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할 양식1(출 16.1-20)

20210917(묵상)

 

 

 

일용할 양식(1)

Ex. 16.1-20

 

    본문 관찰

 

    만나와 메추라기(1-20)

    만나와 안식일(21-30)

    후손을 위한 보관(31-36)

 

 

위기상황[2]

 

엘림에서 신광야에 이르는 길에서 생긴 일이다(1).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 이후에도 애굽에서의 배불리 먹던 때’(3)를 그리워했다. 장소는 이미 애굽 이후지만 마음은 아직 애굽이다. 이것은 광야를 지나 가나안에 이르는 저희의 행로(行路)가 해산의 고통과도 같을 것이라는 것을 슬프게도 암시하고 있다. 첫 달 14일부터 21일까지 유월절을 지켰고(12.2,18), 출애굽 후 에담에서 다시 비하히롯 앞 곧 바알스본 맞은편에 장막을 쳤다가(13.20, 14.2), 하루 후에 홍해를 건넌 다음(14.21,24) 다시 3일이 지나고 원망하더니(15.22), 불과 몇 주()만인 애굽에서 나온 후 215일에 다시 원망병(怨望病)이 재발한 것이다(1-2).

 

 

만나와 메추라기

 

주릴 때에도 원망하더니(2-3), 먹고 살만 해도 원망조(怨望調) 섞인 맛타령’(11.4-9)을 하는 걸 보면 먹는 게 우리네 삶에 끼치는 영향력은 과소평가할 수 없는 것 같다. 사실 어찌 보면 이스라엘이 원망하기만 하면 하나님께서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문제를 해결하신 면에 없지 않다(14.10-12, 15.25-26). 그러다 보니 이번에도 습관(버릇)처럼 반응하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다. 바로 몇 주 전에 원망으로 반응하자 하나님이 법도와 율례’(여호와의 말, 계명, 규례, 15.25,26)를 통해 저들을 가르치셨음에도 불구하고 말씀은 사라지고 다시 후렴구(돌림노래)처럼 불평과 원망이 터져 나온다. 이게 지금 출애굽(구원) 이후의 이스라엘의 모습이다.

약속의 땅으로 가는 길에 다시 애굽을 동경하고 있다. 아직 남아 있는 애굽이라는 화근이 저들의 삶에 어떤 영향력(변수)으로 작용하지 못내 아쉽기만 하다. 한편 원망의 동기가 먹는 것 때문이었다. 이렇듯 예나 지금이나 경제생활이라는 게 참으로 끈질긴, 그리고 여전히 끝나지 않은 신앙생활의 최대의 짐이자 시험인 것 같다. 하나님과 풍요로운 생활을 바꿔버릴 수 있는 것을 자연스럽게 시연(試演)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저들에게서 이것 역시 우리에게도 아직 끝나지 않은 영적전쟁(靈的戰爭)임을 새삼 깨닫는다.

이때 하나님은 즉시 저들의 필요를 공급해 주시겠다고 약속하시면서 중요한 말씀을 하신다: “이같이 하여 그들이 내 율법을 준행하나 아니하나 내가 시험하리라.”(4b) 이것은 바울이 고린도전서 10장에서 이스라엘의 광야교회(7.38) 생활을 회고하면서 교훈하는 말씀과 그대로 연결된다: “다같이 신령한 음식을 먹으며, 그러나 그들의 다수를 하나님이 기뻐하지 아니하셨으므로 그들이 광야에서 멸망을 받았느니라. 이러한 일은 우리에게 본보기가 되어 우리로 하여금 그들이 악을 즐겨한 것같이 즐겨하는 자가 되지 않게 하려 함이니, 그들에게 일어난 이런 일은 본보기가 되고 또한 말세를 만난 우리를 깨우치지 위하여 기록되었느니라.”(고전10.3,5-6,11)

이렇듯 만나는 먹게 하는 양식(15, 식사) 그 이상이다. 하나님은 일용할 것에 대한 약속을 소상하게 말씀하시면서 그대로 준행하는 것이 곧 율법을 따라 사는 삶이라 하신다. 만나는 거두고(16, 1인당 한 오멜, 2.3), 특히 안식일을 지키기 위해 6일에 이를 예비해야만 한다(5,21-30).

한편 이스라엘의 원망은 곧 하나님을 향하여 원망한 것인데 -하나님께서도 이를 들으셨다(8,12a).- 그럼에도 하나님은 저희에게 당신의 영광을 보여주시고(7,9-10), 또 출애굽의 역사를 이루신 분이심을 만나를 먹이시는 것을 통해 이스라엘에게 알리실 것이라 하신다(6). 문제를 풀어가는 모세에게서, 그리고 이 모든 일들 안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에게서 헌신이 무엇이며 사랑이 또 무엇임을 곱씹어 본다. 한 가지 좀 서운한 것은 만나와 메추라기를 받았음에도 감사했다는 말이 없음이다(13-18). 오히려 말씀(규정)대로 거두지 않은 자들이 있었다(19-20).

 

 

부스러기 묵상

 

    “일용할 것을 날마다 거둘 것이라.”(4)

    “또 너도 알지 못하며 네 조상들도 알지 못하던 만나를 네게 먹이신 것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는 줄을

      네가 알게 하려 하심이니라.”(8.3)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6:11)

    “유월절 이튿날에 그 땅의 소산물을 먹되 다음 날에 만나가 그쳤으니

      이스라엘 사람들이 다시는 만나를 얻지 못하였고

      그 해에 가나안 땅의 소출을 먹었더라.”(5.11-12)

 

일용할 양식이 하나님께로부터 온다는 말씀을 곰곰이 생각해 본다.

이것은 성경의 일관된 시각이다(4, 8.3, 6.11). 하지만 내가 땀 흘리고 노동하여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씀하는 동일한 성경이 왜 이처럼 이야기하는지, 아마도 거기에는 깊은 뜻이 들어있을 것 같다. 한편 끊임없이 이동해야 하는 광야교회(7.38)라는 제한적 환경에서 하나님이 친히 공급하셨고, 가나안에 들어간 후에 먹을 양식이 있을 때는 만나는 그쳤다(5.11-12). 그런 의미에서 만나는 열중쉬어!’ 하고 있으면 하나님이 다 알아서 주신다는 것을 보여 주려는 것은 아니다.

요한복음 6장에 기록되어 있는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을 맛본 청중들 중에도 예수님을 찾는 자들 중에 단지 떡을 먹고 배부른 까닭이”(26)었던 자들이 많았다. 이때 주님은 바로 당신이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27), 곧 생명의 떡(33)이라고 하시지만 청중들은 여전히 육의 떡을 요구한다(34). 바로 이 대목에서 만나와 주님이 연결된다. 구약의 만나는 신약의 그리스도를 예표한다: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믿는 자는 영생을 가졌나니,

      내가 곧 생명의 떡이니라. 너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었어도 죽었거니와,

      이는 하늘로서 내려오는 떡이니

      사람으로 하여금 먹고 죽지 아니하게 하는 것이니라.

      나는 하늘로서 내려온 살아있는 떡이니 사람이 이 떡을 먹으면 영생하리라

      나의 줄 떡은 곧 세상의 생명을 위한 내 살이니라 하시니라.”(6.47-51)

 

불평과 원망으로 물고 늘어지면 원하는 바 그것이 얻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이건 중증(重症)이다. 하나님은 지금 만나를 통해 하나님이 누구신가를 알리시는, 그러니까 저들에게 단지 육의 양식을 공급하는 것으로 끝나는 구제(자선) 사업이 아니라, 이것은 저들의 영혼을 살리고 새롭게 하는 것임을 분명히 하신다. 이는 만나가 자신의 예표였다는 예수님의 말씀에서 충분히 읽어낼 수 있는 묵상이다.

그렇다면 날마다 내게 공급되어지는 일용한 양식마저도 내 영혼의 생명을 살리고 싶어하시는 하나님의 관심에 사랑이 들어있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 비로소 썩을 양식을 위하여 일하지 말고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을 위하여 하라 이 양식은 인자가 너희에게 주리니”(6.27a)라 하신 주님의 말씀이 조금은 이해되는 순간이다. 그렇다면 하루하루 채워주시는 일상의 양식에서 그저 먹고 배 부르는 것만을 추구한다면 그만큼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이신 주님과는 저만큼 멀어진 삶이 아닌가. 주기도문 중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6.11)라는 고백을 어떤 마음으로 드려야 할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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