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① - 피(출 7.8-25)

20210417(묵상)

  

 

 

재앙-

Ex. 7.8-25

 

    본문 관찰

 

    전초전 - 지팡이 이적(8-13)

    첫째 재앙 - 물이 피가 되다(14-25)

   

 

내 백성을 보내라!

 

드디어 모세와 바로의 두 번째 대면이 시작된다(10, 5.1).

바로는 지난 번 만남에서 거만한 모습으로 거들먹거렸었다: “여호와가 누구이기에 내가 그의 목소리를 듣고 이스라엘을 보내겠느냐 나는 여호와를 알지 못하니 이스라엘을 보내지 아니하리라.”(5.2) 그러나 이번에는 어림없다. 물론 이어질 기적과 표징 앞에서도 나를 여호와인 줄 알리라!”(5b)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바로의 마음이 완악하여”(13,22)서 거역할 것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5~6장의 우려를 말끔히 씻고 전혀 새로운 깃발을 올리며 7장이 애굽의 무대에 우뚝 선다.

   

 

전초전 - 지팡이 이적(8-13)

첫 번째 재앙 - 물이 피가 되다(14-25).

 

    “모세와 아론이 바로에게 가서 여호와께서 명령하신 대로 행하여 .”(10a)

    “네가 이로 말미암아 나를 여호와인 줄 알리라.”(17a)

    “모세와 아론이 여호와의 명령하신 대로 행하여 .”(20a)

 

바로가 교만할 수 있는 것은 모세가 하는 기적을 자기도 할 수 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11,22). 이것이 가장 낮은 수준의 종교성을 가진 자들이 잘못 생각하게 되는 배경이고, 하나님을 우습게 보게 되는 원인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이름과 능력으로 하는 것을 하나님이 아니고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사악한 언행이 실패와 죽음으로 가는 길이라는 것까지는 모른다(11.1-10).

우리시대에도 기적이 일어나는 것은 반드시 하나님의 이름과 능력으로만, 또한 그것을 의지하는 사람들 편에서만 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저 인도(印度)의 힌두교 고승들이 설법을 외우면 떡시루들이 공중에 붕 떠서 돌아다니며, ()과 같은 불치병들이 치유되는 것 또한 다른 이방 종교 안에도 얼마든지 있다. 바로의 사람들이 그들의 술법으로 모세처럼 지팡이를 던지매 뱀이 되듯이 말이다.

특히 더 무섭고 심각한 것은 유사(類似) 기독교다: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 그 날에 많은 사람이 나더러 이르되 주여 주여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하며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하지 아니하였나이까 하리니, 그때에 내가 그들에게 밝히 말하되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 하리라.”(7.21-23)

바로 이런 것들이 바로의 마음이 완악하여 그들의 말을 듣지 아니하”(13,22)게 했듯이 하나님의 능력과 하나님을 아는 일에 넘어지게 한다. 지금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바로의 술객들처럼 살아가고, 또 그와 같은 자들 때문에 하나님 앞에 나아오는 기회들을 잃고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하나님은 기적을 통해서 애굽 사람이 하나님 나를 여호와인 줄 알”(5,17)게 하신다. 하나님은 언제나 사람을 살리신다. 이것이 기적이 갖는 중요한 메시지다.

한편 좀 생각하고 보면 13절과 14절 사이에 모세의 불평과 낙심이 없다. 이것이 달라진 모세다. 사실 바로와 첫 번째 대면이 있고 난 이후에는 그러지 않았었다(5.22-23, 6.12,30).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바로 때문에 엎치락뒤치락 하지 않는다. 바로가 어떻게 나오든 마음의 평정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고, 또 하나님이 맡기신 일들을 묵묵히 실행할 수 있는 그런 담대함으로 무장되었다.

이제 모세는 바로와 상관없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기꺼이 순종한다(10,20). 노예(히브리 사람, 16a)들의 하나님께서 자신을 바로에게 보내도 상관하지 않는다. 무소불위(無所不爲)의 힘을 가진 자처럼 보이는 바로, 거기에 하나님 여호와는 히브리 노예들의 하나님이다. 그래도 상관없다. 자신들의 처지에 주눅들지 않을 수 있는 힘, 그것은 전능하신 하나님의 이름으로 나아가는 모세의 당당함이다.

   

 

부스러기 묵상

 

모세는 이제 바로 콤플렉스(Pharaoh Complex)를 완전히 극복했다.

하나님으로부터 이적과 재앙이라는 두 예고를 먼저 듣고서 여호와의 명령하신 대로 행하여”(8-9 10, 14-19 20) 하나님의 약속이 그대로 성취되는 결과를 낳게 한다. 바로의 술사들이 모세가 행하는 것과 동일한 일을 행해도 눈썹 하나 끄떡하지 않는다. 그는 바로와의 대결이 단순한 [마술경연대회]가 아니라 바로라는 거대한 인조신(人造神)과 하나님 군대(4)인 이스라엘 백성 사이의 영적전쟁(靈的戰爭)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그 첫 번 대결에서 나일강을 치신다(19-21). 당시 나일강은 애굽에게 있어서는 살아있는 신()이었다. 애굽의 모든 풍요와 번성은 나일강의 수호신을 통해서 온다고 믿고 있었던 바로와 애굽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치욕이요 수모가 아닐 수 없다. 하나님의 명령 앞에 처참하게도 무기력한 핏빛으로 변한 나일강의 모습은 나를 여호와인 줄 알리라!”(5,17)는 일에 실패한 자들이 당하게 될 심판의 예표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살고 있는 고센 땅에도 이 재앙은 예외가 아니었다(19, 8.22). 애굽 온 땅은 다같이 하나님의 능력을 보아야 했으며, 이 일을 하나님의 목적대로 받아들일 것인가(17), 아니면 바로처럼 받아들인 것인가(22-23)를 결정해야 했다. 바로는 이 일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듯이 처세하고 있지만(23) 이것은 하나님 없이 사는 자들의 위장술에 불과하다. 평안한 것 같고, 문제 없는 것 같고, 건재한 것 같지만 실은 아니다.

고목(枯木)이 쓰러지는 것은 어느 한 순간에 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생명을 잃은 순간부터 진행되어 온 결과다. 지금 애굽과 바로가 그렇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저들은 이 사실을 모른다. 그리고 하나님의 능력과 하나님의 존재 사실을 거부한다. 아스피린 때문에 두통이 멈췄다고 생각하고, 내가 열심히 노력하고 땀 흘려서 자수성가(自手成家)했다고 굳게 믿고, 때가 되니까 좋아졌다고, 수술이 잘 되어서 치료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은 다 자기들의 요술로 그와 같이 행하므로”(22) 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바로의 아류(亞流)들이다. 똑같은 결과를 놓고서 유감스럽게도 하나님을 아는 일에 실패한다. 오늘도 세상을 이렇게 살아가는 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하나님이 서야 할 자리에 알량한 인간의 능력을 세우는 자들의 결과는 언제나 비극적이다: “헤롯이 영광을 하나님께로 돌리지 아니하므로 주의 사자가 곧 치니 벌레에게 먹혀 죽으니라.”(12.23)

우리 역시 세상이 만들어 놓은 신기루와 같은 성공신화에 현혹되지 않도록, 하나님이 이루신 일에 시선을 빼앗기지 않도록 적절한 영적 긴장이 필요하다. 자기가 가진 능력이 오히려 하나님의 저주와 심판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바로와 그의 졸개들에게서 발견한다(11,22). 우리가 행하는 모든 것으로부터 하나님을 느끼지 못하는 순간 바로의 자리로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의 소리를 귀담아 들어야겠다. 7일 동안이나 핏빛으로 변한 나일강을 내려다보면서 하나님을 생각할 수 있음에 복이다 싶다. 이것이 시대를 보는 영적 통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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