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 vs 아비멜렉: 승자의 법칙(창 26.26-35)

20200209(묵상)

  

 

 

이삭 vs 아비멜렉: 승자의 법칙

Gen. 26.26-35

  

   본문 관찰

 

   이삭 vs 아비멜렉(12-33)

   에서의 결혼(34-35)

 

          [구조] 블레셋과의 갈등(26.1-33)

      그랄에서 일어난 일(1-22)

      브엘세바에서 일어난 일(23-33)

  

 

이삭 곁의 사람들

 

이삭은 이웃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이었는가.

흥미롭게도 이삭은 자기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모양으로든 지배자적인 자리에 있기를 거부했다. 오히려 그는 손해 보는 자리에, 이웃과의 갈등이 아닌 화평의 자리에, 세상에 동화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살지만 세상에 속한 사람이 아닌 자로 초지일관(初志一貫) 했다. 그 결과 주위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전하는, 하나님을 알리는 선교사적인 삶을 살았다. 어느 시대나 이런 사람은 미움을 받는다는 점에서 이삭도 예외는 아니었다(14,16,20-21,27). 이런 척박한 시대와의 긴장을 이삭은 어떻게 소화하며 살았을까. 이에 대해 오늘 본문은 중요한 통찰을 가르쳐 준다.

   

 

이삭 vs 아비멜렉(26-33)

 

아비멜렉 이야기는 하나님의 복이 아브라함에게서 이삭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이삭 주변의 사람들 모두가 다 인정하는 분위기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아비멜렉은 먼저,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함께 계심을 인정했듯이 여기서도 이삭과 함께 계시는 하나님을 인정한다(28a; 21.22 참조). 그래서 이삭을 찾아왔고 브엘세바에서 아브라함과 언약을 맺었듯이(21.22-32 참조) 이번에는 아들 이삭과도 우호조약을 채결한다.

이렇듯 아버지 아브라함과 맺은 조약은 아들 이삭에게서 갱신됨으로써 하나님의 복이 오직 이삭에게 이어지고 있음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우물분쟁이 마무리되면서 이방의 아비멜렉까지 하나님이 이삭과 함께 하시는 것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삭의 생애에 비춰볼 때 결국 아비멜렉은 누가 강하고 이익이냐에 따라 사는 사람이다. 하나님마저도 자신의 배를 채우는 용도일 뿐이다. 세상에는 아비멜렉 같은 사람들이 다수다, 이런 악하고 거짓으로 포장되어 있는 사람들을 무엇으로 이길 수 있을까. 이삭에게서 알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것을 자타가 알도록 하는 삶이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이 함께 하시기에 세상으로 하여금 결코 이겨낼 수 없는 사람으로 인정받아야 할 자들이다.

  

 

에서의 결혼(34-35)

 

   “여호와 하나님이 여자를 만드시고 그를 아담에게로 이끌어 오시니,

    아담이 이로되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2.22-23a)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의 아름다움을 보고

    자기들의 좋아하는 모든 여자를 아내로 삼는지라.”(6.2)

   “그 날에 노아와 그의 아들 셈, , 야벳과

    노아의 아내와 세 며느리가 다 방주로 들어갔고”(7.13)

   “롯이 나가서 하되 그 사위들은 농담으로 여겼더라.”(19.14)

   “그 어머니가 그를 위하여 애굽 땅에서 아내를 얻어 주었더라.”(21.21)

      → 이 지방 가나안 족속의 딸 중에서택하지 말고,

    내 고향 내 족속에게로 가서 내 아들 이삭을 위하여 아내를 택하라.”(24.3-4)

   “에서가 40세에 헷 족속 ()을 아내로 맞이하였더니”(26.34)

      → 리브가가 이삭에게 이르되 야곱이 만일 이 땅의 딸들 중에서

    아내를 맞이하면 내 삶이 내게 무슨 재미가 있으리이까.”(27.46)

   “에서가 또 본즉 가나안 사람의 딸들이 그 아버지 이삭을 기쁘게 하지 못하는지라.

    이에 에서가 이스마엘의 딸을 아내로 맞이하였더라.”(28.8-9, 36장 참조)

 

창세기에는 결혼(배우자) 이야기 제법 여럿 등장한다. 하나님이 가정을 이루게 하신 첫 배우자는 아담의 아내 하와다(2.18-25). 이 부부와 결혼식은 가장 완전(온전)한 배우자와 결혼의 한 모델이다. 하나님은 이처럼 가정(결혼)을 이루게 하시기를 기뻐하셨다.

그런데 놀랍게도 창세기에는 두 종류의 상반된 결혼에 대한 태도가 그려지고 있다. 첫째는 하나님이 세우는 가정(결혼)과 일치하지 않는 인본적인 경우다. 다른 하나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결혼(가정)이라는 밝은 그림을 그리는 신본적인 경우다.

 

   “그들이 이삭과 리브가의 마음의 근심이 되었더라.”(26.35)

 

한편, 아버지 이삭과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이방의 아비멜렉까지도 인정하고 있는데 정작 아들인 에서는 부모의 근심이 되면서 점차 하나님의 품에서 멀어진다(25.23,27-34 참조). 이것은 에서가 가나안 헷 족속의 딸들과 결혼한 것 때문이다. 아들 에서의 결혼에 대해 부모 이삭과 리브가는 마음에 근심이 되었다. 하나님이 세우신 가정이 아닌 모습을 따르는 에서의 가정을 보라.

이삭과 같은 아버지에게서 에서와 같은 아들이 자라고 있음은 적잖은 충격이다. 어떻든 큰 흐름에서 보면 이삭과 에서는 두 사람 사이의 신앙적이고 영적인 거리가 점차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부모의 근심이 되었다는 것은 단순히 부모가 원하지 않는 며느리가 들어왔다는 뜻이 아니다. 부모와 같은 방향, 같은 마음, 하나님을 향한 동일한 시선이 아닌, 오히려 그 반대 쪽으로 점차 기울고 있다는 점에서의 근심이고 고통이다.

자식이 커가는 과정에서, 그리고 성인이 되어가는 때가 깊어질수록 부모는 자식의 인생을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별로 없다. 어떻든 에서는 점점 엇박자로 움직인다(28.8-9). 어쩌면 결혼은 그것이 드러난 한 결과(양상)일 수 있다. 이렇게 되기까지 그의 내면세계와 심령은 점차 일그러져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부모의 축복기도만 받으면 다 되는 것일까?

 

 

부스러기 묵상

 

   “여호와께서 나의 주인에게 크게 복을 주시어 창성하게 하시되”(24.35)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심을 우리가 분명히 보았으므로”(26.28a)

   “여호와께서 너로 말미암아 내게 복 주신 줄을 내가 깨달았노니”(30.27a)

   “그의 주인이 여호와께서 그와 함께 하심을 보며

    또 여호와께서 그의 범사에 형통하게 하심을 보았더라.”(39.3)

 

아브라함 가문의 영적 기상도 가운데 한 측면이 흥미롭다.

아브라함은 자기 집 모든 소유를 맡은 늙은 종으로부터(24.2,35), 이삭은 아비멜렉으로부터(26.28), 야곱은 외삼촌 라반으로부터(30.27), 요셉은 바로의 신하 시위대장으로부터(39.3) 각각 저들을 향한 간증이 흘러나온다. 놀라운 것은 가장 가까운 삶의 접점에 서 있는 사람들로부터 이런 아름답고 값진 축복된 소식을 듣고 살았다는 점이다. 이것은 결코 예사롭지 않은 일이다. 과연 무엇이, 또한 어떻게 살았기에 이웃으로부터 이런 영광된 축복을 받을 수 있었을까?

창세기 26장은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사람을 등대처럼 세워 놓는다. 그리고 여러 중요한 사람이 그 곁은 지나간다. 하지만 그들은 이처럼 살아가는 이삭에게서 하나님을 아는 자리로 나아오는 일에 발을 딛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님을 이용하고,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것이 아닌 반대 방향으로 인생의 핸들을 돌린다. 작은 차이이고, 그게 뭐 대수일까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작은 차이가 인생 전방향을 끌고 간다.

흐름은 아브라함 이삭 그리고 이를 누가 이어가는가에 있다. 이 징검다리를 인간이 만들어가고 개척해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어떤 삶을 살아가느냐를 보면 그 다음을 누가 잇게 되는가를 미루어 알 수 있다. 과연 에서인가, 야곱인가. 이를 통해 지금 우리가 써 가는 인생행전과 인생행로를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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