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하고 있는 7지파(수 18.1-28)

20210913-14(묵상)

 

 

 

지체하고 있는 7지파

Josh. 18.1-28

 

    본문 관찰

 

    온 회중이 실로에 모여서 거기에 회막을 세웠으며(1a)

    그 기업의 분배를 받지 못한 자가 아직도 일곱 지파라(2)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르되 어느 때까지 지체하겠느냐(3)

    그 땅을 일곱 부분으로 그려서 이 곳 내게로 가져오라(6a)

    여호수아가 그들을 위하여 실로의 여호와 앞에서 제비를 뽑고(10a)

    그가 거기서 이스라엘 자손의 분파대로 그 땅을 분배하였더라(10b)

    베냐민 자손 지파를 위하여 그들 가족대로 받은 기업이었더라(11-28)

  

 

실로 성막시대와 7지파 분배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이 실로에 모여서 거기에 회막을 세웠으며

      그 땅은 그들 앞에서 돌아와 복종되었더라.”(1)

 

이제 길갈에서 실로로 회막이 옮겨졌다(14.6 18.1).

길갈은 벧엘 북편 세겜으로 올라가는 큰 길 동편”(21.19)에 위치해 있는데, 예루살렘에서는 북쪽으로 약 30정도의 거리이다. 이때부터 실로는 사무엘 시대에 이르기까지 약 400여 년 동안 이스라엘의 중심지가 되었다(12.11, 18.31, 삼상1.9,24, 7.12). 이로써 실로는 가나안의 첫 번 중앙성소’(단일성소)가 자리한 중요한 장소가 된다.

한편, 남은 일곱 지파에 문제가 생겼다. 갈렙의 태도와 비교해 볼 때 이들은 결국 두려움과 믿음 없음 때문에 하나님의 약속을 순종하지 못하는 연약함에 빠져 있었다(3). 현실적으로 볼 때 5-7년이나 진행된 전쟁이었기에 이해는 가지만, 그러나 옳은 것은 아니었다.

   

 

다른 7지파의 분배(2-10)

베냐민 지파(11-28)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르되

      너희가 너희 조상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주신 땅을

      점령하러 가기를 어느 때까지 지체하겠느냐.”(3)

 

정복을 미루는 불순종은 점점 누적되고 있었다(13.1,13, 15.63, 16.10, 17.12-13, 23.1-13, 1.1,21-36). 이스라엘은 이미 광야에서 모세를 통해 불순종했을 때의 결과가 어떠하리라는 말씀을 들었고 또 알았다(33.54-56).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언약의 말씀을 행할 능력(믿음)이 없었던 것이다. 급기야 절반이 넘는 지파가 아직 정복해야 할 땅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명하신 정복전쟁을 시도하지도 않은 채 미적미적거리고 있었다(2-3).

그러므로 여호수아의 질책(책망)은 매우 적절하고도 당연했다. 어떤 면에서 책망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그것만큼 희망이 있다는 뜻도 된다. 사실 5년이 넘는 전쟁을 이미 치렀고(14.10), 전쟁이 그친 이후에 분배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아직 남은 가나안 족속들을 계속되는 전쟁을 통해 분배된() 땅을 얻어가는 싸움은 생각처럼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렵고 힘들다고 쫓아내지 않으면 그것은 곧 하나님의 명령을 불순종하는 것이 되고(33.50-54), 그렇게 되면 거기에 따른 값비싼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사실이다(33.55-56). 이걸 누구보다 잘 아는 이스라엘이 여호수아가 어느 때까지 지체하겠느냐!”(3b)며 호통을 치는 때까지 정복한 땅, 그래서 이미 분배받은 다른 지파들의 틈바구니에서 적당하게 소일하고 있는 꼴이 우리가 봐도 얄미운데 하나님 보시기에는 어찌했을꼬.

하나님의 임재하심 앞에서(1), 그리고 그 여세를 몰아 너희 조상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주신 땅을 점령하러 가기”(3a)를 다시 생각나게 하는 여호수아의 애타는 마음이 그대로 전달된다. 정말이지 앞으로 주땅이 아니라 주땅이다. 모든 7지파 사람들이 엉거주춤하고 있을 때 오직 여호수아만은 발 빠르게 움직인다: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르되 ”(3a) 그의 지혜와 지도력이 다시금 빛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여호수아는 먼저 정복지에 조사단을 파견한다(4-8). 그들의 사명은 그 땅을 측량하고 조사하여 지도를 작성하여 오는 일이다. 이 일은 잘 진행되었고 여호수아는 실로의 여호와 앞에서 제비를 뽑고 그가 거기서 이스라엘 자손의 분파대로 그 땅을 분배”(10)함으로써 마침내 온 지파에게 기업을 나누는 일은 일단락된다. 기업()을 분배받은 것은 철저히 하나님의 값없이 주시는 선물임이 다시금 선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이다.

   

 

부스러기 묵상

 

제비뽑기는 이스라엘에 내려오는 전통적인 방법이다(6-10, 7.16-21, 19.1,51).

구약에서는 두 염소 중에서 여호와께 드릴 속죄제물과 광야에 보낼 아사셀을 가릴 때(16.8-10), 사울이 사무엘에게 기름부음을 받았지만 백성들 앞에서 이스라엘의 초대 왕으로 선택할 때(삼상10.17-24), 이스라엘이 미스바에 모여 레위인이 당한 끔찍한 일을 해결하기 위해 베냐민의 기브아 사람들을 응징할 병력을 선발할 때(20.8-11), 성전에서의 직무들을 할당할 때(대상25.8, 26.13), 포로기 이후에 예루살렘에 거주할 사람들을 선발할 때(11.1-2) 사용되었다.

그리고 신약에서는 가룟 유다를 대신하여 맛디아를 사도로 보선할 때 각각 이 방식이 사용된 것이 대표적이다(1.15-26). 그 외에도 성경에는 다른 예들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삼상14.36-42, 3.7, 1.7, 27.35).

제비뽑기의 가장 큰 강점은 그것을 행한 이후에 별다른 후유증이 없다는 점이다. 하나님의 뜻에 모든 것을 맡긴다는, 그만큼 하나님을 신뢰하는 신앙이 기저에 강하게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의 대결이라는 방식을 취하는 투표는 만장일치가 아닐 경우에는 말도 많고 탈도 많다. 모든 것이 두 편으로 갈라지는 것에 따른 분열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결국은 어떤 의사결정의 주도권이 사람에게 있는 것처럼 결과 되어진다는데 있다.

이처럼 투표는 하나님이 일하신다는 점이 부각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많음 만큼 그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그럴수록 수()의 대결로 문제를 풀려는 시도가 비일비재(非一非再)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쌍방간에 상처만 남기면서 끝 모를 악순환이 연속된다. 그래서 성경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뜻을 제시하시는 방편으로 제비뽑기를 선호하고 있음을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지지하고 있지 않나 싶다.

만일 다수결로 투표를 했다면 가나안 정탐은 부결(10 vs 2)되고 말았을 것이다. 그 결과 여호수아와 갈렙은 패배자가 되어 광야에서 은퇴하고, 다수인 10명의 정탐꾼(승리자)들이 가나안 시대를 주도했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처럼 일하시지 않으셨다. 교회(가정, 공동체)의 의사결정이 무엇에 기초해야 하는가를 매우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는 중요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이제 21명의 조사단이 수 많은 날들을 들여 만들어 온 지도를 따라 제비뽑기를 통해 7지파에게 땅을 분배하는 일이 끝났고(10), 이어서 베냐민 지파를 시작으로 각 지파들이 얻은 기업들을 소개하는 일이 이어진다(11- ). 이제 저들이 할 일은 이미 법정적으로 얻은 기업을 실제적으로 누리는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 현실 너머에서 이스라엘을 붙드시는 하나님을 향한 신뢰, 상황이라는 변수(變數)가 아니라 믿음이라는 정수(定數)를 보는 눈, 이것이 가나안과 이스라엘의 미래를 결정하는 가장 확실한 가치들이다.

 

   

  • *본문(수18.1-28)은 강해설교를 하지 않고, 기초 묵상만 하고 다음으로 넘어간다. 하지만 개인성경연구(PBS)와 말씀묵상(QT)을 겸하고 있으므로 간략하게 묵상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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