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 곁의 사람들(삼하 16.1-17.23)

20221015-17(묵상)

  

 

 

다윗 곁의 사람들

삼하 16.1-17.23

 

 

    본문 관찰

 

    시바 vs 시므이(16.1-14)

    후새 vs 아히도벨(16.15-17.23)

  

 

승리는 누구에게 속한 것인가.

 

아버지와 아들이 싸운다?

일반적으로도 용납하기 쉽지 않다. 그런데 그들이 다윗과 압살롬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천하의 다윗이 아들 압살롬의 난을 통해 망명길에 오르고, 그것도 하나님이 다윗과 맺은 다윗언약(삼하 7)의 잉크가 아직 마르지도 않았을 때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 곤혹스럽기 그지없다. 하지만 <다윗언약다윗의 범죄(밧세바 사건)아들 압살롬의 난>을 하나의 선에 올려놓고 보면 희미하기는 하지만 그 그림이 드러난다. 그것은 지금 현재진행형인 압살롬의 난에는 하나님이 없다는 점이다.

다른 말로 하면, 압살롬은 아버지의 왕권은 물론 하나님의 말씀과 이스라엘을 향한 계획과 상관없이 지금 도모하는 이 일을 자기 스스로의 힘이라는 야망과 욕망으로 도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압살롬은 지금 하나님을 대항하고 있고, 이를 승리로 만들어서 스스로 이스라엘의 왕이 되겠다는 얘기다. 이게 하나님이 없다는 말의 의미다. 그러면 이제 이런 거시적인 전망대에서 압살롬 텍스트를 내려다 보자.

 

 

시바 vs 시므이(16.1-14)

 

요나단의 장애 아들 므비보셋을 섬기라고 보낸 시바가 망명길에 오른 다윗에게 음식을 두 나귀에 가득히 실어온다(1-2). 하지만 시바는 므비보셋을 결정적으로 험담하는 거짓을 다윗에게 고한다: “이스라엘 족속이 오늘 내 아버지의 나라를 내게 돌리리라.”(3b) 압살롬의 난을 틈타 베냐민지파가 다시 나라를 다윗으로부터 회복하려한다는 얘기다. 다윗은 이 거짓말에 므비보셋의 재산을 몰수하여 시바에게 넘긴다(4).

이번에는 다른 사건이지만 결이 비슷한 다윗을 저주하는 시므이를 보라. 다윗을 저주하는 사울의 친척 시므이(5-14)를 통해서 볼 때 사울는 다윗에 적대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아들 압살롬은 물론 사울가의 사람들이 이 틈을 타서 다시 사울왕조를 복원하려는 것처럼 보여진다는 점이 크다. 하지만 다윗은 이런 정변 속에서도 이 모든 수치와 모욕과 저주를 금하지 않고 현실로 인정하면서(A), 그러나 이를 하나님의 자비의 출구로 삼으려고 하는 자세를 취한다(B):

 

    [A] 시므이

    “피를 흘린 자여 거거라. 사울의 족속의 모든 피를 여호와께서 네게로 돌리셨도다.

      그를 이어서 네가 왕이 되었으나 여호와께서 나라를 네아들 압살롬의 손에 넘기셨도다.”(7b-8a)

    ↓

    [B] 다윗

    “여호와께서 그에게 명령하신 것이니 그가 저주하게 버려두라.

     혹시 여호와께서 나의 원통함을 감찰하시리니

     오늘 그 저주 때문에 여호와께서 선으로 내게 갚아 주시리라.”(11b-12)

 

가히 사면초가(四面楚歌). 설상가상으로 사울의 친족인 시므이로부터 입에 담을 수 없는 저주를 당하면서 왕도 예루살렘을 버리고 아들 압살롬의 칼을 피해 망명이라는 이름으로 야반도주 중이다. 이처럼 다윗을 둘러싼 모든 정황에 최악이다. 하지만 단 하나,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 하나, 그것은 다윗이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를 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이것이 다윗의 하강곡선을 끝없이 추락하지 않게 하는 버팀목이었다. 이어지는 다윗(후세)과 압살롬(아히도벨)의 대리전을 주목하는 이유다.

 

 

후새 vs 아히도벨(16.15-17.23)

 

한편 후새(다윗) vs 아히도벨(압살롬)의 대리전처럼 보인다. 아히도벨의 탁월함(16.23)에도 불구하고 그의 모략이 채택되지 않은 것은 다윗의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으로 보인다(15.31). 아히도벨의 몰락 배후에는 역시 그의 능력(16.23)을 신뢰하거나 따르지 못한 압살롬의 무능이 자리한다.

후새는 압살롬에게 공개적으로 지지선언을 한다: “내가 여호와와 이 백성 모든 이스라엘의 택한 자에게 속하여 그와 함께 있을 것이니이다.”(16.18) 신명기가 말하는 이스라엘 왕에 대한 율법을 들어 압살롬의 정통성을 인정해 주면서 압살롬의 곁으로 깊숙이 들어간다. 바로 이 부분이 후새를 통해 다윗의 기도에 응답하시는 하나님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압살롬의 이야기가 전성기에 들어섰으나(16.15), 그러나 그것은 보이는 겉그림이다. 실상은 지금 그의 야망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아히도벨의 제안을 따라 다윗의 후궁들을 취함으로써 압살롬이 다윗의 왕권을 승계했음을 보여주는 죄행을 향해 그는 거침없이 돌진하지만 이는 나단의 예언의 성취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두렵지 않을 수 없다(16.21-23; 12.11-12 참조). 이어 아이도벨의 모략이 탁월했으나(17.1-4), 그러나 후새의 제안이 받아들여지도록 다윗의 기도에 응답하신다(17.5-14; 15.31 참조).

 

    “이는 여호와께서 압살롬에게 화를 내리사 ”(17.14b)

 

하나님이 세우신 왕 다윗을 죽이는 아히도벨의 지략을 폐하시고, 이스라엘을 사람의 나라로 만들고자 하는 왕 압살롬을 죽이는 후새의 제안을 사용하사 다윗을 구원하시며 섭리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이처럼 흔들리는 중에도 다윗은 하나님을 구했고, 하나님은 그의 기도에 응답하신다: “여호와여 원하옵건대 아히도벨의 모략을 어리석게 하옵소서.”(15.31)

마침내 후새 두 제사장(사독과 아비아달) 요나단과 아히마아스 다윗에게 아히도벨의 계획이 전해지고(17.15-18), 이에 다윗은 요단을 건너 피신한다(17.19-22). 이로써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누구 편이신가, 비록 하나님께 범죄한 이후이지만, 그래서 그 죄에 따른 심판이 집행 중이지만, 그럼에도 그런 상황과 형편 중에도 그가 무엇을 바라보며 폭풍우 속을 걷는가를 통해 이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보게 된다.

 

 

부스러기 묵상

 

    “압살롬과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이 예루살렘에 이르고 ”(16.15a)

 

아히도벨의 지혜와 묘략이 하나님의 섭리를 넘어설 수는 없다.

이것이 압살롬과 그의 사람들의 한계다. 어찌 사람의 지혜가 하나님의 지혜를 이길 수 있으랴. 사람이 일하는 것 같고, 사람의 지혜가 이길 것 같고, 그래서 압살롬의 난이 성공하여 온 이스라엘이 압살롬의 손에 들어갈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드러난 사람의 묘략만 볼 때는 압살롬 이야기가 이처럼 흘러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섭리는 여전리 유효하다.

다 무너져 곧 쓰러질 것 같은 다윗의 장막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이것은 드러나 보이는 부분이다. 핵심은 하나님이 누구의 편이신가에 있다. 하나님은 드러나지 않는 다윗의 라인을 사용하셔서 사람의 묘략을 꺾으신다. 그러므로 지금 상황과 형편이 전부는 아니다. 승리는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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