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랄의 추억(창 26.1-16)

20200208(묵상)

  

 

 

그랄의 추억

Gen. 26.1-16

  

본문 관찰

 

부전자전(父傳子傳, 1-11)

      그 땅에 또 흉년이 들매

      여호와께서 이삭에게 나타나 이르시되 애굽으로 내려가지 말고

      내가 네게 지시하는 땅에 거주하라

      이삭이 그랄에 거주하였더니

      이삭이 거기 오래 거주하였더니

   이삭 vs 아비멜렉(12-33)

      이삭이 그 땅에서 농사하여 그 해에 100배나 얻었고

      여호와께서 복을 주시므로

      블레셋 사람이 그를 시기하여 우리를 떠나라

 

         [구조] 블레셋과의 갈등(26.1-33)

      그랄에서 일어난 일(1-22)

      브엘세바에서 일어난 일(23-33)

   

 

나그네 인생

 

이삭은 그 땅에서 그랄로 이동한다.

다름 아닌 흉년 때문이다. 약속의 땅에도 기근은 있다. 1절의 그 땅은 브엘세바 들에 있는 하갈의 우물 곁 브엘라해로이(25.11). 비록 그 땅에 흉년이 들었지만 아버지 아브라함처럼 애굽으로 내려가지는 않았고, -하나님의 명령, 애굽으로 내려가지 말고”(2)에 순종한다.- 그랄로 가서 블레셋 땅에 일단 거하였다(2-6). 어려움 중에도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순종인 셈이다. 한편 온전한 순종과 믿음의 여정은 아직 아니다(7-11).

한편 이삭은 블레셋 땅에서 거부가 되었다(12-13). 그러나 이것은 블레셋과의 결별이라는 시련을 낳는다(14-16). 블레셋은 이삭의 형통을 보장해 주지 못한 것이다. 흉년을 지나고 있는 이삭에 대한 하나님의 보호하심, 풍년을 누리는 이삭에 대한 블레셋(아비멜렉)의 거부가 절묘하게 하모니를 이루면서 하나님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다시금 점검케 하신다.

   

 

하나님: “애굽으로 내려가지 말고

 

   A 이삭이 그랄로 가서(1)

      X 여호와께서 애굽으로 내려가지 말고(2)

   A' 이삭이 그랄에 거주하였더니(6)

 

흉년을 피해 브엘라헤로이에서 그랄로(25.11 26.1), 그렇다면 이 이동은 다시 그랄에서 애굽으로 내려가려는 것이었을까? 진정 다시 애굽인가. 그런데 아버지 아브라함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하나님께서 직접 개입하셔서 애굽으로 내려가는 것을 금지하신다(2, 12.10 참조). 하나님은 애굽금지령과 함께 약속의 땅에 머물라 명하시면서 소위 아브라함언약’(3-5)을 다시 새롭게 재확인하신다. 이에 대한 이삭의 응답이 눈부시다. 그는 하나님께서 아버지와 맺은 언약에 순종한다(6).

그리고 이 순종은 그 땅에서 100배나 얻고 거부가 되는 복으로 이어진다(12-13). 하나님의 복은 애굽이 아닌 약속의 땅에서 주어진다. 하나님은 비록 오늘은 흉년이지만 그럼에도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사는 자에게 흉년이 변하여 그 해에 100배나 얻었고’(12)로 되돌리신다. 우리의 눈을 당장 풍요로워 보이는 애굽이 피난처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하나님은 흉년 너머에 있는 창대하고 왕성하여 마침내 거부가 되어”(13)지게 하신다.

   

 

아비멜렉: “우리를 떠나라!”

 

   A 이삭이 아비멜렉에게 이르렀더니(1)

      X 이삭이 여호와께서 복을 주시므로(12)

   B 아비멜렉이 이삭에게 우리를 떠나라(16)

 

하지만 이삭의 순종은 반쪽짜리다. 애굽금지령은 순종하였으나(6,8a), 아버지처럼 아내 리브가를 누이라 속인다(7). 이 땅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을 받았음에도 말이다: “이 땅에 거류하면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게 복을 주고 내가 이 모든 땅을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라 내가 네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맹세한 것을 이루어”(3)

하나님의 말씀(명령)을 온전히 순종하며 살기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는 아내 리브가의 아름다움 때문에 어쩌면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컸고(7b,9b), 그래서 누이라 속였다. 하지만 그는 모리아산에서 아버지 아브라함의 순종 앞에서도 죽음이 건너뛰었고, 무엇보다 약속의 아들이 아닌가. 그는 믿음이 약했고, 그래서 그랄 사람들을 하나님보다 더 두려워했다. 그래서 자기 힘으로 자신을 지키고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부스러기 묵상

 

언약의 상속자로서의 이삭이 빛난다.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맺었던 언약을 그에게서 더욱 견고케 하셨다(3-5). 하지만 그는 아버지의 실수를 그대로 반복한다(父傳子傳, 21.22-34). 그는 한 손에는 애굽금지령에 대한 순종을, 다른 한 손에는 아내 리브가를 누이라 속이는 거짓을 들고 적절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그의 연약해 보이는 모습은 이방 아비멜렉보다 못한 수준이다.

때로 견고한 믿음의 여정을 걷기도 하고, 또한 때때로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는 말씀의 길 밖으로 벗아날 때가 있다: “내가 죽게 될까 두려워 하였음이로라.”(9b) 하지만 창세기의 독자들은 다 아는 바다. 이삭은 죽을 수 없다. 사라에게서 난 자에게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복이 주어질 것이다. 그래서 그는 청년기에 접어들 무렵 모리아산에서 제물되었어야 할 자리에서도 살아서 그 산을 내려오지 않았는가.

또한 이삭은 아직 결혼 전이다. 이 말은 무엇인가. 약속의 자녀가 아직 그를 통해 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소명자는 잠들지 않는다, 그렇다. 그는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언약하신 하나님의 섭리가 자신을 통해 자식의 대로 흘러가야 하고, 그렇다면 이 일을 잘 받들어 섬겨야 할 사명이 있는 자다. 그런데 죽을 것을 생각한다?

때로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라 사사로운 자기의 이익(사익)을 따를 때 믿음의 여정에서 그만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 이삭이 그러하다. 그는 자신의 생명을 자신의 능력과 판단으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 듯하다. 그래서 아비멜렉을 속였고, 이것이 탄로 나자 세상으로부터 정죄를 당하게 되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는 오늘을 사는 성도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큰 교훈이다.

 

 

제목 날짜
열일곱살 요셉, 감사합니다(창 37.1-11). 2020.08.11
에서의 후손들(창 36.1-43) 2020.08.10
내 인생행전에 넣어주실 벧엘2(창 35.1-15) 2020.08.10
내 인생행전에 넣어주신 벧엘1(창 35.1-15) 2020.08.10
결(結)_벧엘체험(창 35.1-29) 2020.08.10
전(轉)_디나사건(창 34.1-31) 2020.08.10
승(承)_화해행전(창 33.1-20) 2020.08.05
기(起)_얍복대첩.b(창 32.21-32) 2020.08.05
기(起)_얍복대첩.a(창 32.1-20) 2020.08.05
야곱 vs 라반, 그 절묘한 시소게임(창 31.1-55) 2020.08.05
야곱주식회사(창 30.25-43) 2020.08.04
12지파 파노라마(창 29.31-30.24) 2020.08.04
야곱의 결혼이야기(창 29.1-30) 2020.08.04
기도③: 야곱의 기도(창 28.1-22) 2020.08.04
이삭의 기도(창 27.1-46) 2020.08.03
이삭 vs 아비멜렉: 승자의 법칙(창 26.26-35) 2020.08.03
다시 브엘세바로!(창 26.17-25) 2020.08.02
그랄의 추억(창 26.1-16) 2020.07.30
에서 vs 야곱: 장자권 이야기(창 25.19-34) 2020.07.30
아브라함, 또 다른 이야기(창 25.1-18) 2020.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