예배가 있고, 제사가 있고, 성전이 있어도 어느 것 하나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높이거나 드러내는 일에 그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총체적인 위기 그 속에서 유독 한 사람 한나만이 하나님의 꿈을 갈망하고 있다.

 

 

부스러기 묵상

 

엘리의 땅에도 한나의 하늘이 열린다.

한나는 단지 그 흔한 아들을 하나 더 이 땅에 태어나게 하기 위해서 기도를 동원하고 있지 않다. 그녀는 꿈을 꾼다. 찬란한 이스라엘의 회복을, 그래서 메시야가 오심을 통해서 창자 도래할 구원과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본다. 이것이 그녀의 기도의 핵심이고 그녀의 영성이다. 이처럼 건강한 영성은 바른 기도를 드리도록, 바른 기도자로 하나님 앞에 서도록 끊임없이 도전한다. 한나의 가슴에는 이 불이 있었다. 단지 너는 있는데 나는 없다, 그러니 나도 있어야겠다, 그래서 기도한다,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브닌나의 훼방은 그를 심히 격동하여 번민케 하”(6b)였고, 그래서 괴로움(10), 슬픔(15), 원통함(16)이 한나를 엄습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한나는 그런 것들을 하나님을 구하고,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을 만나는 기회로 삼고, 기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한나가 당한 인간적인 고통과 아픔을 무시하거나, 아니면 한나는 이런 것들에 전혀 연연하지 않았다고 몰고 갈 생각은 전혀 없다. 그도 역시 사람이다.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괴롭고, 쓸쓸하고, 한스러웠을까? 우리가 당하는 것과 동일하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마저도 하나님의 흐름으로, 하나님의 회복으로, -단지 개인적인 아픔으로 끝내 버리고 그것을 잊고 무마하고 넘어가기 위해서 기도를 빌려오는 그런 것이 아니라- 사사시대의 파도를 타고 있다.

이런 기도를 드릴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우리시대의 아픔을 보면서, 영적인 공황과 무너짐을 보면서, 사람들이 각각 자기의 소견에 옳은대로 살아가는 것을 보면서, 거기에 휩쓸려 동화되지 않고, 오히려 이 영적 황무지에서 장미꽃을 피워내는 사람이 요구되는 시대를 살아간다. 중요한 것은 기도 이전, 그 사람의 영성이다. 기도자는 그가 보고, 믿고, 알고, 누리고, 깨닫고, 그래서 성장과 성숙해 있는 그것만큼을 기도할 수 있다. 기도는 단지 무릎을 꿇고 앉아서 부르짖는 것만이 아니다. 기도는 영성이다. 바로 이 건강한 영성을 구하는 예배가 되고 기도가 되는 모두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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