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Preaching)
설교(Preaching)
1478주일 | 마13.24-30,36-43
곡식이 가라지를 만났을 때 일어나는 일들
24-26절
24 예수께서 그들 앞에 또 비유를 들어 이르시되
천국은 ‘좋은 씨’(천국의 아들들, 의인들; 38,43)를
제 ‘밭’(세상; 38)에 뿌린 ‘사람’(인자, 예수; 37)과 같으니
25 사람들이 잘 때에 그 ‘원수’(마귀; 39)가 와서
‘곡식’(좋은 씨) 가운데
‘가라지’(악한 자의 아들들, 넘어지게 하는 것, 불법을 행하는 자들; 41)를
덧뿌리고 갔더니
26 싹이 나고 결실할 때에 가라지도 보이거늘
주께서 세상이라는 밭에 ‘좋은 씨’(24,37), 그러니까 천국의 아들인 의인들을 뿌렸다. 그런데 이들이 잠들었을 때에 원수 마귀가 그 밭에 ‘가라지’(25), 그러니까 악한 자의 아들들을 덧뿌렸다. 이렇게 해서 ‘세상’에는 두 씨앗이, 그러니까 좋은 씨를 제 밭에 뿌린 예수님과 같은 천국과, 바로 거기에 악한 자가 와서 뿌린 가라지가 함께 자라게 되었다(38-39).
그렇다면 이처럼 가라지 때문에 어그러졌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싹이 나고 자랄 때에 가라지가 노출되었기 때문이다(26). 악이 정체를 드러낸 것이다. 마귀는 “사람들이 잘 때에”(25a) 은밀하게 뿌렸다. 그리고서 아마도 성공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속임수인 가라지가 어느 날 보이기 시작한다. 놀랍게도 악이 가라지의 모습으로 은밀하게 악행을 계획한다. 그것이 마치 열매처럼 보이게 한다. 그리할지라도 그것이 가짜이고 가라지이고 거짓인 것을 밝히 드러나게 되어 있다. 왜 드러나는가? 주님이 하신 일이 아니라 원수 마귀가 한 것이기 때문이다: “주인이 이르되 원수가 이렇게 하였구나!”(28a)
27-28절
27 집 주인의 종들이 와서 말하되 주여 밭에 좋은 씨를 뿌리지 아니하였나이까
그런데 가라지가 어디서 생겼나이까
28 주인이 이르되 ‘원수’(마귀; 39)가 이렇게 하였구나
종들이 말하되 그러면 우리가 가서 이것을 뽑기를 원하시나이까
좋은 씨를 제 밭에 뿌린 예수님과 같은 천국에 악이 함께 있겠다고 한다. 주님의 의도와 상관없이 사탄은 악한 자의 아들들이 천국의 아들들 사이에서 자라도록 하겠다며 작정하고 덤벼든다. 이것이 원수 마귀가 만들고 싶어 하는, 천국을 가라지로 만들어 버리려는 마귀가 꿈꾸는 세상이다(38). 이 일은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가상의 훈련이 아니다. 이 일은 세상 끝 날 ‘추수 때’(39)까지 진행되는 생생한 실전이다.
어찌 보면 가라지가 보이는 순간 뽑아 버리면 쉽게 끝나는 일이다. 하지만 주님은 곡식이 자라는 것을 위해 가라지를 뽑아 주시지 않았다. 이런 형편 가운데 곡식이 자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처음부터 가라지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가라지 없는 무풍지대(안전지대)로 막아 주시는 그런 방식으로 곡식과 함께 하시지 않으셨다. 가라지가 자라는 그 한 복판에 곡식을, 동시에 곡식이 자라는 바로 그곳에 가라지를 그대로 두신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이 둘이 함께 자란다. 놀라운 것은, 가라지가 있어도 곡식은 자란다는 점이다.
이것이 좋은 씨를 제 밭에 뿌린 예수님과 같은 천국의 현재성이자 생생한 실상이다. 그렇다면 가라지가 없어야 한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 또한 가라지 때문에 곡식으로서의 풍성한 열매를 맺는데 늘 방해받는다고 가라지 탓만 하고 있는 것도 옳지 않다. 좋은 씨를 제 밭에 뿌린 예수님과 같은 천국에 이처럼 못되고 악한 가라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곡식은 추수 때를 맞이한다. 가라지가 있어도 곡식은 자란다.
29-30절
29 주인이 이르되 가만 두라 가라지를 뽑다가 곡식까지 뽑을까 염려하노라
30 둘 다 ‘추수 때’(세상 끝; 39)까지 함께 자라게 두라
추수 때에 내가 ‘추수꾼’(천사들; 39)들에게 말하기를
가라지는 먼저 거두어 불사르게 단으로 묶고
곡식은 모아 내 곳간에 넣으라 하리라
세상 끝날까지 알곡과 가라지가 함께 있다. 지금 어찌된 게 가라지인 악한 자의 아들들이 ‘좋은 씨’(곡식)인 천국의 아들들을 위협하는 형국이다(29). 이것이 원수가 가라지를 덧뿌린 첫 번째 목적이자 가라지의 정체다. 주님은 이 가라지를 제거하는 것보다 곡식(천국의 아들들)을 보호하는 것을 더 우선순위에 두셨다. 가라지가 아닌 곡식을 사랑하시기 때문이다. 이 사랑 때문에 오늘 우리가 이처럼 예배하는 것이다.
또한 마귀가 가라지를 덧뿌린 두 번째 이유는 알곡들이 “그 나라에서 모든 넘어지게 하는”(41a), 그러니까 천국의 아들들이라도 죄를 범하게 하려는, 그래서 알곡으로 결실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이것이 사탄이 하는 일의 정체다: “거짓 그리스도들과 거짓 선지자들이 일어나 큰 표적과 기사를 보여 할 수만 있으면 택하신 자들도 미혹하리라.”(마24.24) 이렇듯 언제나 좋은 씨를 제 밭에 뿌린 예수님과 같은 천국에서 곡식을 미혹하는 것은 가라지다.
“인자가 그 천사들을 보내리니
그들이 그 나라에서 모든 넘어지게 하는 것과
또 불법을 행하는 자들을 거두어 내어,
풀무 불에 던져 넣으리니 거기서 울며 이를 갈게 되리라.”(41-42)
곡식인 우리를 천국에서 영원히 해와 같이 빛나게 하는 일을 방해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러니 오늘도 가라지 사이에서 당당하고 알곡답게 자라가야 한다: “나는 가라지가 아니다. 나는 알곡이다!” 좋은 씨를 뿌리는 주님이 우리를 천국의 아들들이라 하시며 세상 속에 심으셨다. 좋은 씨를 제 밭에 뿌린 예수님 같은 천국에 가라지가 자라더라도 세상 끝에 우리는 곡식으로 열매 맺을 것이다. 이처럼 천국은 우리에게 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