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⑩, 그리고 출애굽.EXODUS(출 12.29-51)

20210426-27(묵상)

  

 

 

재앙, 그리고 출애굽(EXODUS)

Ex. 12.29-51

 

    본문 관찰

 

    열째 재앙 - 장자 죽음(29-36)

    출애굽(37-42)

    유월절 추가 규례(43-51)

   

 

때가 차매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에 거주한 지 사백삼십 년이라.”(40)

 

이스라엘과 애굽은 막다른 교차로에 서 있다.

이 둘은 하나님의 사인이 떨어지자 전혀 다른 길을 걸어가게 된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은혜라는 구원의 날개 아래 보호를 받는다. 그러나 애굽은 하나님의 심판이라는 저주 아래로 추락하게 된다. 계속되던 경고가 마침내 언약(말씀)대로 성취되는 순간이다(29- ). 마침내 “430년이 끝나는 그 날에 여호와의 군대가 다애굽한다(41- ). 드디어 애굽 땅에서 나오게 되는 것이다. ()과 사()가 이처럼 극적으로 대조되는 일이 또 있을까. 놀랍기도 하고, 동시에 두렵기도 한 장면이다.

   

 

열째 재앙 - 장자 죽음(29-36)

출애굽(37-42)

 

    “유아 외에 보행하는 장정이 육십만 가량이요,

      수많은 잡족이 그들과 함께 하였으며”(37b-38)

 

이스라엘은 유월절을(1-28), 동시에 애굽은 예고된 그대로 열째 재앙이(4.23, 7.3-5, 11.5-6 12.29-30), 그러니까 애굽의 모든 초태생(初胎生)이 다 죽는 전무후무한 일이 일어난다. 바로의 후회는 이미 늦었다. 자신의 장자(長子)는 죽었고, 동시에 그것과 함께 하나님의 언약이 성취되고 있음을 물끄러미 보고 있다. 그러나 자신에게 벌어진 일을 다시 원점으로 돌이킬 수는 없다. 그렇게 하기에는 때는 이미 지났다. 이게 하나님의 공의가 성취되는 곳에 서 있는 인간의 무능함이다.

바로만 그럴까. 엎질러진 물을 다시 담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때가 늦었다. 그런 면에서 바로의 실수는 끊임없이 반복된다. 나에게도 이런 딜레마가 없으리라는 법이 없기에 당혹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보다 일찍 하나님께 항복했으면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지는 않았을 것을, 피눈물을 흘리지는 않아도 되었을 것을, 하나님의 언약이 집행되는 것을 그 누구도 막을 순 없다는 것을 좀 더 일찍 받아들였다면 비극을 피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죄요 죄의 실상이다.

이처럼 인간은 지옥에 간 이후에나 후회하는 죄인이다(16.19-31): “이르되 그러면 아버지여 구하노니 나사로를 내 아버지의 집에 보내소서. 내 형제 다섯이 있으니 그들에게 증언하게 하여 그들로 이 고통받는 곳에 오지 않게 하소서!”(27-28) 그랬다고 해서 그 부자가 지옥에서 천국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다시 지상으로 내려가는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지금 바로가 그렇다. 그리고 무수한 인생들이 그 후예들로 살아간다.

하지만 모두가 다 바로처럼 어리석지는 않았으며, 하나님은 바로처럼이 아닌 이스라엘처럼 살기를 원하는 자들을 -비록 그가 이방인이라 할지라도- 모른다 하지 않으시고 저들의 발걸음을 이스라엘의 출애굽과 함께 하는 은총을 허락하신다. 이들이 바로 수많은 잡족(38, 참조. 24.10, 11.4)들이다. 열 번에 걸친 재앙을 통해서 바로(5.2)와는 달리 하나님을 아는 자리에 나아온 것이 얼마나 천만 다행인가.

하나님은 그가 누구든 상관하지 않고 당신의 품으로 나아오는 자들을 용납하신다. 구원은 이스라엘이라는 혈통에 의해서가 아니라 언약에 따른 공동체다(이 점은 43절 이하에서 좀 더 분명해진다). 마침내 430년의 고통은 끝이 난다(40-42). 하나님을 아는 일에 실패한 바로의 몰락이 주는 메시지가 슬픈 가락이 되어 온 애굽에 울려 펴진다. 그것과 함께 하나님의 구원을 맛본 이스라엘의 영광의 찬송이 [출애굽행진곡]이 되어 라암셋에서부터 숙곳까지 이어진다. 참으로 놀라운 대조가 아닐 수 없다.

   

 

유월절 추가 규례(43-51)

 

    “할례 받지 못한 자는 먹지 못할 것이니라.”(48b)

 

출애굽은 이스라엘 자손만이 아닌 함께 거하는 이방인들에게도 허락되었다(38). 그 연장선에서 출애굽한 사람들이 지킬 유월절에 대한 추가 규례가 주어진다. 간단하게 이해하면 유월절을 지킬 수 있는 기준은 그가 할례를 받았느냐, 할례를 받지 않았느냐에 있다. 여기에는 매우 중요한 신학(神學)이 들어있다. 무릇 유월절이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애굽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대우하신 것, 그러니까 어린 양의 피(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이스라엘을 구원하신 은혜를 기념하는 날이 바로 유월절이다.

그런데 이 유월절을 지킬 수 있는 자들이 이스라엘 혈통만이 아닌 이방인에게도, 그가 할례를 받으면 동일한 은혜를 받을 수 있다 하신다. 즉 구원은 단지 그가 육신적으로 이스라엘의 혈통이라는 이유만으로 [유월절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 된다. 비록 이스라엘(본토인)함께 거류하는 타국인(이방인)이 여호와의 유월절을 지키고자”(48a) 한다면 그는 할례를 받으면 되었다.

이것이 아브라함과의 언약이다: “너희의 대대로 모든 남자는 집에서 난 자나 또는 너희 자손이 아니라 이방 사람에게서 돈으로 산 자를 막론하고 난 지 팔 일 만에 할례를 받을 것이라. 너희 집에서 난 자든지 너희 돈으로 산 자든지 할례를 받아야 하리니 이에 내 언약이 너희 살에 있어 영원한 언약이 되려니와, 할례를 받지 아니한 남자 곧 그 포피를 베지 아니한 자는 백성 중에서 끊어지리니 그가 내 언약을 배반하였음이니라.”(17.12-14)

   

 

부스러기 묵상

 

장자(長子)들의 죽음에 대한 호곡 소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이스라엘은 바로의 칙령에 따라 장자만이 아니라 남자 아이는 다 죽어야 하는 통곡을 경험해 왔다(1.16,22). 얼마나 많은 곡소리가 이스라엘이 사는 고센 땅에 메아리쳤을까. 반대는 애굽은 아들이 태어나는 날이 또 얼마나 축제와 기쁨의 날이었을까. 그러나 바로는 애굽인은 물론 자신의 아들의 생명을 지켜주지는 못한다. 하나님이 거두어 가실 때에 그가 한 일은 통곡하는 것뿐이었다.

바로 그날 밤에 유아 외에 보행하는 장정이 육십만 가량이요 수많은 잡족이 그들과 함께 ”(37b-38) 애굽을 한다. 줄잡아 200만을 넘나드는 인구다. 70명의 야곱 가족들은 430년이라는 세월 동안 이처럼 민족을 이루게 되었다(37-42, 1.1-7). 출애굽 제221일에 각 지파별로 인구를 계수했는데(1.1-46) 놀랍게도 12지파 모두가 다 생존해 있었고, 뿐만 아니라 모두 다 골고루 지파를 이루었다는 점이다.

참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섭리가 아닌가. 저 진저리나는 고통과 고난의 풀무 속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준비하셨다니 말이다. 열 번의 재앙을 통해서 세상과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인조신(人造神) 바로와의 대결이라는 자존심 상하는 일을 감수하시면서까지 이스라엘의 참 주인이심을 알게 하신 하나님, 그 집요한 하나님의 심판 앞에서도 끝까지 하나님을 아는 일에 반기를 든 바로를 응징하신 하나님, 그리하여 그의 불가지론(不可知論, 5.2)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불신앙인가를 온 천하로 하여금 알게 하시는 하나님, 이 진리를 애굽만이 아니라 이스라엘에게도 듣고 알고 믿게 하신다.

하나님은 애굽이라는 용광로에서, 아니 애굽이라는 태()에서 이스라엘을 이처럼 거대한 민족을 이루게 하셨다. 그리고 저들의 삶의 무대는 애굽이 아닌 약속의 땅이 되게 하셨다. 비로소 세상으로부터 부르심을 입은 것이다. 세상에 있으나 세상에 속하지 않는 하나님의 백성으로, 마침내 저들을 [광야교회](7.38)로 부르셔서 당신의 영광을 찬미케 하시려는 원대한 꿈을 시작하신다.

이 모든 일을 보면서 애굽했으니 감격도 감격이지만 하나님이 누구신가를 더 주목해야 한다는 거룩한 부담을 다시금 새롭게 붙들게 된다. 애굽은 그것이 목표이거나 끝이 아니다. 아브라함과의 언약을 성취하기 위한 하나의 시작이다. 이제부터는 애굽답기 위한 삶이 자리해야 할 시간이다. [출애굽다움], 그것은 출애굽에 들어있는 하나님의 꿈이다. 이 하나님의 꿈을 이루어드리고 있는지, 출애굽의 아침에 돌아보는 부스러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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