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타임.HalfTime(출 6.28-7.7)

20210416b(묵상)

  

 

 

하프타임(HalfTime)

Ex. 6.28-7.7

 

    본문 관찰

 

    G - 내가 네게 이르는 바를 너는 애굽왕 바로에게 다 말하라

    M - 나는 입이 둔한 자이오니 바로가 어찌 나의 말을 들으리이까

    G - 이스라엘 자손을 그 땅에서 인도하여 낼 때에야

          애굽 사람이 나를 여호와인 줄 알리라

    M - 여호와께서 자기들에게 명령하신 대로 행하였더라

   

 

격려 & 숨고르기

 

하나님은 5장 때문에 애굽이라는 전체의 그림을 망치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

시작은 좀 어설프고 만족스럽지 못해도 상관하지 않으실 모양이다. 어쩌면 하나님은 이스라엘과 모세로 하여금 자신들의 수준이 어느 만큼인가를 5장에서 분명히 보도록, 어디에서 시작하여 출애굽을 하게 되는가를, 그리하여 훗날 자신들의 공로를 운운하는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지 못하도록 비록 아프기는 하지만 톡톡한 대가를 지불하고 계시는지도 모른다. 하나님은 430년을 참으셨는데 이스라엘과 모세는 단 하루, 단 한번의 시도가 여의치 않자 그만 밑바닥을 치고 있다.

   

 

모세읽기

 

    “어찌하여 나를 보내셨나이까.”(5.22)

    “이스라엘 자손도 내 말을 듣지 아니하였거든 바로가 어찌 들으리이까.”(6.12)

    “나는 입이 둔한 자이오니 바로가 어찌 나의 말을 들으리이까.”(6.30)

 

광야에서 보여준 모세의 미심쩍음(3.11,13, 4.1,10,13)이 애굽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영 불안하고 아쉽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불신앙(4.31 5.21, 6.9)이나 바로의 완악함(5.2)도 문제지만 핵심은 다름 아닌 흔들리고 있는 모세다. 그는 지금 5장의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휘청거리고 있다. 하나님을 만남으로서 받은 바 소명도(3.1-10), 확실한 증표도(4.2-9), 손에 들린 하나님의 지팡이도(4.20), 때마다 나타나셔서 격려해 주시는 하나님과 그 말씀도 별 효능이 없어 보인다. 모세마저 이러고 있다.

모세와 이스라엘은 모두 철저하게 자기 중심적이다(ego-centered). 이스라엘은 자신의 마음에 상처가 났다는 이유 때문에 -5장 때문에 가중된 노동의 부담이 그 이유일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도 거부해 버린다(4.31 6.9). 이 점은 모세에게도 마찬가지다(5.22-23, 6.12,30). 내가 우선 어렵고 살기 힘들면, 하나님 때문에 조금이라도 손해가 나는 것 같으면, 다른 사람이 나의 삶을 흔들어 놓으면 순식간에 모든 기초가 와르르 흔들리고 만다.

우선 참지 못하고 불평과 불만부터 쏟아 놓고 보는 식이다. 더 중증(重症)은 하나님에게까지 막 말을 거침없이 해 댄다는데 있다. 그러니 사람에게는 오죽할까. 내 기분 나쁘면 집안의 분위기가 싸늘해지고, 나 좋고 기쁘면 모든 것이 OK라면 5-6장의 이스라엘과 모세와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대도 말대답이나 해 대는 모세, 과연 이 사람이 지도자의 자질이나 조건을 최소한이라도 갖춘 사람일까 싶다.

   

 

하나님읽기

 

하나님은 모세를 출애굽의 지도자로 준비하는 과정에서 때로 ()하여’(4.14)하기도 하셨지만 어린아이처럼 불쑥불쑥 쏟아내는 모세의 언행들을 아버지의 넓은 가슴으로 다 받아내셨다. 모세 앞에 서기만 하면 하나님은 그가 어떤 이유를 달고서 시비를 걸지라도 아예 그것에 말려들지 않기로 작정하신 듯이 그를 상대해 주신다. 아무리 모세가 심한 말을 해도 모세를 향한 하나님의 애정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불경스런 표현이지만 만일 내가 하나님이었다면 아마도 나는 모세를 버렸을 것이다. 내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흥분한 나머지 필름이 끊겼을 지도 모른다. 그러니 나는 별 수 없는 인간일 수 밖에 없고, 그것이 오히려 잘된 일이다. 그러나 하나님이 오래 참으시는 사랑은 상황이 어떻게 되는 당신의 계획대로 이야기를 끌고 갈 자신이 있으심 때문이리라.

하나님은 당신의 권위와 힘으로 모세를 제압하지 않으신다. 모세가 모든 인간적인 생각을 다 내려놓고 당신에게 온 몸으로 헌신하고 따르기를 기다리셨다. 하나님은 그만큼 모세를 존중해 주셨다. 비록 그가 못난이처럼 굴었어도, 불신앙의 냄새를 물씬 풍겼어도, 당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고 자행자지(自行自止)했어도, 하나님의 눈높이가 아닌 백성의 눈높이에서 하나님의 기대를 저버렸어도, ‘어찌하여!’(5.22, 6.12,30)를 후렴구처럼 반복하며 당신에게 말대답을 해도 묵묵히 기다려 주셨다.

오히려 하나님은 참으로 놀라운 격려로 모세를 아낌없이 축복한다: “나는 네가 바로에게 하나님처럼 되게 하고, 너의 형 아론이 너의 대언자가 되게 하겠다!”(7.1, 표준새번역) 하나님은 바로와 싸우기도 전에 모세와 싸워 판을 깨는 어리석은 일을 벌인 그런 분이 아니시다. 그분은 싸움의 대상이 누구인가를 놓치거나, 한시도 잊지 않으신다. 모세와 함께 가기로 작정하신 이상, 그를 하나님 당신처럼 되게 해서라도 끝까지 모세를 품고 가실 것임을 분명히 하신다. 그렇다. 하나님은 지금 이 형국에서도 모세를 훈련하신다.

아마 모세는 이 대목에서 항복했을 것이다. 이후로는 고질병처럼 도지던 못된 언행심사(言行心事)가 씻은 듯이 사라진 점에서 그렇다. 하나님은 무서워서 마지못해 일하는 모세가 아니라 당신의 마음을 읽어가며, 하나님의 마음을 가지고 당신의 뜻을 이루어주는 모세가 되어주기를 기대하셨다. 그런데 마침내 모세가 이 하나님의 기대에 이른 것이다: “모세와 아론이 여호와께서 자기들에게 명하신 대로 곧 그대로 행하였더라.”(7.6)

   

 

부스러기묵상

 

모세가 치유되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 때문이다.

이렇듯 언제나 희망은 말씀이다. 이후로 모세는 더 이상 영적인 방황을 반복하지 않는다. 다시 바로 앞에 서기(7.10) 이전에 그는 모든 연약함과 불신앙을 다 하나님 앞에 내려놓는다. 하나님의 오래 참아주신 사랑 때문이다: “사랑은 오래 참고 .”(고전13.4a) 모세는 하나님의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그는 자신을 이기고, 백성들의 변덕스러움도 이제는 여유롭게 받아낼 수 있고(4.31 6.9), 하나님을 신뢰하는 신앙에 있어서 놀라우리만큼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다. 아픈 만큼 성숙해 진 것이리라.

이런 생각도 해 본다. 모세의 일생에 있어 바로 이 때가 하프타임(halftime, 3.1-7.7)이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다.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고, 과거의 상처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고,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언감생심(焉敢生心) 오늘까지 자기 목숨이 보존되었을 리 없다는 사실을 배우는 기회였다. 하나님의 새 술을 변하여 새사람이 된 자기 자신이라는 새 부대에 담아내기 위해, 그리하여 이제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40년의 새생활을 위해 하나님과 눈높이를 맞추는 그런 시간들이었을 것 같다.

하나님이 모세 자신을 바로에게 하나님처럼 되게 하시려는 것도(7.1) 단지 모세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애굽 사람이 나를 여호와인 줄 알리라!”(7.5)는 목표를 위해서 자신을 쓰시겠다는 하나님의 전략인 것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것이 이루어지기까지 결코 만만치 않은 장애물들을 넘어야 한다(4.21, 7.3-4). 애굽과 바로에게 집행되기 이전에 모세는 하나님의 꿈을 듣게 된다. 마침내 모세는 하나님의 마음을 보았고 그것을 읽어낸다.

어찌 보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모세의 겸손이 하프타임(halftime)의 핵심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제부터는 하나님 내가 이어갈 것이니 너는 걱정하지 말고 미리 일러준 대로 어떤 어려움과 방해가 있을지라도 나의 꿈은 이루어지고야 만다는 것을 바로에게 보여주어라.”는 사명(Mission)으로 옷을 갈아입어야 할 때다. 참으로 숨가쁜 시간이었다

모세의 하프타임(halftime)은 지나버린 과거에 연연하는 것을 끝내고 미래로 가는 길을 출발하는 또 하나의 시작이다. 전반전은 자기 식대로(Moses's style) 브레이크 없는 벤츠처럼 달려왔다면 후반전은 하나님의 방식대로(GOD'S STYLE) 헌신하고 순종하며 애굽과 그 이후를 완결해야만 한다. 마침내 자신의 나이 80에 부끄럽지 않을 수 있게 되었으니 얼마나 복되고 아름다운지. 하나님께 쓰이는 모세의 인생은 지금부터다. 그가 부러운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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