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의 결혼이야기(창 29.1-30)

20200215-16(묵상)

  

 

 

야곱의 결혼이야기

Gen. 29.1-30

  

   본문 관찰

 

   만남: 야곱 vs 라반(1-20)

   갈등1: 속이고 또 속고(21-30)

   

 

결혼행진곡

 

벧엘의 하나님은 어디 계시는가.

야곱은 홀로 고군분투한다. 하나님은 그가 속고 속이는 돌림노래에 개입하지 않으신다. 분명 벧엘 이후 아닌가. 그러나 초행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야곱은 동방에 이르러 하란에서 온 목자들을 통해 나홀의 손자 라반의 평안 소식을 접하게 된다(5). 그리고 마침 그 우물가로 아버지 라반(야곱에게는 외삼촌)의 양을 인도하는 딸 라헬을 만난다(6-12). 하나님은 야곱의 가는 길을 인도하시며, 그가 만나야 할 사람들에게 그를 이끌어 가신다.

   

 

야곱 vs 라반(1-20)

 

   “7년을 며칠 같이 여겼더라.”(20b)

 

야곱은 라반의 노림수에 영락없이 걸려든다. 라반이 제안한 품삯으로 외삼촌의 작은 딸 라헬을 위하여 외삼촌에게 7년을 섬기리”(18)고 제안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라반은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야곱은 사랑하는 라헬을 위해 7년을 며칠 같이 여기서 라반을 섬긴다(20). 어머니 리브가가 예상한 몇 날 동안’(27.44)7년이 되고, 그게 다시 20(31.38)이 되는 순간이다. 7년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형 에서를 속이고 자기 목적을 하나 둘 이루어가는 것은 달콤하고 흥미로운 순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속임을 당하는 자가 되어 적잖은 세월을 이쪽저쪽으로 휘둘림 당하는 것을 보며 그 옛날 형 에서에게 라반처럼 행세하던 야곱이 생각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는 자기와 같은, 아니 자기와 같으나 더 크고 센 속이는 자 라반을 만나 험악한 세월이라는 나그네 여정에 입문한다. 벧엘의 하나님이 함께 하셔도 이렇다. 그렇다면 여기에는 우리가 다 알 수 없는 어떤 섭리와 목적이 함께 숨 쉬고 있을 것이다.

   

 

속이고 또 속고(21-30)

 

   “7년을 내게 봉사할지니라.”(27b)

 

7년 계약이 마쳐지고, 그날 밤 결혼식 잔치가 베풀어진다(22). 그런데 신혼 첫 날 밤 야곱에게 들어간 신부는 라헬이 아니라 장녀 레아였다(23). 아침에 일어나 보니 레아인 것이 아닌가(25). 정말이지 철저하게 속임수에 당한 셈이다. 얼마 전 고향에서 형에게 듣던 말과 비슷하지 않은가: “외삼촌이 나를 속이심은 어찌됨이니이까.”(25b)

하지만 라반의 거침없는 독주가 흥미롭다(26). 레아를 소위 끼워팔기’(1+1)한 라반은 라헬을 원한다면 이를 위해 다시 새 제안을 받으라며 계약서를 내놓는다: “이를 위하여 7일을 채우리 우리가 그도 네게 주리니 네가 또 나를 7년 동안 섬길지니라.”(27) 참으로 놀라운 거간꾼이다. 천하의 야곱도 라반에게는 하수다. 게임이 안 될 정도다. 하지만 어떻겠는가. 이미 라헬을 더 사랑하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다 아는 것을... 이렇게 해서 1주일 동안에 결혼식을 두 번이나 하고, 두 아내에 두 시녀를 얻게 된다. 과연 이러한 뜻 밖의 장소에서 만난 이일은 어떤 결과와 열매로 이어지게 될까. 벧엘의 하나님은 이를 통해 무슨 일을 이루실까.

   

 

부스러기 묵상

 

참으로 묘한 대칭이다.

라반이 형(레아)을 동생(라헬)로 속인 속임수는 야곱이 동생(야곱)을 형(에서)으로 속인 일과 기가 막히게 오버렙(OL) 된다. 놀랍다. 이뿐 아니다. 눈이 어두운 아버지 이삭을 속여 장자의 축복을 갈취했는데 첫 날 밤에 그만 그도 눈이 어두워 레아가 라헬인 줄 알고 여지없이 속고 만다. 더 있다. 라헬을 더 사랑하고 편애하는 통에 하나님께서 레아를 통해 많은 자식을 주시는 이유와 목적을 잘 알지 못했다는 점에서도 속고 속이는 이야기는 흥미롭기 그지 없다.

하나님 안에 우연은 없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아직 하나님이 펼져가실 이야기의 전부를 알지 못한다. 그래서 지금 일어나는 일들, 그것도 벧엘의 하나님을 만나고, 그래서 하나님으로부터 이미 벧엘 이후를 약속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꼬이는 것처럼 보이는, 하나님이 함께 하심에도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거야? 하고 감히 하나님께 이의를 제기할 법도 한 분위기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님과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믿어야 한다. 야곱이라는 씨앗 하나에 얼마나 많은 열매와 결과를 품고 계시는가를 말이다. 이로써 우리는 하나님을 믿고, 그가 하시는 일을 보고, 그런 다음에 크고 놀라운 일을 이루신 하나님을 찬양하고 높여드리는 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야곱은 분명 진실하지 못한 부분이 많았던 사람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의 삶에서 그 댓가를 지불하게하신다. 그럼 무엇인가. 그 다음은 은혜요 축복이요 응답이다. 야곱의 생애가 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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