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과 멜기세댁 이야기(창 14.1-24)

20200119-20(묵상)

  

 

 

롯과 멜기세댁 이야기

Gen. 14.1-24

  

   본문 관찰

 

   제1차 전쟁(1-4,8-12)

   제2차 전쟁(5-7)

   제3차 전쟁(아브람과 동방 왕들과의 전쟁, 13-16)

   살렘왕 멜기세덱(17-24)

 

      [구조2] 롯과 소돔 이야기

      아브라함과 롯: 갈등과 화해(13.1-18)

      아브라함이 롯을 구원하다(14.1-16)

      롯과 소돔 이야기에 대한 아브라함의 언행(14.17-24)

   

 

왕들의 전쟁

 

약속의 땅으로부터 멀어진 롯, 그는 어떻게 되는가.

이것이 14장의 화두다. 그는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제1-2차 전쟁을 통해 롯은 전쟁포로가 된다(1-11 12). 그리고 곧바로 아브라함에 의해 구출된다(14a). 재미난 것은 그 와중에 롯은 살렘왕 멜기세덱과 소돔왕을 만난다(17-18). 동시에 두 왕을 통해서 왕들의 전쟁에 대한 후주(後奏)를 듣게 된다(19-21). 이어서 아브라함의 고백을 듣는다(22-24). 그렇다면 롯은 이제 이 일련의 메시지에 어떻게 응답해야 할까. 이것이 19장까지의 이야기 안에 숨겨져 있는 롯 이야기의 행간이다.

 

 

아브라함의 조카 롯

 

   “데라가 그 아들 아브람과 손자 롯과 갈대아인의 우르를 떠나”(11.31)

   “롯도 그와 함께 갔으며 마침내 가나안 땅에 들어갔더라.”(12.4-5)

   “아브람이 애굽에서 롯과 함께 네게브로 올라가니”(13.1)

   “롯은 소돔까지 이르렀더라.”(13.12)

 

    롯 - “롯이 아브람을 떠난 후에”(13.14)

    아브라함 - 하나님과의 계속되는 만남(13.14, 15.1- , 17.1- , 18.1- )

      → 아브람 vs 소돔왕(14.21-24)

      → vs 소돔왕(13.10-14.16, 19.1- )

 

   “소돔에 거주하는 아브람의 조카 롯도 사로잡고”(14.12)

   “아브람이 자기의 조카 롯과 다 찾아왔더라.”(14.14-16)

   “그 사람들이 소돔으로 향하고 소돔으로 향하여 가고”(18.16,22)

   “롯이 소돔 성문에 앉아 있다가”(19.1)

   “롯의 두 딸이 아버지로 말미암아 임신하고”(19.36)

 

창세기 기자가 스케치하듯 지나가는 롯을 둘러싼 이야기들이다. 놀라운 것은 아브라함과 롯이 전혀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갈대아 우르에서 가나안까지 같은 동선에 있었고, 하나님을 함께 경험했음에도 말이다.

어찌 보면 친척을 떠나라는 하나님의 명령까지 어기면서 아브라함이 조카 롯과 동행했었다(12.4-5). 그러다가 아브람과 롯의 목자들끼리 분쟁이 있었고(5-7), 이에 둘은 결별하게 된다(14).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롯의 선택이다. 이게 1310-13절이다. 롯은 여호와 앞에 악하며 큰 죄인”(13)인 소돔을 선택한 것이다: “여호와의 동산 같고 애굽 땅과 같았더라. 롯은 그 지역의 도시들에 머무르며 그 장막을 옮겨 소돔까지 이르렀더라.”(10b,12)

그랬던 그가 가나안 다섯 왕들과의 전쟁에서 승리(그돌라오멜이 장수)한 동방의 왕들에게 포로가 된다(14.1-12). 그리고 오늘 본문이다(13-16). 그리고 아브라함과 등장하는 사람들과의 모든 대화를 다 듣는다. 여기까지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브라함과 롯의 선택, 그리고 그에 따른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 이쯤이면 롯은 아브라함을 통해 일하시며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깨닫고 아브라함처럼 살기로 결단했어야 옳다.

하지만 어찌된 게 롯은 다시 소돔으로 가 있다(19.1). 무슨 말인가. 롯은 지난 12장에서부터 19장까지 많은 하나님의 역사와 임재를 맛보고, 특별히 아브라함을 통해 하나님의 일하심과 능력과 말씀을 직간접으로 보고 듣고 누리고 맛본 장본인이었다. 그럼에도 하나님을 경외하고,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을 따르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내딛지 않는다.

오늘 우리시대에도 이 롯처럼 하나님의 주변만을 맴도는 사람들이 많다. 하나님과 세상에 한 발씩을 올려놓고 필요에 따라 이쪽과 저쪽을 오가며 이익이 되고 유리한 쪽을 기웃거리며 산다.

   

 

살렘왕 멜기세덱 vs 소돔왕

 

   살렘왕 -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을 찬송할지로다.”(20a)

   소돔왕 - “사람은 내게 보내고 물품은 네가 가지라.”(21)

 

한편 살렘왕과 소돔왕의 상반된 태도가 흥미롭다(20 21). 살렘왕은 하나님을 노래하고, 그에게 복을 빈다. 하지만 소돔왕은 아무 공로도 없으면서 빈손으로 그저 숟가락을 올려놓는다. 이에 대해 아브라함은 모든 것 보다 하나님의 이름을 앞세운다. 셈으로 계산할 수 있는 이익이나 이득에 현혹되지 않는다.

   

 

부스러기 묵상

 

마치 롯을 위한 거대한 전쟁세트장을 보는 것 같다.

갑자기 전쟁이야기가 14장에 들어있는 이유가 무엇일까를 생각하다가, 이게 다 롯을 깨어나게 하기 위한 하나님의 값비싼 대가 지불이지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정작 롯은 말이 없다. 그리고 다시 소돔으로 돌아가 있다(19.1). 이게 롯이다.

지금 자신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일들을 읽어내고, 이해할 능력이나 신앙이 없다면 나 역시 충분히 룻처럼 언행할 수 있다. 생명을 건 전쟁에서 포로가 되었고, 그런 조카를 구출하기 위해 역시 생명을 건 전쟁에 참여한 아브라함이다. 그리고 구출되어 돌아왔고, 그 과정에서 아브라함과 살렘왕 멜기세덱 사이에 오간 대화를 롯은 다 들었다. 물론 소돔왕과 아브라함 사이에 오간 대화 역시 들었다. 그럼 롯은 전후 사정을 알았고, 이 전쟁의 끝물에서 하나님의 개입과 일하심을 듣고 알고 보고, 그러면서 하나님의 은혜와 보호하심을 몸소 경험했고, 그 복을 받아 누린 셈이다.

그럼에도 그는 다시 소돔으로 돌아가 버리는 것으로 끝이다(19.1). 그리고 거기서 다시 하나님의 심판이 일어나는 소돔성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그리고 두 딸들과의 사이에서 비극이 시작되는 일 밖에 남기지 못하는 참 미련하고 한심하고 어리석은 인생으로 그 끝을 향해 달린다.

오직 한 사람, 아브라함... 11장 말미에서 갈대아 우르를 떠나 하란으로, 다시 하란에서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그리고 거기에서 하나님의 사람으로 점점 성숙하며 성화되어간다. 이 사에 롯은 1310-13절에서 아브라함과 결별하기 이전까지 하나님의 모든 역사하심과 능력과 찾아오심을 아브라함 옆에서 다 보고 경험했었다. 그럼에도 그는 하나님의 은혜 안으로 들어오기를 차일피일 미루고, 자신의 의지와 생각의 방향으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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