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상실증(출 15.22-27)

20210916(묵상)

 

 

 

구원상실증

Ex. 15.22-27

 

    본문 관찰

 

    구원 그 이후: 위기의 광야행진

    ① 쓴 물(15.22-27)

    ② 음 식(16.1-36)

    ③ 식수 부족(17.1-7)

    ④ 아말렉(17.8-16)

 

 

마라의 쓴물

 

이스라엘은 감사보다는 끊임없이 불평(원망)만 하였다(22-26, 16.2,8-12, 17.1-7).

찬양에서 불평으로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바로 전 물(홍해) 때문에 곤경에 처했던 이스라엘은 또다시 물(기근)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 이처럼 출5:2122절은 매우 가까이(?)에 있다. 이것은 홍해 사건에서부터 나타난다(14.10-12,31). 그러나 이 불평 습관은 애굽에서부터 비롯된 심각한 만성병(慢性病)이었다(5.21, 6.9). 이 고질적인 병은 불과 3일 만에 재발(再發)하였다. 구원의 감격이 불평의 분노로 바뀐 것이 말이다.

 

 

광야행진_위기상황[1]

 

마침내 홍해를 건넌 후에 수르광야를 지나(22) 마라에서 엘림에 이르렀다(27). 홍해에서 엘림까지는 3일 길이었는데 놀라운 것은 불과 3일 만에 찬양이 원망으로 바뀌고 있음이다(22,24). 이것은 이 행진이 시내산까지 진행될(19.2) 것인데, 이 노정에서 이스라엘이 어떤 모습으로 하나님의 구원(13, 14.13)에 응답하고 있고, 또 그럴 것인가를 주목하게 한다.

광야에서 먹을 물이 없이 3일을 지내기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 싶다. 어찌보면 마라의 원망은 당연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원망을 다루시는 하나님의 모습이다(25-26). 생각할수록 멋진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지금 원망으로 반응하는 것이 얼마나 불신앙이며, 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인가를 설득하고 계신다. 그리고 조용히, 여전히 저들을 신뢰하시는 방식으로 저들에게 그들을 위하여 법도와 율례를 정하”(25b)신다.

한편 법도와 율례(25)는 여호와의 말, 계명, 규례(26)와 동의어로서 일반적으로 율법을 지칭하는 용어로 쓰이는 표현들이다. 그런데 율법은 19장에서 주어진다. 하지만 이 용어는 훨씬 앞으로 가 창세기에 같은 표현(내 말, 명령, 계명, 율례, 법도)이 나온다(22.18, 26.5). 따라서 이 말들은 시내산에서 주신 십계명(율법)을 말하는 것은 아니라 하나님이 하신 말씀들을 의미하는 것 같다. 하나님이 하신 말씀은 단지 귀에 들려진 명령만이 아닌, 이미 그것이 하나의 법으로서 주어지고 있는, 따라서 하나님의 말씀을 받는 자들은 그 규례와 법도를 따라 살아야 하는 것을 결정해야 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원망하는 문제를 통해 그것을 해결하는 해답을 법도와 율례에 담아 제시하신다. 이렇듯 하나님은 문제 안에서 해답을 캐내신 것이다. 그렇다면 이스라엘은 홍해를 건넌 구원의 감격을 원망으로 바꿔버린 마라에서 하나님으로부터 소중한 교훈을 얻은 셈이다. 이런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이스라엘을 교훈하시는 하나님, 그분은 지금 내가 통과해 가는 그리 좋지 않은 일들을 통해서 내게 무엇을 말씀하고 싶어 하실까. 그러자 26절이 전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부스러기 묵상

 

시내산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19.2).

홍해를 건넌 영광과 기쁨의 찬양은 불과 3일짜리였다(22). 생각보다 이스라엘의 구원 불감증(상실증, 변덕증)은 빠르고 강하게 저들의 삶을 파고들었다. 이를 어찌할까. 사실 은혜 받고 돌아서면 금세 밑바닥을 드러내는 우리의 변덕스러움에 비하면 3일은 그래도 엄청 긴 시간이다. 때문에 이스라엘을 비난하려던 태도를 부끄럽게 생각하고 오히려 더 겸손히 우리 못남과 연약함을 들여다 보는 게 맞다.

큰놈이 유치원 다닐 때 일이다. 주일 저녁에, 저녁을 먹기 전에 아내가 비밀스럽게 말을 꺼낸다. 큰놈은 자고 있고, 작은 놈은 쇼파에 앉아 놀고 있는 틈을 타서 말이다. 점심 때 유치부를 다녀온 예준이가 대뜸 ○○랑 결혼 안 할래!” 그러더란다. 순간 많이 놀랐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듯 ?” 그랬더니, “○○이는 치마를 입고 오고, ○○이는 반짝이는 옷을 입고 오는데, 둘 다 아주 예쁘다!”며 마침내 애인(?)을 바꿀 것처럼 말하는 걸 듣고, 아내는 내게 이를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것이다.

갑자기 마라(Marah) 앞에 선 모세의 심정이다. 모세는 이 문제를 하나님께 가지고 나아갔다(25a). 그럼 나도 그래야 하나... 주일 저녁예배 후에, 집에 도착했는데 녀석들이 아직 잠을 자고 있지 않았다. 씻고 있는데 예준이가 문을 열고 욕실 앞에 섰다. 이때다 싶어 이렇게 말했다: “예준아, ○○이 만나면 우리집에 놀러 오라고 그래! 알았지?” 그랬더니 대뜸 ○○랑 결혼 안 할래!” 그런다. 그러면서 아빠의 부탁에는 그러겠노라고 대답을 하고는 거실로 갔다. 무엇이 녀석의 마음을 그리 돌려놓았을까. 어떻게 하면 녀석의 마음을 다시 ○○에게로 되돌릴 수 있을까?(자꾸 웃음이 절도 난다).

철없이 불평과 원망에만 마음을 쓰고 있는 이스라엘을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녀석에게서 조금이나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보이고, 그래서 느껴지는 것에 반응하기 쉬운 게 인간의 마음이겠지. 이런 상황과 형편을 만났을 때 하나님의 능력과 사랑의 열매를 기다리는 법을 3일만에 잊어버린 이스라엘이 어쩜 내 모습이 아닌가 싶어, 늦은 저녁 시간까지 하나님 앞에 앉아있다. ‘원망이라는 복병이 내가 걸어가는 삶의 여정을 언제든 혼미스럽게 할 수 있다는 걸 인정하는 밤이다. 형언할 수 없는 큰 은혜(애굽)를 받았음에도 말이다. 그래서 더 곤혹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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