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⑦ - 우 박(출 9.13-35)

20210421(묵상)

  

 

 

재앙- 우 박

Ex. 9.13-35

 

    본문 관찰

 

    하나님

    내가 이번에는 온 천하에 나와 같은 자가 없음을 네가 알게 하리라

    내가 무거운 우박을 내리리니

    무릇 들에 있어서 집에 돌아오지 않는 것들에게는

    우박이 그 위에 내리리니 그것들이 죽으리라

    이스라엘 자손들이 있는 그 곳 고센 땅에는 우박이 없었더라

 

    바 로

    이번은 내가 범죄하였노라

    여호와는 의로우시고 나와 나의 백성은 악하도다

    내가 너희를 보내리니 너희가 다시는 머물지 아니하리라

    비와 우박과 우렛소리가 그친 것을 보고 다시 범죄하여 마음을 완악하게 하니

 

 

바로 바이러스

 

    “내가 손을 펴서 돌림병으로 너와 네 백성을 쳤더라면

      네가 세상에서 끊어졌을 것이나,

      내가 너를 세웠음은 나의 능력을 네게 보이고

      내 이름이 온 천하에 전파되게 하려 하였음이니라.”(15-16)

 

일곱째 재앙은 여러모로 좀 특별하다.

여섯째 재앙이 끝나고 일곱째 재앙으로 넘어갈 때 다른 재앙의 때와는 다른 부분이 발견되는 점에서 그렇다. 하나님은 비교적 소상하게 여섯째 재앙과 관련된 당신의 마음과 생각을 전달해 주신다(15-17). 또한 일곱째 재앙을 피할 길까지도 제시해 주신다(18-21). 그럼에도 바로의 변덕스러움이라는 병은 그러나 다시 범죄하여”(32,34) 좀처럼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바로는 지금 죽음에 이르는 병에 걸려있다. 이미 죽었을 수도 있다(15). 그럼에도 좀처럼 변화되지 않는다. 하나님의 기적 앞에서도 이럴 수 있는 인간의 완악함이 죄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언행일치(言行一致, 13-26)

 

하나님도 집요하시기도 하고, 또 참으로 무던하시다 싶다. 여섯째 재앙으로 끝낼 수도 있으셨다는 하나님의 뒷이야기(15)가 무엇을 의미할까. 그러시면서도 바로에게 너는 아직도 나를 모르는구나!”(14)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생각해 본다. 바로의 진짜 병()은 자신의 주인을 모른다는데 있다(16). 그러니 자신을 모르는 것은 당연한 듯 싶다. 이것이 죄 아래 있는 인간의 실상이다.

또한 하나님은 한번 작정하신 일에 대해 변함이 없으시다. 이번에는 우박을 통해서다(18). 목표는 들판에 있는 것들이다(19). 하지만 재앙을 피하려면 생축은 물론 사람들까지 집에 돌아와야 할 것을 말씀해 주신다. 만약 그렇지 않고 그대로 들판에 있으면 여호와의 말씀을 마음에 두지 아니하는 사람”(21)에게 예비된 고통을 받을 수 밖에 다른 길이 없다(22-25).

하지만 여호와의 말씀을 두려워하는 자들은”(20), 그가 비록 바로의 신하라 할지라도 이스라엘 자손들처럼 우박으로부터 면제되었다(20a,26). 이것은 재앙 그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이 누구이신가를 애굽으로 하여금 알게 하는데 있기 때문이다(14,16). 결국 재앙이 자꾸 가중되는 것은 바로가 하나님을 아는 일에 실패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7,12,35).

하나님은 약속하신 대로 언약을 지키셨다. 그래서 하나님은 신실하신 분이시라 부름 받으시기에 합당하시다. 모든 게 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진행되고 있다(18-19 22-25). 반대로 바로의 생각은 언제나 또 다른 재앙의 원인이 될 뿐이다. 어느 길이 사는 길이고, 어떤 길이 죽음의 길인가가 보이는데 유감스럽게도 바로에게는 그게 보이지 않나 보다. 그의 신하들 가운데는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자들이 하나 둘 생기고 있는데 말이다(20).

   

 

언행상반(言行相反, 27-35)

 

바로의 변덕스러움을 오래도록 생각해 오는 중이다. 그를 보면 변화되지 않는 자의 참담한 모습이 보인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도, 기적을 목도해도, 여전히 옛사람 그대로인 바로에게 연민을 느낀다. 바로의 변덕스러움이라는 병은 이렇듯 그의 변하여 새사람 되지 않는 자아(自我) 그대로, 그러니까 철저하게 육적(肉的)인 사람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래서 그를 보면 불치병에 걸렸는데 머리 아프다고 아스피린 먹는 미련한 사람이 생각난다. 잠시 열이 내리는 것 같지만 그것은 질병이 치료된 것이 아니다. 바로의 죽 끓듯 한 변덕스러움이 그렇다.

급하면 이번은’(27) 하나님 찾고, 그러다가도 그러나’(32) 대안이 있을 것 같으면 다시’(34) 옛사람으로 돌아가는 바로처럼은 살지 않아야겠다. 그런데 자꾸만 내 안에 꿈틀거리는 동일한 죄의 근성을 어찌해야할지 그게 짐이자 풀어야 할 숙제 아닌가 싶다. 필요하다면 하나님의 이름을 들먹여서라도 자기 목표를 이루고부터 보려는 사람(27-28), 바로처럼 사는 사람들이다.

정말 바로가 자신의 죄악(罪惡, 27)을 알았다면, 그리고 하나님이 재앙을 중단시키는 분이심을 믿었다면(28-29) 그는 달라졌어야 옳다. 그러나 그는 입만 무성한 무화과나무처럼 말만 무성한 허풍쟁이였다. 이렇게는 살지 말자. 신앙의 질()이나 내용은 텅 비었으면서 모양만 번드르르하게 그렇듯 해 보이는 바로 같은 사람은 되지 말자. 얼른 보면 신앙이 좋은 것 같은데 -바로의 이번은 내가 범죄하였노라.”(27)처럼- 어떤 사건을 치르는 걸 보면 세상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바로와 같은 편엔 서지 말자.

우박이 휘몰아쳤음에도 상하지 아니하”(32)고 남아있는 것이 있어서 조금만 살 틈이 보이면 다시 범죄하여 마음을 완악하게 하”(34)는 바로에게서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목적이 되어 할 수 만 있다면 하나님까지도 수단으로 삼고 살아가는 인생들의 더러운 죄를 본다. 나 또한 힘들면 더 기도하고, 어려우면 더 하나님을 찾다가도 좀 편안하고 괜찮으면 영적으로 느슨해지는 것을 부인할 수 없기에 바로를 향해 돌을 던질 수 있는 처지는 못된다. , 이를 어찌할까!

   

 

부스러기 묵상

 

바로와 내가 다른 게 뭘까.

그도 죄인이고 나도 죄인이다. 분명히 바로처럼 산 적이 많았음에도 나는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자리에 앉아 있고, 바로는 어느 날부터 미끄러지기 시작하더니 마치 도미노(dominoes)처럼 되어 버렸다. 생각해 보면, 그는 애굽이라는 하나님의 언약의 성취(3.1-10)를 보다 적극적으로 훼방하며, 사사건건 딴지를 거는 일에 불행하게도 목숨을 걸었다. 하나님이 내 백성이라 부르는 이스라엘을 애굽의 노예로 부리는 것은 물론 생명을 파괴하는 일까지 자행했다. 결국 하나님을 대적한 셈이다.

마침내 바로는 자신이 저지른 죄의 값을 치르기 시작하였고, 자신이 한 일이 얼마나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어리석은 일이었는가를 알아간다. 감히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도전했고, 거기에 이런 일련의 자신의 언행이 부메랑(boomerang)이 되어 자신의 심장을 찌르기 시작한다. 다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 그는 모세를 통해서 자신이 그 무엇보다 하나님과 대결하고 있는 자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그는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

나 같으면 아마도 이 정도 되었으면 두 말 할 겨를도 없이 하나님께 두 손들고 항복하고 만다. 이미 그러고도 남은 단계에 와 있다. 그런데 바로는 아니다. 어쩌면 이게 내가 바로와 다른 점 아닐까. 똑같이 하나님 마음 상하게 하고, 하나님이 원치 않으시는 일에 목숨 걸고 사는 것은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아니다 싶으면 돌아설 수 있는 것, 그리고 나의 잘못과 죄를 고하고서 용서를 구하는 것, 주님만이 나의 곤고함과 완악함과 패역함이라는 못남으로부터 구원하실 분이시라는 것을 진심으로 고백하고 믿는 것, 아마도 이것이 바로와 나의 다른 점이고, 그래서 나는 늘 주님의 긍휼과 자비하심을 맛보는 것 아닌가 싶다.

바로처럼 살아서는 해답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금만 영적 긴장을 늦추면 어김없이 죄의 법 아래로 추락하는 나를 보면서, 그럼에도 나를 찾아오사 넓은 품에 품어주시는 하나님이 내 마음을 쿵쿵 뛰게 한다. 바로처럼 취급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이시기에 나에게는 아직 희망이 있다. 나에게 드리워진 바로의 그림자 때문에 참담해 하다가 하나님 쪽으로 돌린 시선에서 희망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재앙이 휩쓸고 간 자리에서 하나님을 볼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지, 주님 향해 두 손을 꼬옥 모아본다

바로는 진행중인 재앙이 하나님으로부터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이미 앞서 재앙으로 말미암아 끝이 왔을 수도 있다는 것을 역시 알고 있다(15). 이뿐 아니다. 모세 뒤에 그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 바로 그 하나님을 거역한 셈이다. 이처럼 세상은 그리스도인을 거부하지만 결국 하나님을 거부하고 대적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끝은 마침내 심판이고, 파멸이고, 다시 더 기회가 없다는 것을 알지도 믿지도 않는다. 바로(세상)는 이렇게 점차 무너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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