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지파 파노라마(창 29.31-30.24)

20200216-17(묵상)

  

 

 

12지파 파노라마

Gen. 29.31-30.24

  

   본문 관찰

 

   야곱의 아들들의 출생

   레 아: 르우벤(29.32), 시므온(29.33), 레위(29.34), 유다(29.35),

   잇사갈(30.17-18), 스불론(30.19-20), [참고, 딸 디나(30.21)]

   빌 하: (30.5-6), 납달리(30.7-8)

   실 바: (30.10-11), 아셀(30.12-13)

   라 헬: 요셉(30.22-24), 베냐민(35.18)

   

 

야곱의 후손들

 

창세기 족장들의 결혼은 여러모로 특이하다.

아브라함은 아내 사라와의 사이에서 이삭을 낳는데(21.1-7), 그 이전에 하갈에게서 이스마엘을 낳는다(16.1-16). 그리고 사라가 죽은 후에 그두라를 취하여 시므란과 그의 형제 여섯을 더 낳는다(25.1-6). 그러니까 이삭은 아브라함의 장남이 아니고 유일한 아들 또한 아니다. 야곱 역시 이삭의 아내 리브가가 낳은 에서와 야곱 중에서 차남이다(24.1-67).

그리고 오늘 본문에 소개되는 야곱의 아들들 중 장남은 레아가 낳은 르우벤이지만 메시야의 족보(가계)를 계승하는 자는 4남인 유다다(29.35, 49.8; 1.2 참조). 유다 역시 장남 엘의 후손이 아닌 자부 다말과의 사이에서 낳은 베레스가 족보에 오르게 된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어떻든 야곱은 네 명의 아내로부터 12명의 아들을 낳고, 이스라엘이 민족과 12지파를 이루는 초석을 놓는다. 하지만 그 시작을 둘러싼 이야기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좀 곤혹스러운 게 사실이다.

   

 

야곱의 아들들(29.31-30.24, #아래 이름 앞의 숫자는 아들 순서임)

 

[1] 본처(本妻) 레아(29.31-35, 30.17-21)

   ① 르우벤(29.32), 시므온(29.33), 레위(29.34), 유다(29.35),

   ⑨ 잇사갈(30.17-18), 스불론(30.19-20), [참고, 딸 디나(30.21)]

본처이자 언니임에도 동생 라헬에게 남편 사랑을 빼앗기고 살아가는 여인의 아픔과 눈물이 진한 애향(哀香)이 되어 밧단아람을 뒤덮는다. 그녀의 삶의 유일한 초점은 오직 남편 야곱의 사랑이다. 하나님은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다 주시지는 않으시는 분이실까. 그럴지도 모른다. 하나님은 이런 레아, 즉 남편 야곱에게 사랑받지 못함을 보시고레아에게는 태를 여시고, 남편의 사랑을 독차지한 라헬에게는 태를 닫으신다(31).

많은 아들들을 출산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씨받이에 불과한 것처럼 느끼는 레아에게서 연민을 느낀다. 장남 르우벤(‘아들을 보라’)을 낳고 이제는 내 남편이 나를 사랑하리로다”(32), 차남 시므온(‘들으셨다’)을 낳고 여호와께서 내가 사랑받지 못함을 들으셨으므로”(33), 삼남 레위(‘연합’)를 낳고 내 남편이 지금부터 나와 연합하리로다”(34)라며 짝사랑의 노래를 줄기차게 부른다. 좀 애처롭다.

그런데 넷째 유다(‘찬송’)를 낳고서 마침내 내가 이제는 여호와를 찬송하리로다”(35)라는 고백을 토해낸다. 아픈 만큼 성숙한 것일까. 맞는 것 같다. 그녀는 남편 사랑에 목숨을 건 기나긴 모진 세월을 통해 자신의 시선을 하나님께로 향하는 법을 배웠다. 진정한 소망은 하나님께로 말미암는다는 것을 마침내 체득한 것이다. 이것이 레아가 선택한 고난이 준 값진 선물이다.

이처럼 경쟁하듯 아들을 출산하고 있는 무렵 장남 르우벤이 들어서 합환채를 얻는데 이를 라헬이 언니 레아에게서 사는 조건으로 야곱이 언니 레아와 동침하는 것을 허락한다(30.14-16). 창세기 기자는 이 일을 하나님이 레아의 소원을 들으셨”(30.17a)다는 주석을 통해 여전히 레아가 자식을 낳는 것으로, 무엇보다 이를 통해 남편 야곱의 사랑을 받으려는 마음을 전해준다. 이를 통해 잇사갈(‘자비를 베푸소서’)을 낳고 하나님이 내게 그 값을 주셨다”(30.18)라고 고백한다. 이어 스불론(‘후한 선물’)을 낳고 하나님이 내게 후한 선물을 주시도다. 내가 남편에게 여섯 아들을 낳았으니 이제는 그가 나와 함께 살리라”(30.20)라고 끝까지 사부곡을 노래한다. 이어 외동딸 디나도 낳는다(30.21). 그래서 일까. 후에 레아는 가나안에서 죽어 마므레 앞 막벨라 굴에 야곱의 열조와 함께 장사됨으로써 사실상 본처로 생을 마감한다(49.30-31).

 

[2] 라헬의 시녀(侍女), 빌하(30.4-8)

   ⑤ (30.5-6), 납달리(30.7-8)

레아에게서 아들들이 태어나는 것은 라헬에게는 견딜 수 없는 아픔이고 상처였다. 사라가 하갈을 통해 자녀를 낳으려고 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라헬이 여종 빌하를 통해 단(‘심판’)을 낳아 하나님이 내 억울함을 푸시려고 내 호소를 들으사 내게 아들을 주셨다”(30.6)라고 입을 연다. 이어 납달리(‘경쟁’)를 낳아 내가 언니와 크게 경쟁하여 이겼다”(30.8)라며 끝내 자신의 본심을 숨기지 않는다.

 

[3] 레아의 시녀(侍女), 실바(30.9-13)

   ⑦ (30.10-11), 아셀(30.12-13)

레아가 자신의 출산이 멈추자 이번에는 시녀 실발를 야곱에게 주어 자녀를 낳고자 한다. 그래서 갓(‘행운’)을 낳고 복되도다!”라고 희망을 이어간다. 이어 아셀(‘기쁨’)을 낳고 비로소 기쁘도다!”(30.13)라고 외친다. 이로써 레아는 여섯 아들과 딸 하나를 낳는다.

 

[4] 애처(愛妻) 라헬 (30.22-24, 35.16-22)

   ⑪ 요셉(30.22-24), 베냐민(35.18)

하나님이 마침내 라헬을 생각하사 그녀의 태를 여시고 아들 요셉을 주신다(22-23). 마침내 그렇게도 원하던 아이를 태중에 갖게 된 라헬은 하나님이 내 부끄러움을 씻으셨다하고 낳은 아들을 받아들고 그의 이름을 요셉(‘하나님께서 더하신다’)이라 부른다(30.23-24). 얼마나 자식을 원했겠는가를 미루어 생각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나님은 그의 소원대로 후에 열두 번째 아들, 베냐민을 허락하시는데 그를 출산하면서 라헬은 숨을 거둔다(35.16-22).

 

 

열두 아들들(29-30, 3.18)

IS 열두 지파의 조상(49.28)

 

   “그들은 이스라엘 12지파라

    이와 같이 그 아비가 그들에게 말하고 그들에게 축복하였으되

    곧 그들 각인의 분량대로 축복하였더라.”(49.28)

 

어떻든 야곱은 네 명의 아내로부터 12명의 아들을 낳고, 이스라엘이 민족과 12지파를 이루는 초석을 놓는다. 하지만 그 득남(출산)을 둘러싼 이야기는 우리가 읽고 아는 바 그대로다. 이제 창세기는 이 12 아들들 사이에 일어나는 스캔들을 배경으로 삼은 족장들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과연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은 어떻게 전개될까. 하나님은 이 일을 당신의 사람들 사이에서 어떻게 펼쳐 가실까.

   

 

부스러기 묵상

 

외삼촌 라반의 속임수가 여러모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 중 하나가 이를 통해 야곱에게 네 명의 아내가 주어지는 부분이다. 하나님은 라반, 레아, 라헬, 그리고 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야곱을 통해 이스라엘 12 지파를 이루어 가신다. 이들이 이스라엘 12 지파가 되는 것은 이러고도 한참 후의 일이지만 최소한 그 씨앗과 밭은 만들어진 셈이다. 마침내 하늘의 별처럼 바다의 모래처럼 네 후손이 많을 것이라는 족장들을 향한 하나님의 말씀과 계획이 점차 그 성취를 향해 달려갈 준비를 마친 셈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죽을 수도 없고, 동시에 그 어떤 위기와 고난을 만나더라고 결국은 일어날 것이다. 또한 용서 받지 못할 죄는 없을 것이고, 비록 부끄럽고 통탄스러운 일들이 빠져 허우적거릴지라도 끝내 하나님의 은혜와 위로와 용서의 품에서 다시 새로운 희망을 이어갈 것이다. 야곱은 어미니 리브가의 생각처럼 몇 날 동안’(27.44)이 아닌 세월을 이처럼 보내면서 하나님의 사람으로, 이스라엘 민족으로 세워질 놀라운 비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비록 속고 속이는 것처럼 보일지라고, 그 세월이 20(31.38)이 걸릴지라도 하나님은 당신의 길고 긴 이야기를 자라게 하시고 꽃피우시고 열매 맺게 하신다. 이 하나님의 열심이 야곱의 일생을 붙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야곱 역시 하나님의 사람으로 조금씩 세워져 간다. 자녀를 낳고, 기르는 것이 그냥 되던가. 바람 잘 날 없는 나무처럼 잎새 많은 야곱나무는 이렇게 세상 풍파를 이겨나간다. 그 속에 든 하나님의 이야기를 읽어내는 것은 창세기를 읽어가는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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