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지파 이야기(출 6.14-27)

20210416a(묵상)

  

 

 

레위지파 이야기

Ex. 6.14-27

 

    본문 관찰

 

    르우벤(14)

    시므온(15)

    레위(16-27)

   

 

모세와 아론의 족보(族譜)

 

    레 위 | 게르손 - 립 니시므이

               고 핫 - 아므람 - 아 론 - 나답과 아비후(28.1, 10.1-7)

                                                   엘르아살(28.1) - 비느하스(25.6-15)

                                                   이다말(28.1, 38.21, 4.28,33)

                                        모 세 게르솜엘리에셀(18.3-4)

                           이스할 - 고 라(16:1-35) - 앗 실(대하20.19)

                                                                     엘가나 사무엘(대상6.33-38)

                                                                     아비아삽(26.10-11, 대상9.19)

                                        네 벡시그리

                           헤브론

                           웃시엘 - 미사엘엘사반시드리

                므라리 - 마흘리무 시

 

 

출애굽기는 왜 갑자가 족보(族譜)를 꺼내들까.

이 단락은 괄호로 묶어도 애굽 이야기의 흐름이 끊기거나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그런데 왜 별안간 레위지파의 계보가 소개되는 것일까. 서서히 이스라엘 역사의 중심에 모세와 아론이 등장하게 되면서 그가 누구인가에 대해서 개괄적인 소개가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광야시대를 절망스럽게 했던 갈등과 내분의 주인공들이 이 지파 안에 들어있다는 것은 무엇을 말해주는 걸까. 아마도 이 부분은 앞으로 전개될 출애굽 이후의 이스라엘 역사에 매우 중요한 나침반이 될 모양이다.

   

 

레위지파

 

족보는 야곱의 셋째 아들 레위의 가계(16), 그것도 세 아들 가운데 고핫의 후예들에게(18), 다시 그 중에 아므람 아론(20,23,25), 이스할 고라(21,24)에게 집중되어 있다. 레위 가문의 세 아들(46.11) 중에 장남인 게르손의 자손들은 광야 여행시에 성막과 그 기물의 운반을 담당했다(3.21, 4.24-28, 26.57). 둘째인 고핫의 자손들은 광야시대에 가장 핵심적인 성막의 기물을 관리하는 일에 쓰임을 받는다(4.4-15). 막내인 므라리의 자손들은 광야생활 때 아론의 아들 이다말의 지휘 아래서 성막의 부수적인 기구들을 운반하는 직무를 감당한다(4.29-33)

특별히 고핫의 가계는 아므람 아론으로 이어지면서 제사장 가문으로 쓰임을 받는다(20,23,25, 28.1). 아마도 이것이 아므람의 동생 이스할의 아들인 고라의 불평을 낳는 원인이 된 듯하다(21). 고핫의 같은 아들인데 아므람의 가족은 제사장으로 일하고, 자신의 가족은 아론과 모세에게 밀리는 것을 대단히 힘들어했던 모양이다. 때문에 야곱의 장자 르우벤의 가문과 이해가 맞아 떨어지자 -르우벤은 장자이면서도 지도력에서 소외되어 있다- 저들과 합세해서 당을 짓고 유력한 족장 250명과 함께 제사장 직분을 구하면서 모세에게 대항한다(민수기 16).

결국 고라에게 속한 모든 사람은 땅 속에 생매장되는 심판을 받는다(16.32). 하지만 그 후손들 가운데 고라의 영적 패륜에 가담하지 않은 아들들은 죽지 않고 훗날 계속해서 복된 직분을 맡아 일하였다(26.11, 대상6.33-38, 9.19, 대하20.19). 바로 그들 가운데 하나가 사무엘이다. 하나님은 고라 때문에 그의 후손들을 멸시하거나 괄호 밖으로 밀어 버리지 않으셨다. 고라와 같은 부모 아래에서 자랐지만 앗실과 엘가나 같은 선한 후손들이 하나님께 쓰임을 받는다는 것을 보면서 모든 사람은 다 자기의 언행(言行)을 따라 심은대로 거둔다는 진리를 새삼 확인하게 된다(6.6-10).

동시에 이 원리는 아론의 가문에도 일맥상통(一脈相通)한다. 아론처럼 복되고 영광스럽게 쓰인 사람도 드물다. 그는 83세의 나이에 접어들 때까지 바로의 폭정 아래서 노예로 살았다(7.7). 그런 그가 하나님이 찾아오사 모세를 영접하러 광야로 나가보라는 말씀을 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심을 알고 기꺼이 그 말씀에 순종한다(4.27-31). 그렇다면 그의 한 평생은 어떤 형편과 처지 속에서도 하나님을 기억하며 믿음으로 살았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런 가문에서 태어났다면 얼마나 복되고 영광스러운가. 그런데 그의 아들들 가운데 나답과 아비후는 제사장으로 쓰임을 받는 영광스러움을 끝까지 감당하지 못하고 자기 마음대로 분향(焚香)하다가 그만 즉사하고 만다(28.1 10.1-7). 아버지가 아무리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온 몸을 다해 충성한다고 하더라도 그 자손들은 그 영광의 반열에 자동적으로 무임승차(無賃乘車)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아론 가문과 고라 가문은 서로 상반된 가계도(家系圖)를 형성한다. 이것만큼 부모가 든 보험료에 따라 후손들의 영욕(榮辱)이 결과되는 것이 아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또 있을까. 출애굽기의 저자는 앞으로 전개될 변화무쌍한 광야생활을 내다보면서 모두가 다 야곱의 후예들이고, 다같이 하나님의 은혜로 출애굽하지만 그러나 그 이후의 인생도(人生圖)는 각자의 책임임을 분명히 하고자 한 것 같다.

   

 

부스러기 묵상

 

족보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출애굽 세대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모두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애굽이라는 구원을 얻은 자들이다. 그럼에도 그들 가운데 어떤 사람들은 영광에서 추락한다. 아론의 아들인 나답과 아비후(10.1-7), 이스할의 아들이고 모세의 사촌형인 고라(16.1-5)가 대표적이다. 왜 그랬을까.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사람들이다. 결국 욕심이 잉태하여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하여 사망에 이르는 것 아니겠는가.

분명한 것은 부자(父子) 사이는 인과론으로 접근할 사항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버지가 잘했기 때문에 아들도 잘 되는 것이나, 아버지가 잘못했기 때문에 아들이 잘못 되는 것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은 지지하지 않는다. 아론이 잘못했기 때문에 나답과 아비후 같은 아들이 나왔다고 한다면, 역으로 고라가 득죄했는데 그 후손인 앗실과 엘가나와 아비아삽과 같은 자들의 삶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또 어떤 논리를 가지고 와야 한단 말인가.

무릇 사람은 모두 자신의 언행에 대해서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 부인의 치맛자락을 붙들고 천국에 올라가는 남편은 없다. 족보는 레위 고핫으로 이어지는 축복의 반열 안에도 영욕(榮辱)이 함께 공존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은 출애굽을 위해 꿈틀거리는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자신의 삶에 대한 선택을 선명하게 하도록 만든다. 이스라엘 자손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성공과 영광과 축복이 자동적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자칫 중심을 잃고서 나답과 아비후처럼, 고라처럼 거들먹거리다가는 어느 날 먼지처럼 사라질지 모르는 게 유한한 인생이다. 모세와 아론은 자신들 역시 이 법칙에 예외가 아님을 분명히 한다. 자신들 또한 족보의 한 정거장일 뿐이다. 백성들 때문에 실패했노라고 변명해 봐야 소용없는 일이다. 누구든 자신의 언행에 대해서는 자기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 족보를 바라보면서 그 순간부터 또 이어지는 시간들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다시금 촘촘하게 엮어가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발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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