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2(양무리교회)
불순종할 때 일어나는 일들
1 Sam. 13.1-23
본문 관찰
사울의 통치(13.1-15.35, 행13.21-22a): 불순종
1. 첫 번째 불순종(13-14장): 블레셋(믹마스) 전투
2. 두 번째 불순종(15장): 아말렉 전투
첫 번째 불순종: 믹마스 전투
“그 후에 그들이 왕을 구하거늘
하나님이 베냐민 지파 사람 기스의 아들 사울을 40년간 주셨다가,
폐하시고 다윗을 왕으로 세우시고 …”(행13.21-22a)
“사울이 … 이스라엘을 다스린 지 2년에 …”(1)
사울은 이스라엘 왕이 된 지 2년 만에 버림을 받는다(1,13-14).
사울왕조는 사실상 문을 닫게 될 것이 예고되고 있어서다: “왕이 왕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왕에게 내리신 명령을 지키지 아니하였도다 그리 하였더라면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위에 왕의 나라를 영원히 세우셨을 것이거늘, 지금은 왕의 나라가 길지 못할 것이라.”(13b-14a)
흥미로운 것은 13장의 사건이 일어났을 때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사람’(14b)이자 이스라엘 백성의 지도자로 지명될 다윗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다. 아직 이스라엘에는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사람’(14b)이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지금 13장의 사건은 여러모로 예사롭지가 않다. 그만큼 13장의 사건은 놀랍다 못해 충격적이다는 뜻이다. 그러면 무엇 때문에 이처럼 사울 이야기가 파국으로 치닫게 된 것일까.
블레셋 전쟁(1-7)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알게 하여 이르시되 …
그가 내 백성을 블레셋 사람들의 손에서 구원하리라.”(9.15-16a)
하나님이 사울을 주목하셨고, 그를 불러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우실 때는 그가 수행해야 할 사명이 있었다. 이를 하나님이 사무엘을 통해 사울에게 알리신다: “그가 내 백성을 블레셋 사람들의 손에서 구원하리라.”(9.16b)
이를 위해 사울은 이스라엘을 다스린 지 2년에 상비군(3천명)을 조직하는 일을 시작한다(2). 그리고 남은 백성들은 각기 자기 장막으로 보내고(3), 요나단은 블레셋을 친다. 하나님이 사울을 이 일을 위해 세우셨으나 어찌된 게 요나단이 이 일을 수행하는 분위기다(3). 더 생각할 것은, 그런데 여기 여기서 중요하게 보아야 할 부분은 사울과 하나님이 연결되는 일이 없이 전쟁이 준비되고 시작된다는 점이다: “내가 여호와께 은혜를 간구하지 못하였다.”(12a)
그런데 13장 5절 이후부터 전쟁의 분위기는 이스라엘과 싸우려고 모인 블레셋 사람들을 이스라엘 백성들이 두려워하는 쪽으로 바뀐다(6-7): “이스라엘 사람들이 위급함을 보고 절박하여 … 숨으며 … 건너 … 가되 … 그를 따르는 모든 백성은 떨더라.” 이렇듯 전쟁을 할 군사가 흩어지는 중이다(8b).
사울이 행한 일들(8-15): 불순종할 때에 일어나는 일들
무기가 없는 이스라엘(16-23): 그런데 이럴 때라고? 아니 뭘 믿고 그런거지?
“사울은 사무엘이 정한 기한대로 이레 동안을 기다렸으나 …”(8)
“사울이 이르되 번제와 화목제물을 이리로 가져오라 하여 번제를 드렸더니”(9)
“왕이 하나님 여호와께서 왕에게 내리신 명령을 지키지 아니하였도다.”(13a)
[참조] 삼상10.8
“내가 네게로 내려가서 번제와 화목제를 드리리니
내가 네게 가서 네게 행할 것을 가르칠 때까지 7일 동안 기다리라.”
이때 사울의 생애에 가장 결정적이라고 할 수 있는 사건이 일어난다. 제사장 사무엘이 해야 할 번제를 왕 사울이 드린 것이다(9): “… 부득이하여 번제를 드렸나이다.”(12b) 이때가 사울 40년 통치 가운데 불과 2년이었던 때다(1). 사울은 소위 <제사장 놀이>에 대해 다음 세 가지를 이유로 들면서 자신의 언행을 정당화(변명)한다(11).
그래서 제사 곧 번제를 왕인 사울이 제사장 사무엘이 해야 할 제사를 드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쟁을 시작할 때에(12a) 이어서 이번에도 사울에게는 하나님의 구원, 도우심, 하나님의 참전, 하나님의 승리와 같은 하나님을 믿는 자로서의 모습이 전무하다. 하나님이 명하셨음에도 하나님 없이 전쟁을 시작한 것도 모자라(9.15-16a → 13.1-7), 이번에는 자신이 드리는 제사를 통해 이 세 가지의 위기 상황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첫째, 이스라엘(사울)의 군대가 길갈로부터 흩어지고 있다(8).
둘째, 사무엘이 정한 날 안에 길갈에 오지 않았다(사무엘 책임이다; 10).
셋째, 믹마스에 진 친 블레셋의 전투력은 압도적이다(5; 19-23 참조).
이에 사울의 불순종에 대한 사무엘의 메시지가 충격적이다(13-14): “사무엘이 사울에게 이르되 왕이 망령되이 행하였도다 왕이 왕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왕에게 내리신 명령을 지키지 아니하였도다 그리하였더라면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위에 왕의 나라를 영원히 세우셨을 것이거늘, 지금은 왕의 나라가 길지 못할 것이라 여호와께서 왕에게 명령하신 바를 왕이 지키지 아니하였으므로 여호와께서 그의 마음에 맞는 사람을 구하여 여호와께서 그를 그의 백성의 지도자로 삼으셨느니라.”
이 불순종의 모습을 살펴보자. 이것은 하나님이 사울에게 내리신 명령(말씀)을 알아야 사울의 불순종의 실상이 드러난다.
[여호와께서 사울왕에게 내리신 명령(말씀)]
*삼상9.15-16a -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알게 하여 이르시되 … 그가 내 백성을 블레셋 사람들의 손에서 구원하리라.”
*삼상10.25 - “사무엘이 나라의 제도를 백성에게 말하고 책에 기록하여 여호와 앞에 두고 …”
*삼상12.13-15,23-25 - “13 이제 너희가 구한 왕, 너희가 택한 왕을 보라 여호와께서 너희 위에 왕을 세우셨느니라. 14 너희가 만일 여호와를 경외하여 그를 섬기며 그의 목소리를 듣고 여호와의 명령을 거역하지 아니하며 또 너희와 너희를 다스리는 왕이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를 따르면 좋겠지마는 15 너희가 만일 여호와의 목소리를 듣지 아니하고 여호와의 명령을 거역하면 여호와의 손이 너희의 조상들을 치신 것 같이 너희를 치실 것이라.
23 나는 … 선하고 의로운 길을 너희에게 가르칠 것인즉 24 너희는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행하신 그 큰 일을 생각하여 오직 그를 경외하며 너희의 마음을 다하여 진실히 섬기라. 25 만일 너희가 여전히 악을 행하면 너희와 너희 왕이 다 멸망하리라.”
[사무엘이 사울왕에게 주었던 명령]
*삼상10.8 - “너는 나보다 앞서 길갈로 내려가라 내가 네게로 내려가서 번제와 화목제를 드리리니 내가 네게 가서 네가 행할 것을 가르칠 때까지 7일 동안 기다리라.”
사울왕이 행한 일들 - 불순종할 때 일어나는 일들
[1] 12a절 - “내가 여호와께 은혜를 간구하지 못하였다.”
원문은 이렇다: ‘내가 여호와의 얼굴을 뵙지 못하였다.’ 사실 사울은 전쟁 전에 먼저 하나님께 이 전쟁의 출전 여부를 여쭙는 일, 곧 제사를 드렸어야 했다(7.9 참조). 하지만 예배해야 할 때는 예배할 마음이나 생각이 없었다. 이처럼 순종에 실패하는 사람의 특징은 이미 일이 일어난 후에야 ‘껄껄’하는 식으로 깨닫는다.
사울은 이 중요한 일을 하나님과 연결하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계획하고 실행했다. 왜 그랬을까. 하나님이 아니어도 자기 능력과 실력으로 이 정도의 전쟁은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헛된 자신감은 교만을 넘어 마침내 하나님을 구하지 않아도 아무 일 없으리라는 불순종을 낳게 된 것이다.
[2] 8-9,12b절 – 사무엘이 자신에게 준 명령을, 그러니까 사무엘이 명령한 7일을 기다리라는 대기 명령을 거역한다(10.8): “왕이 망령되이 행하였도다.”(13a)
전쟁 상황이 사울의 통제(예상)를 벗어나기 시작하자(“모든 백성은 떨더라.”-7b, “백성이 사울에게서 흩어지는지라.”-8b), 이번에는 –더 크고 결정적인 문제는- 정작 하지 않아야 할 제사장에게 주어진 제사장의 역할을 행하는 일을 도적질한다. 제사의 목적과 방법과 이를 말씀하신 하나님께 순종하는 일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11절 같은 어려움에 처하자 제사장이 해야 할 제사까지를 빼앗는다: ‘나는 뭐든 할 수 있는 왕이다.’ 이것은 자신이 원하는 바, 자신이 바라는 승리라는 결과만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놀랍게도 사무엘의 역할을 부정한다. 이것은 사무엘을 부르시고 사용하시며 일하시는 하나님을 인간 사울이 자기 마음대로 변경하고 자기 생각대로 행한 것이다. 그러니까 하나님이 말씀하시고 행하시는 방식을 거역하고 부정한 것이다. 이렇게 하면 하나님도 이처럼 언행하는 사울을 가만두지 않으실 것이라는 말씀을 사울도 잘 알고 있었는데 말이다.
[3] 사울연표(다윗연표) | 사무엘상 <사울시리즈> 설교 보조자료 - #별지
부스러기 묵상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까.
결과적으로 사울은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제사 드림, 곧 종교 의식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그러면 하나님은 블레셋과의 전쟁이 승리로 이어지게 하실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보다 자신의 목적을 이루는 것이 더 중요했다. 이것이 사울의 실체(실상)이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왕이 되고 불과 2년만에 말이다. 그렇다면 사무엘상 9-11장에서 2년 전 사울의 모습이 진짜인가, 아니면 지금 13장에서 보여주는 사울의 모습이 진짜인가.
만약 전자(9-11장)의 모습이 진짜가 아니라면 하나님이 사울의 연기에 그만 속아 넘어가신 것이라는 것인데 이는 정황상 바른 생각이 아니다. 그렇다면 불과 2년만에 사울의 모습이 13장에서 일그러져 있다는 얘기가 된다. 무엇이 그를 이렇게 만들어 버렸을까.
이 모든 일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순종하기’라는 것을 빼버리자 일어난 일들이다. 이처럼 하나님을 잃으면 다 잃은 것이다. 왕이라는 권력이 사울을 지켜줄 수 없다. 하나님의 말씀도 보이지 않고, 하나님의 명령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선지자의 권면과 메시지도 지키고 따를 마음이 없었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그러니까 전쟁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것 같으니까 고작 11절처럼 변명을 늘어놓을 뿐이다. 거기엔 회개도,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도, 하나님을 찾고 구하는 그 어떠한 신앙의 흔적도 없다.
이렇게 계속해서 38년이라는 시간을 이 모습으로 살아간다. 비극이다. 순종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특징이다. 어쩌자고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우리 안에 하나님이 아니어도 얼마든지 살 수 있고, 그래도 당장은 큰 문제가 없고, 뿐만 아니라 인생이라는 게 그럭저럭 살아지더라는 일그러진 죄악된 자아가 그 사람의 영혼과 믿음과 순종하는 삶을 병들게 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가볍게 여기는 불순종에서 일어나는 일이다.