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건너기 - 구원과 심판(출 14.15-31)

20210430(묵상)

  

 

 

홍해건너기 - 구원과 심판

Ex. 14.15-31

 

    본문 관찰

 

    구 원 - 이스라엘(15-22,29-31)

    심 판 - 애굽(23-28)

   

 

구원의 파노라마

 

이스라엘의 태도는 이중적이다(10-12).

하나님께는 기도하는가 싶더니(10), 동시에 모세에게는 원망과 불평을 쏟아 놓는다(11-12). 험난한 광야생활을 예고하는 나팔과도 같은 것이기도 하지만 전형적인 인간(‘’)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위기를 보는 모세의 눈이다. 그는 달랐다(13-14). 이것은 하나님이 모세에게 해법을 말씀하시는 것으로 이어진다(15-18). 모세는 순종하였고(21), 이에 이스라엘에게는 구원이(22,29-31), 애굽에게는 심판이(23-28) 각각 집행된다. 마침내 하나님이 영광을 얻으셨다(17-18).

   

 

구원(15-22,29-31) - 이스라엘

 

하나님은 이미 바로가 우리가 어찌 이같이 하여 이스라엘을 우리를 섬김에서 놓아 보내었는가”(5)라며 출애굽을 번복하고 이스라엘의 뒤를 따를 것을 미리 다 아셨다(4,8-9). 하나님은 모세에게 이를 다시 확인하신다(15). 그러므로 기도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지금은 기도를 행동으로 보일 때라 말씀하신 것이다.

나 역시 종종 기도하기기도행하기사이에 어정쩡하게 서 있을 때가 많다. 모든 게 불분명하고 확신할 수 없을 때야 그렇다 칠 수 있지만 모세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1-5), 확신에 찬 신앙을 말하고’(13-14) 있음에도 불구하고 머뭇거린다는 게 문제다. 천하의 모세가 흔들리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역시 듣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일체(一體)되기란 쉽지 않은 숙제라는 생각을 해 본다.

하나님은 그런 모세에게 다시 찾아오셔서 말씀하신다(15b-18): “이스라엘 자손을 명령하여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지팡이를 들고 손을 바다 위로 내밀어 그것이 갈라지게 하라 이스라엘 자손이 바다 가운데서 마른 땅으로 행하리라!”(15b-16) 앞은 홍해요 뒤는 애굽의 군사일 때 누구든지 별 수 없었을 것이 뻔하다. 하나님을 원망이나 하지 않았으면 다행이었을 것이다. 길은 없었다. 그런데 하나님은 바다에 길을 내시겠다 하신다. 다시금 하나님이 누구신가를 철저하게 깨닫는 대목이다.

하나님은 말씀하시고(15-18), 또한 당신의 사자를 통해 친히 일하신다(19-20). 참으로 놀라운 은혜요 자비하심이다. 불과 얼마 전 열 번의 기적을 맛보았던 이스라엘은 물론 모세마저 휘청거리고 있을 때 하나님은 묵묵히 당신의 뜻을 이루어 가신다. 애굽에게는 철저한 어두움으로 이스라엘에게는 그럼에도 빛으로 역사하시면서 말이다. 우리 또한 이런 망극하신 은총을 받을 아무런 자격과 조건이 없음에도 언제나 이스라엘과 동일한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있다. 도대체 무엇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기적이 아닌가.

마침내 모세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한다(21-22). 하나님이 다 이루어 놓으셨음에도 마치 모세가 이것을 하고 있는 것과 같은 모양새를 취하신다. 이게 아버지의 마음이다. 이 점이 착각하지 않아야 할 부분이다. 마치 모세(‘’)가 잘 나고, 똑똑하고, 능력 있어서 맛보게 된 기적일거라고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큰 불신앙인가를 정말 평생토록 잊지 않아야겠음을 다시금 마음판에 새겨본다.

   

 

심판(23-28) - 애굽

 

불나방은 불 속으로 뛰어들면 죽는다는 걸 모른다. 지금 바다 가운데로 들어오는”(23b) 애굽이 그렇다. 이스라엘을 치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하나님으로부터의 침을 당한다. 앞에서 열 번의 재앙을 치르던 때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하나님이 싸움의 주도권을 잡고 계시다는 것을 돌이킬 수 없는 죽음의 지점에서야 알게 된다(25). 그러나 두 눈 뻔히 뜨고서 죽음(멸망, 심판)의 늪으로 빠져드는 것을 역전시키지는 못한다(26-28).

바로와 애굽이 어리석고 무지하다고 말하기는 쉽다. 그러나 바로처럼 살지 않기는 어렵다. 다른 사람을 보면 멸망으로 가는 길이 보이지만 정작 자기 자신에게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다. 다리 밑에서 거지가 되고자 하는 역사적인 사명을 띄고 태어난 사람이 없지만 현실은 그런 사람들로 가득하기만 하다. 그러므로 우리 또한 어느 부분에서 순간 미끄러져서, 그래서 이미 실패한 오류 투성이인 [바로의 공식]을 기웃거리다가 자신도 모르게 바로의 딜레마에 빠져 허우적거릴 수 있다. 바로처럼 살다가 바로처럼 죽는 그런 어리석음일랑 홍해에 던져버리자.

   

 

부스러기 묵상

 

    “이스라엘이 여호와께서 애굽 사람들에게 행하신 그 큰 능력을 보았으므로

      백성이 여호와를 경외하며

      여호와와 그의 종 모세를 믿으니라.”(31)

 

홍해의 기적은 구원과 심판이 동시에 성취되는 사건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구원하시고, 애굽을 심판하심으로써 사랑과 공의를 동시에 만족시키신다. 이스라엘은 이 일을 보았다. 자신들의 불신앙(10-12)이 얼마나 부끄러운 것이었는가를, 동시에 하나님의 능력이 얼마나 위대하고 크신가를 통해 하나님을 두려워하게 된다. 하나님의 사랑마저도 인간에게는 두려움일 수 있음을 다시금 깨닫는다. 이제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그리고 모세를 믿었다.

돌이켜 보면 이스라엘은 먼저 애굽의 바로에게, 그리고 이후에 홍해에서 이미 죽은 목숨들이다. 하나의 단서가 있는데 그것은 하나님이 구원하시지 않았다면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죽음의 홍해를 살아서 건너기 위해서 이스라엘이 지불한 대가(행위, 공로)는 전무하다. 하나님이 이루신 기적의 바닷길을 걸어온 것뿐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살아 있게 된 것이다. 노아를, 그리고 모세를 물어서 건지셨듯이 이스라엘을 물에서 건지셨다.

 

    “형제들아 나는 너희가 알지 못하기를 원하지 아니하노니

      우리 조상들이 다 구름 아래에 있고 바다 가운데로 지나며,

      모세에게 속하여 다 구름과 바다에서 세례를 받고”(고전10.1-2)

 

바울은 이를 좀 더 신학(神學)적으로 재해석한다. 이스라엘이 홍해를 건넌 것을 거룩한 세례를 받은 것으로 조망한다. 세례(Baptism)란 무엇인가? 이는 죄의 옛사람에 대하여는 죽고, 예수 그리스도의 새생명 가운데 다시 태어나서(6.3-5) 주와 연합되는 의식이다(3.26-27). 그렇다면 이스라엘은 지금 홍해에서 모든 허물과 죄를 다 씻고 새사람이 되었다는 뜻인데, 그렇다면 이처럼 하나님은 단순히 애굽의 바로로부터 이스라엘의 목숨을 보호하신 것만이 아닌 당신과의 연합을 홍해를 통해서 확증하신 것이다.

이스라엘의 다움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나님 자신의 실실하심이 이스라엘의 모든 허물과 죄를 다 덮은 것이다. 애굽의 노예로 있을 때에 모세를 만난 이후부터 홍해를 건너기까지 이스라엘이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5-14). 그럼에도 하나님은 한결같은 모습으로 저들을 사랑하사 오래 참으셨으며, 언제나 당신의 영광으로 함께 해 주셨다. 급기야 답지 못한 저들임을 다 아시면서까지 홍해를 통해서 거룩한 예식을 치르신다.

이스라엘만을 탓하고 있기에는 부끄러운 우리의 몰골이 내 영혼을 터치하는 것 같다. 우리 또한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설명되지 않는 죄인 아닌가. 우리의 어느 구석이 하나님의 은총을 입을 만큼 거룩했으며, 하나님을 만족시킬만 한 어떤 공로가 있었을까. 처음부터 고장나 있었고, 소생할 아무런 가능성도 없었던, “허물과 죄로 죽었던 이 세상 풍조를 따르고 육체의 욕심을 따라 지내며 본질상 진노의 자녀이었”(2.1-3)던 죄인이었다. 그런 우리가 오늘도 코로 호흡을 하며 살아 있으니 이처럼 살아 있는 것이 기적이 아니고 무엇이랴.

우리를 애굽처럼 취급하지 않으신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도 하나님을 위해 살아야 할 소명, 충분하다. 진심이다. 살려주셨으니 살아 있어도 좋을 그런 사람으로 살아야 되겠지 싶다. 그러니 하나님이 주신 기회들을 소중하게 간직하며 살아야겠다.

 

   

제목 날짜
시내산언약(출 24.1-11) 2021.09.28
언약서7(출 23.20-33) 2021.09.28
언약서6(출 23.10-19) 2021.09.23
언약서5(출 23.1-9) 2021.09.23
언약서4(출 22.16-31) 2021.09.22
언약서3(출 22.1-15) 2021.09.21
언약서2(출 21.18-36) 2021.09.20
언약서1(출 20.22-21.17) 2021.09.20
십계명.十誡命(출 20.1-21) 2021.09.20
시내산 이야기2(출 19.16-25) 2021.09.20
시내산 이야기1(출 19.1-15) 2021.09.16
이드로의 법칙(출 18.1-27) 2021.09.16
광야의 시험들(출 17.1-16) 2021.09.15
일용할 양식2(출 16.21-36) 2021.09.14
일용할 양식1(출 16.1-20) 2021.09.14
구원상실증(출 15.22-27) 2021.09.14
구원의 노래(출 15.1-21) 2021.09.14
홍해건너기 - 구원과 심판(출 14.15-31) 2021.04.27
위기는 곧 기회다(출 14.1-14) 2021.04.27
가나안 스타트(출 13.1-22) 2021.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