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④: 모세의 기도(출 31.18-32.14,30-35)

20210801(양무리교회)

기도시리즈: 야곱의 기도(28.1-22)

기도시리즈: 모세의 기도(32.7-14,30-35)

기도시리즈: 백부장의 기도(8.5-13)

 

 

 

기도: 모세의 기도

Ex. 31.18-32.14,30-35

 

    모세의 기도

    [1] 금송아지를 숭배한 이스라엘을 위해(32.11-13): 공동체

    [2] 아론을 위해(9.20): (이웃)

    [3] 우상숭배자 3천을 제거한 후(32.30-35): 공동체

    [4] 하나님이 가나안에 함께 동행하시기를 위해(33.12-13): 공동체

  

 

중보기도자

 

하나님과 교제할 신방(新房), 곧 성막이 준비되고 있다(25-31).

출애굽기는 구원(애굽) 율법(시내산언약) 성막(예배)으로 가는 중이다. 그런데 바로 그 시간에 신부인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아닌 다른 예배자, 다른 신랑’(금송아지)를 준비하여 맞을 준비를 한다. 이스라엘은 지금 언약(율법)을 정면으로 거역한다. 이것은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거부하는 불신앙이다. 새로운 신을 요구하는 이스라엘의 슬픈 타락, 즉 우상숭배(‘금송아지 사건’; 32-34)로 말미암아 결국 성막 건축이 지연되었다.

금송아지를 만들어, 그러니까 만들어 낸 금송아지를 하나님으로 숭배함으로써 하나님과 그의 언약을 버리고 타락한 이스라엘을 하나님은 보고 계셨다(32.7-10): “네가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네 백성이 부패하였도다 그들이 내가 그들에게 명한 길을 속히 떠나 말하기를 이스라엘아 이는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너희 신(하나님)이라 하였도다.”(7-8). 하나님은 분노(진노)하신다. 여기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모세 네 백성’(7)이라 하시며 선을 그으신다. 언약을 파기했기에 더 이상 내 백성’(3.7 참조)이 아닌 것이다.

하나님의 반응은 심상찮다(9-10): “그런즉 내가 하는 대로 두라!”(10a) 하나님은 부패하고 타락한 이스라엘을 진멸하고 모세와 다시 시작하시겠다 하신다(10b). 그만큼 금송아지 우상숭배 사건은 그 파괴력이 큰 중대한 사건이었다. 이스라엘이 출애굽의 하나님을 버리고, 광야에서 자신들이 만든 금송아지를 하나님으로 섬기기로 결정했으니 말이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 모세는 누구인가. 그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가 그렇게 하는 이유와 근거는 무엇인가.

   

 

[1]

금송아지를 숭배한 이스라엘을 위해(32.11-13): 공동체

 

    “여호와께서 심히 분노하사 너희를 멸하려 하셨으므로 내가 두려워하였노라

      그러나 여호와께서 그 때에도 내 말을 들으셨고”(9.19)

 

바로 이때 모세는 진노하시는 하나님 앞에 나아가 무릎을 꿇는다(11-13). 그리고 그는 다음 세 가지를 근거 삼아 하나님의 분노를 누그러트린다. 첫째, 이스라엘은 여호와께서 큰 권능과 강한 손으로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신 주의 백성이라는 기도다(11). 둘째, 애굽(세상) 사람들이 여호와가 자기의 백성 이스라엘을 죽이고 진멸하려는 악한 의도로 인도하여 내었다고 말할 것이라는(12), 여기에는 다분히 만일 일이 그렇게 된다면 하나님이 얻으시는 것은 결국 이방의 비웃음과 조소(嘲笑)꺼리 밖에 얻을 게 없다는 기도다. 셋째, 여호와께서 아브라함과 이삭과 이스라엘을 위하여 하나님 자신을 가리켜 맹세하신 내가 하늘의 별처럼 많은 자손에게 이 땅을 주어 영원한 기업이 되게 하리라.’ 하신 약속(언약)을 증거 삼아 기도한다(13). 참으로 탁월한 모세의 신학적 통찰이다.

모세의 기도는 정확했고 하나님은 응답하셨다: “여호와께서 뜻을 돌이키사 말씀하신 화를 그 백성에게 내리지 아니하시니라.”(14) 하나님은 모세의 기도를 들으셨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고작 40일의 부재를 참지 못하다니...

그런데 이 놀라운 은혜를 금송아지로 바꾼다? 지금까지 자신들을 인도한 살아계시며 전능하신 하나님을 버리고 사람의 손으로 만든 인조신(人造神)에 불과한 금속덩어리를 하나님이라 부르며 섬기겠다니 과연 이들이 제사장 나라(거룩한 나라)라 불리울 수 있는 자들이란 말인가? 배은망덕(背恩忘德)도 유분수다. 참으로 억장이 무너지는 순간이 아닌가. 그럼에도 하나님은 아무리 죽을 죄 가운데 있을지라도 자비와 용서를 구하는 기도를 물리치지 않으시는 분이시다.

   

 

[2]

아론을 위해(9.20): (이웃)

 

    “여호와께서 또 아론에게 진노하사 그를 멸하려 하셨으므로

      내가 그때에도 아론을 위하여 기도하고”(9.20)

 

금송아지를 숭배한 죄 때문에 3천명이라는 백성들이 죽었다(28). 그런데 왜 아론은 포함되지 않았을까? 아론이 회개했다는 말도 없다. 그도 역시 금송아지 가루를 탄 물을 마셨을 텐데... 그런데 금송아지 우상숭배로 시작된 폭풍이 지나고 아론은 여전히 건재하다(34.30,31). 여러모로 그 이유가 궁금했는데 병행구인 신명기 96-21절에 보면 의문이 풀린다. 하나님은 아론을 멸하려 하셨으나 모세의 기도를 들으시고 그를 죽이지 않으신 것이다(9.20).

   

 

[3]

우상숭배자 3천을 제거한 후(32.30-35): 공동체

 

모세는 금송아지를 만든 것은 하나님 앞에 큰 죄’(21,30,31,32,33,34)임을 주목한다. 이것은 죄에 둔감한 이스라엘과 절묘한 대조를 이룬다. 때문에 모세와 이스라엘 이 둘 사이의 반응은 전혀 달랐던 것이다. 모세는 슬프도소이다!’(31a)라며 통분히 여기고, 하나님을 향해 중보기도의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정작 죄의 당사자인 이스라엘은 금송아지를 하나님으로 숭배(예배)하는 죄악에 흐느적거릴 뿐만 아니라 시내산언약에서 하나님께 보여준 모습을 금송아지 우상에게 재현한 듯하기까지 방자하기 그지없는 모습으로 일그러져 있다(6; 25.11b).

이러한 때에 모세는 다시 하나님 앞에 나아간다. 비록 앞서 드린 중보기도를 들으시고 하나님이 뜻을 돌이키셨지만(11-13 14), 그럼에도 금송아지 우상숭배에 참여한 3천의 백성들이 심판을 받았으니(28) 모세의 마음이 결코 편할 리 없었을 것이다. 모세는 곧바로(이튿날) 하나님의 용서를 바라보며 다시 하나님 앞으로 올라간다. 이번에도 그는 비장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이제 그들의 죄를 사하시옵소서 그렇지 아니하시오면 원하건대 주께서 기록하신 책에서 내 이름을 지워 버려 주옵소서.”(32)

하나님이 기록한 책(32; 69.28, 3.16, 4.3, 3.5, 20.12 참조)에는 이름이 기록되어 있는데 지금 모세는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용서하지 않으시면 자신의 이름이 생명책에 기록되어 있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그는 지금 자신의 생명까지도 기꺼이 하나님의 용서를 위한 속전으로 드릴 비장한 각오를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은 이번에도 모세의 기도에 응답하신다(14,34-35): “이제 가서 내가 네게 말한 곳으로 백성을 인도하라 내 사자가 네 앞서 가리라.”(34a)

모세의 전방위 사역이 눈부시다. 그는 하나님의 분노를 진정시키기 위해, 백성들의 죄악이 용서되어지기를 위해, 자신 역시 그 죄의 파도에 휩쓸려가지 않기 위해 기도의 자리에 온 몸으로 무릎을 꿇는다. 진정으로 생명을 건 기도였다. 하나님과 이스라엘을 사랑하지 않으면 결코 언행(言行)할 수 없는 인고의 몸부림, 그랬기에 하나님은 그때마다 모세의 기도를 들으시고 문제를 해결해 가신 것이다.

그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때 기도했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때에도 오직 하나님 앞에 나아가 기도의 무릎을 꿇었다. 그에게는 절망도 사치스러운 것이었고, 포기한다는 것은 곧 불신앙을 의미했다. 모세에게는 기도할 수 없는 일이란 아무 것도 없었다. 그의 기도는 하늘 보좌를 흔들었다.

 

 

[4]

하나님이 가나안에 함께 동행하시기를 위해(33.12-13): 공동체

 

    A 하나님 - “나는 너희와 함께 올라가지 아니하리니”(3a)

       X1 모세/- “나로 주의 목전에 은총을 입게 하시며”(13b)

       X2 모세/공동체 - “이 족속을 주의 백성으로 여기소서!”(13b)

    A' 하나님 - “내가 친히 가리라!”(14)

 

금송아지 우상숭배 사건 안에 계속되는 모세의 몸부림이 눈부시다. 언약이 파기된 위기의 때에 하나님의 분노(진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모세가 선택한 해법은 다름 아닌 목숨을 건 기도였다. 좌초하는 난파선(難破船)과 같은 이스라엘을 지키기 위해 그는 온 몸으로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는다.

한편 금송아지 우상숭배 사건(32)이 일단락되는가 싶더니 갑자기 하나님은 이스라엘과 함께 약속의 땅에 올라가지 아니하리라 하신다(3; 32.34 참조). 왜 이러실까. 분위기가 다시 경색되고 이스라엘은 비통에 잠긴다(4). 백성들(6,10)과 모세(7-9,11)의 반응에 이어, 다시 모세의 중보기도가 이어진다(12-13). 모세는 여호와께서 같이 가시기를 요청한다. 이어서 여호와께서 자기에게 이 백성을 인도하여 올라가라고 말씀하시고 누가 같이 갈 것인지를 알게 하지 않았다고 기도한다(12). 만일 모세 자신이 하나님의 은총을 입었다면 주의 길을 알게 해달라고 간구한다(13).

그러자 하나님이 내가 친히 가리라!”, 나의 임재가 너와 함께 갈 것이다.”라고 약속하신다(14). 이 장면에 대한 시편 기자의 아름다운 멜로디가 생각난다:

 

    “그들이 호렙에서 송아지를 만들고 부어 만든 우상을 경배하여,

      자기 영광을 풀 먹는 소의 형상으로 바꾸었도다.

      애굽에서 큰 일을 행하신 그의 구원자 하나님을 저희가 잊었나니,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그들을 멸하리라 하셨으나

      그가 택하신 모세가 그 어려움 가운데에서

      그의 앞에 서서 그의 노를 돌이켜 멸하시지 아니하게 하였도다.”(106.19-21,23)

 

마침내 하나님의 부재에 대한 경고(3)는 하나님의 임재에 대한 약속(14)으로 바뀌게 되었다. 하지만 엄밀히 보면 너희와 함께올라가지 아니하리라는 말씀이 너와 함께’(단수) 갈 것이다는 말씀이라는 점, 모세는 이를 정확하게 직시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세의 기도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14절을 그대로 받아 간구한다: “주께서 친히 가지 아니하시려거든 우리를 이 곳에서 올려 보내지 마옵소서!”(15)

하나님이 14절로 응답하시면 모세는 15절에서 감사기도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모세는 감사기도로 즉각 반응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하나님이 동행하지 않으시면 우리(이스라엘)도 가지 않겠다는(15), 우리와 함께함만이 천하만민 중에서 오직 이스라엘만이 하나님께 은총을 입은 사인(sign)임을 호소한다(16).

일면 하나님이 모세에게 설득 당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모세는 비록 이스라엘이 못나고 또 죄 가운데 있을지라도, 그래서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떠나는 일이 있을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은총을 입히시는 유일한 분이심을, 아니 그런 분이시기를, 그런 분이셔야 함을 온 몸과 마음으로 강청한다. 비록 미끄러졌다 할지라도 오직 하나님의 은총, 그것 하나만으로 다시 일어나야 하고, 또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스라엘임을 모세는 알았고, 하나님도 모세의 중심을 이해하시고 용납해 주신다(17). 마침내 하나님은 너와 함께’(14)에서 모세가 말하는 이 일”(17a), 우리와 함께’(나와 주의 백성) 행하시는 일도 할 것을 말씀하신 것이다. 이제 3절은 무효가 되었다.

임재를 재확인한 모세의 당당함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이것이 3312절로 이어가는, 다시 14절 앞에서도 15절로 무릎을 꿇는 모세의 차원 높은 영성(Spirituality)이다. 하나님의 진노가 자칫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부재로 이어질 뻔했었다(3). 하지만 하나님의 임재는 중단되지 않았고, 이스라엘의 언약 파기에 따른 형벌은 3천명이 심판 받음으로 일단락되었다. 이스라엘은 금송아지 사건을 통해서 하나님이 얼마나 자신들을 사랑하시는 분이신가를 경험(학습)한다. 숨 가쁘게 진행된 32-33장의 중심에 모세가 서 있다. 그는 온 몸으로 위기를 맞았고, 이스라엘을 넉넉하게 지켜낸다.

하지만 그는 최종적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구함으로써 오직 하나님께로 집중한다. 그는 자고(自高)하지 않았으며, 문제 해결에 따른 공로를 사적(私的)으로 취하지도 않았고, 위기에 넘어지지도 않았으며, 성공 뒤에 찾아온 침체에 휩쓸리지 않았고, 하나님을 향한 계속되는 기도를 통해 좀 더 깊은 하나님과의 교제 안으로 들어가는, 말하자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내는 영적 노련미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마침내 금송아지 우상숭배라는 최대의 위기(32-33)를 힘겹게 넘겼다. 하나님은 가나안으로 가는 일에 우리와 함께동행해 달라는 모세의 청원에 네가 말하는 이 일도 내가 하리”(17a)라 응답하심으로써 파기는 언약은 다시 회복될 길을 열게 되었다.

   

 

부스러기 묵상

 

이렇게 해서 하나님의 영광이 다시 이스라엘 안에 나타나게 될 것이다(18-23 34).

이제 출애굽기는 부정의 역사(32-33)를 끊고, 찬란하게 빛나는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긍정의 역사를 향해 힘찬 행군을 준비한다(34). 이 모든 것은 중보기도의 전면에 서서 온몸을 던졌던 모세의 기도를 통해서다. 생각할수록 멋진 모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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